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너머에선 사도 바울 기념교회 예배당 발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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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66] 제1차 전도여행(20) 루스드라(2)

루스드라, 박해 피해 거주하던 동굴 남아 있어
처음 보는 필자에 식사 대접하는 루스드라인들
루스드라에 핀 무궁화, 원산지는 동부 지중해
잃어버린 여행일지 찾아다니다 시간 너무 보내

▲루스드라 마을 입구.

▲루스드라 마을 입구.

중형버스 운전기사가 여기에서 루스드라(Lystra)를 갈 수 있다며 내려 준 지점에서 루스드라를 향하여 한여름의 무더위를 무시하고 천천히 걸었다.

도로에는 지나가는 차나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버스에서 내렸을 때 도로에서 본 ‘루스드라 2km’라는 도로 이정표 거리대로 약 2km 정도를 걸어가니 길가에 민가가 있고 마당에 사람들이 보이므로, 이 사람들에게 기독교 유적지를 물어 보았다.

이들은 필자에게 길 건너 낮은 언덕을 가리키며, 그 언덕 속에 사도 바울 기념교회로 여겨지는 예배당이 묻혀 있으며 현재 발굴 작업 중이라고 한다.

주민들의 설명을 들으며 “유대인들이 (비시디아) 안디옥과 이고니온에서 와서 무리를 초인하여 돌로 바울을 쳐서 죽은 줄로 알고 성 밖에 끌어 내치니라”는 사도행전 14장 19절 말씀 속에 나오는 ‘루스드라 성’이 있던 곳이 혹시 이곳이 아닌가 혼자 생각해 보았다.

▲사도 바울 기념교회가 묻혀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언덕.

▲사도 바울 기념교회가 묻혀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언덕.

동네 친구들로 보이는 주민들과 마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던 주인은 친절하게 필자에게 점심을 하고 갈 것을 권한다. 마침 점심때가 가까웠으므로 호의를 받아들여 이 분들과 함께 현지식 식사를 하였다.

주인의 부인은 지나가던 나그네를 정성껏 대접하느라 자꾸 음식을 내어오며 많이 먹으라고 한다. 다행히 주인 친구 가운데 한 명이 영어를 잘하므로 식사를 하면서 서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아흐메드(Ahmed)라는 그 분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였다면서, 필자에게 튀르키예가 현재 당면한 정치·경제 문제를 상당히 해박하게 설명하여 주었다.

이 집은 주변에 꽃을 많이 심어 놓았는데, 우선 무궁화 꽃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국화인 무궁화는 앞서 제15회(2021년 12월 1일자)에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였듯 원래 이스라엘, 시리아 등 동부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이다.

▲루스드라의 무궁화.

▲루스드라의 무궁화.

그러므로 무궁화의 영어 일반명은 이스라엘 중부 사론 평야의 이름을 따라 ‘Rose of Sharon(사론의 장미)’이다. 무궁화를 루스드라에서 만나게 되다니…. 이것도 여행에서 만나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이다.

아흐메드 씨 말로는 이곳에서 9km 정도 더 들어가면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하여 거주하였던 동굴들이 있다고 한다. 뜻밖에 처음 만난 주민들로부터 아침 겸 점심 식사를 대접받고 떠나려고 하자, 아흐메드는 고맙게도 자기 차로 이고니온으로 가는 간선도로와 만나는 지점까지 데려다 주었다.

이고니온에서 루스드라에 올 때 버스에서 하차한 지점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간 언제 올지 몰라, 마침 지나가는 화물차를 손을 들어 세웠다. 운전기사는 영어를 전혀 못하는데 콘야(이고니온의 새로운 이름)의 에스키 가라슈 오토갈(시외버스터미널)이라고 말하자 얼른 알아듣고서 타라고 한다.

운전기사는 휴대폰을 꺼내더니 뭐라고 말한 뒤 필자에게 바꿔주며 말해 보라고 한다. 필자가 휴대폰을 받자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간단한 영어로 자기는 운전기사의 아내라고 하면서 운전기사와 필자의 대화를 통역해 주었다.

▲집마당에서 주민들과 점심식사. 왼편 집주인, 가운데가 필자.

▲집마당에서 주민들과 점심식사. 왼편 집주인, 가운데가 필자.

한참 달리다 보니 차는 높은 언덕 위 도로를 달린다. 눈앞에 이고니온 외곽의 넓은 평원이 내려 보이고 멀리 이고니온이 보인다.

시내에 들어 온 운전기사는 필자를 에스키 가라슈 오토갈에 내려 주었다. 친절한 운전기사 덕분에 필자는 시간도 절약하고 편하게 이고니온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에스키 가라슈 오토갈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있는 사도 바울 기념교회를 방문하려고 하였으나, 앞서 64회에서 이야기 하였던 바와 같이 여행일지 공책을 잃어버린 사실을 기념교회를 가는 시내버스 속에서 알게 되어, 다시 에스키 가라슈에 돌아와 공책을 떨어트렸을 것으로 짐작되는 곳을 찾아 헤매다가 결국 못 찾았다.

그 바람에 시간을 너무 낭비하였으므로 기념교회 방문은 뒤로 미루고, 버스를 타고 이고니온 북부에 있는 다른 오토갈에 갔다. 마침 출발하려는 앗달리아행 버스가 있다고 하므로, 표를 구입하여 시동을 걸고 막 출발하려는 그 버스를 세우고 탈 수 있었다.

권주혁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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