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작가 “이웃 사랑과 하나님 섭리 녹여내고자”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불편한 편의점’의 김호연 작가. ⓒCBS ‘새롭게 하소서’ 화면 캡쳐

▲‘불편한 편의점’의 김호연 작가. ⓒCBS ‘새롭게 하소서’ 화면 캡쳐

누적 판매량 100만 부, 공공도서관 도서 대출 1위, 서울대 도서 대출 1위 등을 기록하고 있는 소설 ‘불편한 편의점’(나무옆의자)의 김호연 작가가 최근 CBS ‘새롭게 하소서’에서 간증을 전했다.

‘불편한 편의점’은 서울역 노숙자 ‘독고’가 작은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채용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해 4월 출간한 ‘불편한 편의점’은 1년 넘게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지난 8월 출간한 ‘불편한 편의점2’도 곧바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소설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이름을 알린 ENA 채널에서 드라마화될 예정이다.

이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 김호연 작가는 “작품이 기독교 서적은 아닌데, 선한 이웃에 대한 그리고 이웃끼리 어떻게 돕고 살 수 있는지 호의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라, 기독교적 신앙의 배경이 있지 않나”라며 “선의를 베풀 수 있는 개연성을 위해 염 여사를 은퇴한 선생님이자 크리스천으로, 권사로 설정했다. 캐릭터 설정을 그렇게 했지만 사실은 선한 사마리아인 얘기를 가져온 것이다. 세상에 아름다운 어른,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을 생각하며 썼다”고 했다.

이어 “모델 중 한 분은 저희 어머니”라며 “어머니가 신앙인이셨고 권사님이셨고, 저는 모태신앙으로 자라고 어머니와 교회 다니며 어머니가 주변에 도움 주는 걸 많이 봤다. 지방에서 와 갈 데 없는 아이들 가게에서 일을 시키고 재우고 그랬다. 그런 어머니의 호의가 저는 항상 신기하고 고맙게 보였고, 신앙인이어서 가능했던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제가 7~8살 때 어머니가 부흥회나 새벽기도회를 데리고 갔다. 저랑 형이 이사를 갈 때마다 동네 교회를 어디를 가면 좋은지 알려주시고 어릴 때부터 교회를 갔다”며 “여행을 가도 많은 여행 짐 중에 꼭 성경책을 가져가라고 챙겨주셨다. 편지도 쓰고 성경 말씀을 써주셨다. 가서 볼 거도 많은데 성경을 읽게 될까 했는데 읽게 되더라. 틈틈이 읽었다. 당시 IMF고 힘들 때라 어학연수를 보내줄 돈이 없고, 어머니가 이스라엘 키부츠를 가라고 했다. 자원봉사로 간 건데, 성지순례도 할 수 있었고, 그때마다 성경을 찾았다”고 어머니에게서 받은 성경책을 공개했다. 곳곳에 그어진 밑줄과 어머니의 손때, 눈물이 그대로 남은 성경책이었다.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작가의 성경책. ⓒCBS ‘새롭게 하소서’ 화면 캡쳐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작가의 성경책. ⓒCBS ‘새롭게 하소서’ 화면 캡쳐

또 김호연 작가는 “대학을 졸업하고 운 좋게 영화사에 취직했다. 당시 신인 작가를 월급 주고 모집할 정도로 한국 영화가 호황이었다. 거기서 선배들 따라 막내 작가로 ‘이중간첩’ 작품에 참여했는데, 기대만큼 안 돼서 1년 하고 나왔다. 이런 유명 배우가 나와 개봉하는 게 거의 기적 같은 일이란 걸 몰랐다. 그러고 혼자 1년 동안 3편을 써서 20군데 영화사에 보냈는데, 다 거절당하고 ‘내가 바보구나’ 깨닫고, 출판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전업 작가가 되겠다고 나와 시나리오를 쓰는데 한국 영화계가 힘들어졌다. 결국 혼자 끝내려면 소설을 써야겠다 해서 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데뷔했다”며 “짧게 얘기했지만 7년 걸렸다. 그 시간 동안 광야를 헤매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계속 안 되고 돈이 없으니 헌책방에 돈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대필 작가도 하고 편집 아르바이트도 하고 무명 작가 생활을 근근이 했다”며 “그러다 ‘망원동 브라더스’로 데뷔했다. 우수상은 상금이 없었다. 대신 출간의 기회를 준다. 대상이 1억이라 상금 때문에 상을 안 받고 내년에 다시 낼까 고민했다. 그런데 토요일에 세계문학상 심사위원들의 지지 속에 우수상으로 선정됐다고 전화가 왔다. 마음이 덜컥했다. 지인들이랑 형이 상 받으라고 했다. 그래서 아쉬워하며 우수상을 수락했는데, 베스트셀러도 되고, 영화 판권도 비싸게 팔리고, 4만부 판매돼서 1억 넘게 벌었다. 데뷔가 중요하단 걸, 돈보다 가치가 중요한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김 작가는 “광야라고 제가 표현한 이유가 있다. 어머니가 제 자취방에 오면 기도하고 가시고, 저는 동인천에 사는데 멀리 있는 청파교회로 다녔다. 성경 말씀을 많이 되뇌었다. ‘두려워말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하신 예수님 말씀을 많이 되새겼다. 일이 잘 안 풀리니 사람이 고약해지고 질투하고 시기하고 마음이 비뚤어지는 게 느껴졌다. 그런데 하나님이 이미 다 이기셨고, 세상 법칙으로는 질 지언정, 언젠가 인정받을 날이 올 거라 믿었다. 어머니도 기도하고 저도 기도했다. 그렇지 않으면 살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쓰면 돈 벌고 생계 유지가 되는데, 소설은 3편 연달아 안 됐고, 안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두려웠는데, 불편한 편의점을 쓰면서 따뜻한 이야기를 다시 써 보자 마음을 먹었다. 그동안 계약을 하고만 썼는데, 이건 계약을 안 하고 썼다. 계약을 안 하고 쓰니 자신을 위해 쓴다는 생각으로 썼다.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이야기도 작품 속에 녹여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썼다. 쓰면서 제가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겸손해졌다. 하나님께서 나를 꽉꽉 눌러 키우시는 것 같았다. 한번에 크게 안 주시고 단련시키시는 것 같다”며 “이웃 사랑은 예수님의 주된 말씀인데, 기독교인은 물론 일반인에게 이웃 사랑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책이 돼서 책임감과 부담이 있다. 솔직히 제가 그렇게 훌륭한 사람도 아니고, 방송 나오기도 좀 민망하고 그런 게 없지 않다. 이제 교만해지지 말자고 기도하고, 하나님이 또 그렇게 인도해 주실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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