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만난 ‘히잡 쓴 기독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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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68] 제1차 전도여행(22) 앗달리아(2)

앗달리아였던 안탈리아, 튀르키예 대표적 휴양지
현지 목회자 바울 같아… 이 나라 개신교인 5천명

▲안탈리아 시내(신시가지).

▲안탈리아 시내(신시가지).

항구도시 안탈리아(Antalya)는 바다를 낀 수려한 풍경에 긴 해수욕장이 있어, 튀르키예(터키)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휴양지 가운데 하나이다. 여기에 더해 한 여름이므로 호텔은 관광객과 휴양객 때문에 방이 없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되고 있었다.

그러므로 수개월 전에 이미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였음에도 밤 9시가 넘을 때까지 필자가 호텔에 도착하지 않자 다른 손님에게 방을 내줘 필자가 잘 방이 없다는 호텔 직원에게 필자는 항의를 하였다.

나이가 제법 들어 보이는 남자 직원에게 항의를 하자 직원은 전화로 지배인과 이야기하더니 지배인이 일하는 방에서 자라고 방 열쇠를 준다. 호텔 입구 로비 옆에 있는 지배인의 방은 사무실인데, 한구석에 침대도 있고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안탈리아의 첫날밤은 지배인 방에서 자고 둘째 날 밤부터는 제대로 된 객실 방으로 바꾸어서 잤다. 1979년 초부터 해외여행을 했는데, 호텔의 지배인 방에서 잠을 잔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구시가지 개신교회 정문. 오른쪽 상단에 십자가가 보인다.

▲구시가지 개신교회 정문. 오른쪽 상단에 십자가가 보인다.

바울이 전도여행을 하였던 성경 속 앗달리아(Attalia)는 오늘날 안탈리아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었지만, 2천 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옛 모습을 구시가지에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현지에서 칼레이시(Kaleici)라 부르는 구시가지는 면적이 꽤 넓고 구경할 만한 장소가 상당히 많다. 이에 비해 현대식으로 건설된 신(新)시가지는 구시가지 보다 훨씬 넓으며, 긴 해수욕장을 가진 해변도 가지고 있다.

필자는 안탈리아에 머무는 동안 주일에는 구시가 안에 있는 개신교회(Antalya Evangelical Church)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다. 이슬람 국가인 튀르키예에서 교회를 발견하는 일은 엄청나게 힘들다. 그러나 다행히 안탈리아에는 교회가 있어, 인터넷 검색으로 주소와 예배 시간을 알게 된 필자는 이 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이 교회는 ‘성(聖)바울 연합교회(St. Paul Union Church)’라는 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

주일 아침 신시가지에 있는 호텔을 나와 시내 지도를 들고 교회를 찾아갔다. 구시가지 골목길에 위치하고 있는 이 교회는 찾기가 쉽지 않아, 길에서 만나는 여러 사람에게 물어 물어 도착했다. 이 교회 옆에는 19세기 세워진 그리스 정교회 예배당도 있다.

▲상상화 속 사도 바울과 닮은 현지인 목사와 필자.

▲상상화 속 사도 바울과 닮은 현지인 목사와 필자.

개신교회의 주일 예배는 오후 1시에 시작하여 2시 10분에 끝나고, 이어서 10분 동안 성찬식을 하였다. 60여 명이 참석하였는데, 이 가운데 3/4은 젊은 여성이었다.

여성 가운데는 무슬림 여성이 사용하는 히잡을 머리에 쓴 사람도 보인다. 이유를 물어보니 이슬람 가정에서 몰래 주일 예배에 참석하느라 그런 모습으로 집을 나와 참석하였다고 한다.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뒤 목사가 되었다는 아르칸(Ramazan Arkan) 목사에 의하면, 튀르키예 인구(8천만 명) 가운데 이슬람이 99%이며(이 가운데 ⅓은 실제 이슬람교인이고 ⅔는 이름뿐인 교인이라고 함), 개신교, 가톨릭 그리고 정교회는 모두 약 8만 명이다. 이 가운데 개신교는 불과 약 5천 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면 가족, 친척, 친구들로부터 외면받고 따돌림을 당하게 되므로, 개신교 교인들은 이것을 각오하고 예수를 믿는 것이라고 한다. 아르칸 목사는 얼굴 모습, 특히 이마가 마치 그림에 그려진 사도 바울과 비슷하게 생겼다. 물론 오늘날 우리가 보는 바울의 초상화는 화가들이 상상해서 그린 그림이므로, 어느 정도 생김새가 정확한지 알 수가 없지만….

▲주일예배 시간. 히잡을 쓴 여성도 보인다.

▲주일예배 시간. 히잡을 쓴 여성도 보인다.

아르칸 목사에 의하면 이 교회에는 한국에서 파송 나온 선교사가 있는데, 필자가 이 교회를 방문하였을 때는 한국에 휴가차 돌아갔다고 한다. 그 선교사를 파송한 한국교회에서 재정적으로 이 교회를 도와주는 것 같았다.

예배가 끝나고 교인들은 모두 예배당 앞마당으로 이동하여 테이블 위에 준비된 다과를 들면서 교제 시간을 가졌다. 이 교회는 건물 한쪽에서 평일 ‘사도 바울 문화센터(St. Paul Cultural Center)’를 운영하고 있다.

권주혁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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