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이 앉은뱅이 고치는 기적 행했던 루스드라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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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65] 제1차 전도여행(19) 루스드라

루스드라 사람들, 바나바=제우스, 바울=헤르메스 높여
유대인들 쫓아와 돌 던져, 죽은 줄 알고 성 밖으로 버려
이고니온에서 루스드라 가는 길, 시외버스 타고 가야
루스드라 입구까지 가는 작은 버스 타고 시골 길 달려

▲에스키 가라슈 오토갈.

▲에스키 가라슈 오토갈.

“저희가 알고 도망하여 루가오니아 지역의 두 성 루스드라와 더베와 및 그 근방으로 가서 거기서 복음을 전하니라(사도행전 14장 6-7절)”.

이고니온(오늘날 이름은 콘야)을 떠난 바울과 바나바는 루가오니아 지방 루스드라와 더베에 가서 복음을 전하였다.

루스드라에서 110km 동남쪽에 있는 더베의 오늘날 이름은 카라만(Karaman)이다. 루스드라에서 바울은 앉은뱅이를 고치는 기적을 행하였다.

그러자 이 기적을 본 무리가 몰려들어 신들이 사람의 형상을 하고 내려왔다며, 바나바는 쓰스(Zeus)라고 하고 바울은 허메(Hermes)라고 불렀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우두머리 신(神)인 제우스(Zeus)를 우리말 성경에는 ‘쓰스’라고 표기하였고 로마 신화에서는 ‘주피터’라고 불렀다.

▲에스키 가라슈 오토갈 앞에서 주민들과 필자.

▲에스키 가라슈 오토갈 앞에서 주민들과 필자.

헤르메스는 그리스 신화의 12개 신들 가운데 신의 뜻을 전달하는 신으로서 웅변을 잘하므로, 루스드라 주민은 전도 설교를 하는 바울을 헤르메스 신으로 여겨 허메(헤르메스)라고 부른 것이다.

바울과 바나바를 신으로 여긴 쓰스(제우스) 신당의 제사장이 소와 화관들을 갖고 대문 앞에 와서 주민 무리와 함께 제사하려 하자 두 사도는 이를 제지하였고, 헛된 우상을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소리 질렀다.

그러나 불순종하는 유대인들이 인근 (비시디아) 안디옥과 이고니온에서 루스드라까지 와서 바울에게 돌을 던져 바울이 죽은 줄 알고 성 밖에 버렸다.

그럼에도 바울은 죽지 않았고 일어나 루스드라 성에 들어갔다가 이튿날 바나바와 함께 더베로 가서 많은 사람을 제자로 삼았다(사도행전 14장 6-23절).

▲이고니온과 루스드라 사이의 평야.

▲이고니온과 루스드라 사이의 평야.

필자는 이고니온에서 루스드라를 방문하였다. 필자가 동북부의 완(Van) 호수에서 이고니온에 도착한 큰 오토갈(시외버스터미널)은 도시의 북쪽에 있다.

이곳에서 루스드라에 가기위해서는 도시의 남부 지역에 있는 '에스키(Eski) 가라슈'라는 다른 작은 오토갈로 이동하여야 한다. ‘에스키 가라슈’는 ‘오래된 차고(車庫)’라는 뜻으로, 2층 붉은 색 건물의 이 오토갈은 이고니온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로 가는 중형버스가 출발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오토갈 건물도 작고 버스표를 구입하는 창구 앞과 대합실은 한산하다.

이곳에는 외국인이 거의 안 오는지, 버스표를 구입하고 건물 밖으로 나오는 필자를 보고 젊은 현지인들이 몰려와 친절하게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길래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이들은 기뻐하면서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한다. 얼굴들이 모두 순박해 보이고 즐거워 보인다.

그래서 필자는 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들이 영어를 잘하거나 필자가 튀르키예 언어를 잘 한다면 이 지역에 대해 여러 가지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을텐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

▲‘루스드라 2km’ 이정표.

▲‘루스드라 2km’ 이정표.

콘야의 에스키 가라슈 오토갈에서 루스드라 마을에 직접 가는 20-30인승 중형 버스는 주 3편(월·수·토) 운행하는데, 오후 4시에 출발한다. 그러나 아쾨렌(Akőren)이라는 작은 도시로 가는 버스는 매일 오전 10시에 출발하는데, 이 버스는 루스드라까지 들어가지 않고 루스드라로 들어가는 도로 입구에 정차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필자는 이 버스를 타고 루스드라로 출발하였다. 완 호수에서 이고니온에 도착하기 오래 전부터 보이던 광활한 평야는 이고니온에서 루스드라에 가는 도로 옆에서도 볼 수 있었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에 시골 길이라 공기는 너무 신선하다.

그러나 무더운 여름 날씨에도 중형 버스 속에는 에어컨이 없어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열기에 땀이 나오나, 창밖에 펼쳐지는 경치에 매료되고 루스드라를 본다는 기대감 때문에 더운 줄을 모른다.

이고니온에서 아쾨렌을 향하여 약 50km를 달리니 오른쪽에 루스드라 마을로 들어가는 도로 입구가 나온다. 이 도로 입구에는 ‘루스드라(Lystra) 2km’라는 이정표가 서있다. 친절한 운전기사는 여기에서 내리라고 알려준다.

작은 마을로 가는 길이라 도로에는 필자 외에 보이는 사람이 없고, 민가가 띄엄띄엄 서 있는데 자동차도 거의 다니지 않는다.

권주혁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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