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카두나주서 기독교인 1명 살해·53명 납치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무슬림 극단주의자들 소행… “긴급한 조치 없다면 지역 기독교 전멸”

▲나이지리아 남부 카두나주.  ⓒ위키피디아

▲나이지리아 남부 카두나주. ⓒ위키피디아

지난 크리스마스 당일 나이지리아 남부 카두나주에서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기독교인 1명이 살해되고 53명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 12월 25일(현지시각) 풀라니 목자들과 테러리스트들이 오전 10시경 카두나주 카주루카운티의 앙완아쿠마을을 공격했다.

지역주민 제임스 아카우(James Akawu)는 모닝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해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총격을 가하며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예배가 막 시작될 즈음이었다“면서 “그들은 1명의 기독교인을 죽이고 53명의 다른 기독교인들을 납치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 엠마누엘 간두(Emmanuel Gandu)는 “테러리스트들이 생명과 재산을 모두 파괴하고 있다. 가족들의 삶이 혼란에 빠졌고, 운 좋은 생존자들은 난민이 됐다. 대규모 묘지가 지역사회와 마을을 뒤덮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총에 맞거나 칼에 찔릴까 봐 더 이상 농장에도 갈 수 없다”고 했다.

또 “아직 공격받지 않은 경작지와 마을은 사람들이 도망치면서 유령 도시가 됐다”며 “단호하고 긴급한 조치가 없다면 이 지역 기독교인들은 전멸될 수 있다”고 했다.

간두는 “불행하게도 살인과 약탈 및 파괴 중에도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풀라니족 테러 공격은 줄어들지 않고 계속됐다”며 “이 지역은 2011년부터 2022년 12월 23일까지 13건의 치명적인 공격을 겪었다”고 했다.

풀라니목자들과 테러리스트들이 지난 12월 18일에도 말라굼에서 40명의 기독교인을, 12월 23일에는 카고로에서 또 다른 3명의 기독교인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을 주민인 아모스 데이비드(Amos David)는 12월 19일 모닝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카고로가 주일 밤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오늘 밤에도 사방에서 총성이 들린다.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동안에도 집과 헛간이 여전히 불타고 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와 사헬 지역에 걸쳐 수백만 명에 달하는 무슬림 풀라니족은, 극단주의적 견해를 갖고 있지 않은 다양한 혈통의 수백 개의 씨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일부 풀라니족은 급진적 이슬람주의 이데올로기를 고수하고 있다. 

영국 국제 자유 및 신앙에 관한 초당파의원그룹(APPG)의 보고서는 “무슬림 풀라니족은 보코하람과 ISWAP(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역)에 필적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기독교인과 기독교 정체성의 강력한 상징을 표적으로 삼으려는 분명한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은 나이지리아 중부 지역의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목자들의 공격이, 기독교인의 땅을 강제로 점령하고 사막화로 인해 목축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 이슬람을 강요하려는 그들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오픈도어의 2022년 기독교 박해국가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최근 몇 년 동안(2020년 10월 1일부터 2021년 9월 30일까지) 살해된 기독교인의 수가 4,650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납치된 기독교인의 수는 나이지리아에서 가장 높은 2,500명 이상으로 전년도의 990명보다 증가했다. 나이지리아는 교회 공격 건수가 470건으로 중국에 이어 중국에 그 뒤를 이었다.

2022년 세계 기독교인이 되기 가장 어려운 국가 목록에서, 나이지리아는 전년도 9위에서 역대 최고 순위인 7위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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