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포츠 감독 기구인 ‘월드 애슬레틱’(World Athletics)은 남성 트랜스젠더의 여성 경기 출전에 대해 보다 엄격한 제한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과거 국제아마추어육상연맹(International Amateur Athletic Federation)으로 알려진 월드 애슬레틱은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 스포츠 참여는 금지하지 않지만,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 제한은 고려 중이다.
월드 애슬레틱은 24일(현지시각) CP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우리가 항상 언급했듯이 모든 규정은 언제든지 검토될 수 있다. 여성의 자격 규정 등의 측면에서 우리는 여성의 범주를 보호하고, 경쟁에서 공정성을 유지하며, 가능한 한 포용성을 유지하기 위해 과학과 10년 이상의 연구를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육상, 크로스 컨트리, 계주, 도로 달리기, 경보, 산악 달리기 등의 스포츠를 관장하는 월드 애슬레틱은 연맹 회원들과의 협의를 위해 여러 옵션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월드 애슬레틱은 1월 말까지 피드백을 받은 후, 트랜스젠더와 DSD(성 발달 차이가 있는 선수)의 자격 규정을 모두 수정할 것인지 여부를 ‘보다 구체적인 방식’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성명서는 “선호하는 옵션을 제시하는 것이 건설적인 피드백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의회에 제안되거나 실제로 채택될 수 있는 옵션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텔레그래프(The Telegraph)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조직은 연맹의 회원들과 협의하고 다양한 과학적 연구와 현장 관찰을 검토한 후 ‘선호하는 옵션’에 이르렀다고 한다.
월드 애슬레틱은 트랜스로 식별되는 선수를 위한 혈장 테스토스테론의 최대량을 현재 5나노몰의 절반인 리터당 2.5나노몰로 제한할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제안된 지침은 또 선수가 경쟁을 시작하기 전에 해당 임계값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시간을 2년으로 두 배로 늘릴 것이다.
그러나 영국에 기반을 둔 매체는 “이 단체가 3월까지 제안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024년 하계 올림픽에 트랜스젠더 선수의 참가에 관한 지침을 개정한 직후 나왔다.
CP에 따르면, 위원회는 성 정체성 및 성별 변이에 근거한 공정성, 포함 및 비차별에 대한 프레임워크를 요약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작년에 제정된 ‘10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개별 국가들이 스포츠 자격 기준을 결정하도록 조언하고 있다.
또 트랜스젠더 선수의 자격을 결정할 때 국가가 따라야 할 모델로 호주축구리그(AFL)를 언급했다.
AFL은 트랜스로 식별된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에만 의존하는 대신 ‘신장, 체중, 벤치 프레스 및 스쿼트 능력, 20m 스프린트 시간, 수직 점프, 게임별 GPS 데이터 및 2km 달리기 시간’ 등을 다 고려한다.
2020년 12월 연구에 따르면, 호르몬을 복용한 지 1년이 지난 후에도 평균적으로 여성으로 인식되는 생물학적 남성이 여성보다 우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브우먼스스포츠(Save Women's Sports) 창립 멤버인 린다 블레이드(inda Blade)는 2021년 1월 CP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몬이 남성과 여성 신체의 근본적인 차이를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연구는 트랜스젠더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1년 감소가 엄청난 경쟁 우위를 제공하는 어린 시절과 사춘기에 획득한 신체적 특징을 없애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했다.
이어 “그 상태에서 아무리 많은 호르몬이 감소하거나 시간이 지나도, 뼈 크기, 심장 크기, 신경 적응, 혈액량, 폐활량, 상체 강도 및 스포츠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 특성과 같은 구조적 향상이 감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