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 후원회원 100여 명 참석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 이하 본부)는 12월 3일 오후 12시 서울시 마포구에 소재한 히브루스에서 2022 후원회원 송년행사 ‘Hero Day’를 개최했다.
이번 송년행사는 우리 사회의 영웅인 뇌사 장기기증인을 기억하고 그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위로(위드히어로) 캠페인’에 함께하며 기부를 실천한 후원회원들을 초청했다. 뿐만 아니라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이하 도너패밀리)과 심장과 신장을 이식받은 이들도 함께해 후원회원들에게 생명나눔의 감동을 전했다.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이 ‘Hero Day’에는 후원회원 및 도너패밀리, 이식인, 재능기부자 등 1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생명나눔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사전 행사를 시작으로 1부 생명나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듣는 ‘Hero Day’ 스토리와 예풀뮤직의 콘서트, 2부 ‘Hero Day’ 이벤트의 순서로 구성됐다.
1부 순서에는 도너패밀리 강호 씨, 김조이 씨, 박상렬 씨, 장부순 씨, 홍우기 씨가 무대에 올라 기증인의 이야기와 함께 생명나눔이 이루어진 순간을 전했다.
2015년 상견례를 닷새 앞두고 뇌사 상태에 빠진 아들 故 홍윤길 씨의 장기기증을 결정한 아버지 홍우기 씨(남, 73세)는 장기기증 인식 개선에 앞장서며 온라인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까지 장기기증에 대한 3천여 개의 질문에 답변을 한 홍 씨는 행사에 참석해 “비록 우리 아이가 짧은 생을 살다 갔지만, ‘장기기증’이라는 따뜻한 일을 하고 갔기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기억해 주는 것 같아 정말 감사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도너패밀리 외에도 심장을 이식받은 후원회원 김상훈 씨(남, 27세)와 신장을 이식받은 후원회원 박상언 씨(남, 60세)도 참석해 무대에 올랐다. 심장이식인 김 씨는 대학을 다니던 지난 2019년 심장에 이상이 생겨 투병생활을 하다 1년 뒤인 2020년 한 뇌사 장기기증인으로부터 심장을 이식받아 건강을 회복했다. 심장을 이식받기 전, 인공 심장과 3kg에 달하는 무거운 배터리를 몸에 지니고 생활해야 했던 김 씨는 수술 후 가장 먼저 가벼워진 심장과 편안한 호흡, 온 몸 구석구석 피가 돌아 발바닥까지 따뜻해지는 것을 경험했다.
김 씨는 그 때 느낀 감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며 “친구들이 저에게 ‘너는 생일이 두 개’라고 말한다. 첫 번째 생일은 부모님이 저를 낳아주신 날이고, 두 번째 생일은 기증인의 심장을 이식받은 날”이라며 “기증인과 그 가족 분들 덕분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 그 사랑을 기억해 저도 필요한 곳에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사람으로 살아가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은 “젊은 청년이 심장을 이식받아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정말 감격스럽다. 우리 아들의 장기를 이식받은 이들도 어디선가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위로가 된다”며 김 씨의 손을 꼭 붙잡았다.
마지막 순서로는 전문 클래식 음악가들로 이루어진 ‘예풀뮤직’의 재능나눔으로 ‘Hero 생명나눔 콘서트’가 개최되어 클래식 명곡들을 선사하며 참석한 후원회원 및 도너패밀리, 이식인 등에게 감사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본부 이사장 박진탁 목사는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일에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시는 후원회원들의 따뜻한 나눔의 손길에 무한히 감사하다”며 “뜻깊은 이번 행사를 통해 생명나눔 문화가 우리 사회에 더 널리 퍼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