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차반연 상임총무 안석문 목사
교계 리더들 앞장서자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 동참
교회가 깨어나고 있는 건 문재인 정부의 핍박 때문
10여 년 싸움에도 법안 실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언론의 비판 막고 침묵하게 한 ‘인권보도준칙’ 탓도
매주 목요일 오전 8시마다 국회의사당 앞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1인 시위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한국교회에서 내로라하는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와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 등 비교적 대외 활동에 소극적이었던 이들이 나서면서 주목을 받은 릴레이 시위는, 반짝 이슈로 그칠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과는 달리 점점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그간 수원중앙침례교회 고명진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등이 배턴을 이어받았고, 이에 용기를 얻은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참여도 줄지어 예고돼 있다.
지난 9월 29일 시작된 이 ‘국회 앞 명사/목회자 초청 1인 시위’는 서울차반연(서울나쁜차별금지법반대기독연합)과 진평연(진정한평등을바라며나쁜차별금지법을반대하는전국연합)이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최근 서울 은평구 아침교회에서 만난 서울차반연 상임총무 안석문 목사는 “감사하게 많은 교회가 깨어나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라의 위기 앞에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교회가 하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차반연은 2020년 8월 차별금지법 반대 서명에 동참한 서울지역 200여 교회 목회자들이 중심이 돼 올해 2월 정식 결성됐다. 원성웅 목사(옥토교회·기감),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예장 통합),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기성)가 공동대표로 있으며, 내년 6월에는 ‘희망의 대한민국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희대연)’를 개최할 계획이다.
안 목사는 “문재인 정부의 지속적이고 공공연한 교회 핍박 때문에 수많은 한국교회가 깨어났다”고 했다. 서울차반연이 1인 시위라는 형태를 선택하게 된 것은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의 위기에 대한 절박함 때문이었다. 특히 이재훈 목사 등이 헌신적으로 수고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안 목사는 “덕분에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용기를 내 주셨고, 대다수 한국교회가 같은 입장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안 목사는 “차별금지법이 ‘모르면 찬성하고, 알면 반대하는 법’이라는 말이 있다. 길원평 교수님이 법안의 문제점을 처음 알리던 2006년 당시, 내용을 모르고 반대하던 사람들은 이들을 소수의 옹졸하고 편협한 보수 기독교인으로 폄훼했다”며 “오랜 시간 앞선 헌신자들 덕분에 지금은 국민 네 사람 중 한 명은 차별금지법의 폐해를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멀었다”고 했다. 특히 이 싸움을 10여 년 동안 해온 지금까지도 법안의 실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언론의 침묵’을 들었다. 그는 “언론은 소위 인권보도준칙을 통해 동성 간 성적 행위에 대한 비판 보도를 막고, 선량한 성윤리와 도덕, 국민의 건강·생명·안전과 직결된 문제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남성 간 동성행위가 후천성 면역결핍증, 즉 에이즈의 주된 원인임을 말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에이즈 환자의 익명성을 보장하고, 치료비·간병비·요양비 등 관련 비용도 국가가 전액 부담한다.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 증상만 지우려는 어리석은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차별금지법과 같은 선상에서 학생인권조례, 2022 개정 교육과정 역시 교육계와 종교계, 나아가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악법으로 꼽았다. 그는 “대한민국 자녀교육도 이미 비상”이라며 “성행위의 자유를 정당화하는 조기 성애화, 표현과 양심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혐오표현 금지 교육, 성적자기결정권 등 성혁명 이데올로기로, 죄짓는 자유는 부추기고 책임은 간과하는 내용으로 도배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제를 통한 행복은 지우고, 오염된 인권의 이름으로 타락의 길을 촉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인구 감소의 위기를 맞아 국가 존립 위기까지 걱정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말했다.
문 정부 ‘대면예배 금지령’ 당시 앞장서 반대하기도
등 돌렸던 친구들, 실체 드러나자 ‘수고 많다’ 응원
그는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명분으로 교회의 대면 예배 금지 명령을 내리던 당시, 성도들과 함께 앞장서서 반대하기도 했다. 그가 시무하는 아침교회는 성도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면서도, 예배 시간을 최대한 나눠 대면 예배를 끝까지 지켜냈다.
그는 “방역을 핑계 삼아 의도적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침소봉대하고, 마녀사냥하듯 교회를 괴롭히고 모이지 못하도록 했다. 교회 이미지는 실추되고, 미흡한 대응으로 약 1만 5천 개 교회가 사라졌다. 수많은 성도가 떠돌이 크리스천으로 전락했다”며 “하지만 법정 싸움으로 예배금지령에 대해 끝내 승소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보를 알면 알수록 교회를 없애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고 했다. 차별금지법도 마찬가지였다.
안 목사가 대정부 투쟁을 하던 동안 그의 친구들마저 그에게 ‘목회에만 전념하라’고 쓴소리를 하며 등을 돌렸다. 하지만 교계 리더들과 함께한 릴레이 시위가 회를 거듭하자, 그 친구들까지도 “수고가 많다”며 응원해 왔다.
그는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잘못된 정보들만 의지하고, 스스로 알아보려는 노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성애는 선천적이다’, ‘교회가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주장이 그런 것들”이라며 “이 흐름의 배경을 살피지 않으면 백전백패한다. 그럴듯하게 목회하는 것 같지만, 하나님께서 오늘 무엇을 말씀하시고 우리가 어떤 부르심 가운데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길원평 교수님께서 ‘이 싸움은 헌신의 문제’라고 하셨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헌신하다’는 말은 ‘시간적·공간적으로 가득 차 있다’는 뜻이다. 하나님의 영광, 그분의 임재로 꽉 차 있지 않으니 우리 안에 틈이 생기고, 자기 생각과 탐심, 정욕, 자리 다툼의 욕심이 충천하여 넘어진다. 기도는 하지만 응답되지 않을 것을 스스로도 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기다린다면, 헌신은 자연스레 일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안석문 목사는 중앙대학교에서 심리학, 장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중고등학교에서 종교과목을 가르쳤다. 이후 정릉교회와 예능교회 부목사를 거쳐 2006년 아침교회를 개척했다. 서울 차반연 상임총무, 기독교 세계관 저널 ‘월드뷰’ 편집위원, 예자연 정회원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