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년 만에 다시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가’로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오픈도어, ‘2023 WWL’ 발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기독교 ‘붕괴’ 직면

▲‘2023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월드와치리스트, WWL) 상위 국가들. 1위는 북한이며 다음으로 소말리아, 예멘, 에리트레아, 리비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이란이 이름을 올렸다. 기독교에 대한 단속이 여전히 심한 중국은 18위를 기록했다. ⓒ오픈도어

▲‘2023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월드와치리스트, WWL) 상위 국가들. 1위는 북한이며 다음으로 소말리아, 예멘, 에리트레아, 리비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이란이 이름을 올렸다. 기독교에 대한 단속이 여전히 심한 중국은 18위를 기록했다. ⓒ오픈도어

북한이 다시 전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가가 됐다. 오픈도어는 18일 오전 10시 KWMA 사무실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2023 전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월드와치리스트, WWL)를 발표했다. 박해지수 발표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았으며, 오픈도어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SSA)에서 이슬람 폭력이 휩쓸며 기독교가 심각한 붕괴에 직면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박해지수에 포함된 2002년 이래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해 1위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가장 높은 박해지수를 기록했다. 오픈도어는 “북한에서는 새로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시행하며 더 많은 기독교인이 체포되고 더 많은 지하교회가 발각됐다. 처형 또는 끔찍할 정도로 비인간적인 정치범 수용소에서 기아, 고문, 성폭행을 당한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소말리아, 예멘, 에리트레아, 리비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이란이 이름을 올렸으며, 탈레반 재집권으로 지난해 1위에 올랐던 아프가니스탄은 9위로 하락했다. 기독교에 대한 단속이 여전히 심한 중국은 18위를 기록했다.

북한, 코로나로 인한 봉쇄조치 빌미로 탄압 강화
나이지리아와 SSA, 재앙적 수준으로 기독교 핍박

지난해 북한 내 코로나 확산이 뒤늦게 본격화되면서 국경과 국내 봉쇄조치는 한층 강화됐다. 김정은 정권은 이를 외부 사조를 걸러내고 사상적 순수성과 정권의 안정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활용했다.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 정치범수용소 수감 인원은 코로나 이후 급증해 21년 기준 23만 명이 넘어섰으나, 그 중 상당수가 사망해 22년에는 20만 명 선으로 알려졌다.

지하교회 성도들은 코로나 방역 수칙과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따른 소탕작전과 단속으로 더욱 가혹한 위협과 처벌의 위험에 처했다. 성경책, 예수 영화 등 기독 미디어 시청 및 공유로 처형당하고, 비밀 예배모임이 발각돼 공격당한 소식들이 확인되었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SSA)는 나이지리아(7위)에서 종교로 인해 촉발된 폭력이 부르키나 파소(23), 카메룬(45), 말리(17, 니제르(28)와 같은 국가의 기독교인들을 겨냥해 급속도로 지역을 휩쓸며 막대한 인도주의적 재앙에 직면하고 있다. 지하디스트의 확장 조짐은 모잠비크(32), 콩고DR(37)와 다른 나라에도 분명하게 보이고 있다.

▲2023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월드와치리스트, WWL)가 18일 오전 10시 전 세계에서 일제히 공개됐다. ⓒ오픈도어

▲2023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월드와치리스트, WWL)가 18일 오전 10시 전 세계에서 일제히 공개됐다. ⓒ오픈도어

이슬람 무장세력들의 기독교에 대한 폭력은 나이지리아에서 가장 심각하며, 종교적 동기에 의한 살인은 지난해 4,650건에 비해 5,014건으로 늘어났고, 이는 전 세계 총 건수의 89%에 해당한다. 수십만 명이 국내 강제 이주를 당하거나 난민이 됐고, 계속해서 늘어나는 이슬람화는 많은 기독교인들의 일상생활에 극심한 압박을 가고 있다.

중국, 새로운 인터넷 규정 만들어 교회의 자유 억압
‘카르텔에 반기’ 라틴 기독 지도자, 재판 없이 투옥돼

17위에서 한 단계 하락한 중국(18)은 보편적인 기준과 종교적 자유를 떠나 인권을 재정의하고자 하는 국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의 반대 목소리는 ‘말썽꾼’ 심지어는 ‘테러리스트’라고 박해를 당하고 있고, 체포와 교회 철거, 교회 등록 취소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교회의 인터넷 사용에 관한 전면적인 새로운 규정을 가해 1억 명에 가까운 기독교인들의 자유를 더욱 억압했고, 베이징은 기독교인과 다른 종교 단체에 대한 통제를 단계적으로 증가시키기 위해 더 많은 검열, 허위정보, 지나친 감시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도입된 추적 어플리케이션과 수집된 데이터를 인권 탄압에 사용된다는 의심도 받았다.

아프가니스탄은 9위에서 1위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2021년 발생한 잔혹한 정권 장악 이후 탈레반은 기독교인들을 찾아내 처형하는 일을 자행하고 있고, 이로 인한 기독교인들의 삶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다만 국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사적인 탈레반은 국외 의사·기술자들의 종교적 소속만큼은 엄격하게 감시하지 않아, 이것이 박해지수 합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니카과라(50)가 새롭게 포함됐으며, 많은 나라에서는 조직범죄가 장악하고 있고 카르텔 활동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기독교 지도자들은 재판도 없이 투옥당하고, 베네수엘라(64), 쿠바(27)에서는 이들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탄압이 만연해 있다.

▲18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오픈도어 김경복 사무총장이 발표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18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오픈도어 김경복 사무총장이 발표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전 세계적으로 신앙으로 목숨을 잃은 기독교인 수는 전년도 5,898건에서 5,621건으로 기록돼 소폭 감소한 반면, 신앙을 이유로 납치당한 사례는 전년도 3,839명에서 5,259 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바레인(55점), 아랍에미리트(62점)를 포함한 몇몇 중동국가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관용을 추진했지만, 이집트에서는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이들에 대한 국가의 박해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월드컵을 개최한 카타르는 2023년도 박해지수 보고 기간 동안 강제로 문을 닫은 교회가 적어 74점에서 68점으로 박해 점수가 낮아졌다. 하지만 이전 보고 기간 동안 문을 닫은 교회는 여전히 다시 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러졌다.

한편 한국오픈도어선교회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WWL 발표 30주년의 의의와 선교전략적 의미, 북한의 박해 동향 등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KWMA 강대흥 사무총장, 한국오픈도어 김경복 사무총장, 한국오픈도어 최홍규 이사 등이 참여했다.

▲2023 세계 기독교 박해지도

▲2023 세계 기독교 박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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