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통보제’의 허점… 불법 낙태 조장, 행정업무 반복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행동하는프로라이프 “개정안 그대로 통과될 경우 혼란 우려”

▲ⓒ크리스천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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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신고도 되지 않은 아이들의 사망 사건으로 인해 최근 일부 단체가 ‘출생통보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출생통보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은 ‘불법 낙태’를 조장할 위험이 있고 행정적 책임을 민간에 맡기는 것이라는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상, 출생신고에 대한 1차적 책임과 의무는 부모에게 있다. 부모가 자녀의 출생을 신고하지 않을 경우, 국가는 아동의 존재를 확인할 길이 없다.

그러나 ‘출생통보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은, 신생아가 태어난 의료기관의 장이 7일 이내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모(母)의 이름’과 ‘출생자 성별’ 등을 송부하고, 심평원은 이를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도록 한다. 지자체는 이러한 통보에도 등록이 누락된 아동이 있으면 부모에게 7일 이내 출생신고를 하라고 알리고, 이후에도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자체장이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직권으로 출생 사실을 등록한다.

이에 대해 행동하는프로라이프는 “이 개정안으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에 대해 검토되지 않은 법률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발생할 혼란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의료인 출생신고 의무화는 익명출산을 원하는 미혼모의 경우 병원에서의 출산을 기피하게 할 것은 뻔한 일이다. 이것은 산모와 태아에게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고, 더욱 심각한 것은 태아의 생명을 지켜길 원하는 여성일지라도 익명 보장이 되지 않아 낙태를 선택하게 되는 비통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생명을 존중하고 여성들의 문제 해결을 돕는 데 힘을 쏟는 정부라면, 양육이 어려운 아동들이 가정에서 보호되고 양육될 수 있도록 입양·위탁 등 적극적인 가정보호 양육제도 마련에 힘쓰고, 여성들의 익명출산을 보장해 주어 태어날 아동의 생명은 보호하고 여성은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허울에 불과하다.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태아의 생명도 보호받지 못하고 여성의 출산권과 건강권마저 침해받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행동하는프로라이프와 지켜진아동의가정보호최우선조치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가정보호 공대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주사랑공동체교회 등은 영아유기와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출생통보제’ 대신 익명출산제’를 합법화하는 ‘보호출산제’ 및 ‘비밀출산제’를 촉구한 바 있다.

‘비밀출산’은 산모의 성명, 생년월일 및 주소 등의 신상정보를 정부에서 관리하지만, 외부에는 산모의 신원을 노출하지 않고 가명으로 시설에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아이가 성인이 될 경우, 법적 절차와 생모의 허락을 통해 생모의 신원을 알 수 있도록 해, 아동의 알 권리를 보장하면서도 친생모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등 양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의료계는 ‘출생통보제’ 제정 대신 ‘위기임신출산지원센터’ 설립을 촉구한 바 있다. 또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 도입만으로 위기 임신 산모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출생통보제는 산부인과 의사가 동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이미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데 산부인과로 같은 행정업무를 반복하게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아울러 “국가에서 이 부분을 정말 해결하려면 ‘위기임신출산지원센터’를 만들어 이를 통해 모든 부분을 통제해 판정을 내려야 한다”며 “여기서 보호출산을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 대상자를 결정하고 그 비용을 국가가 어떻게 지불할 것인지에 대한 모든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또 김 회장은 “보호출산제와 의료기관 출생통보제 도입만으로 위기 임신 산모의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 출생통보제는 출생신고가 어려운 위기 임신들의 산모들이 오히려 낙태를 선택하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며 “낙태하러 오는 건은 의료기관 당 한 달에 1건 있을까 말까인 반면, 약물낙태는 하루에도 10만 건 이상이다. 판매되는 낙태약도 100만 정 이상이다. 이미 낙태는 약물시장으로 넘어갔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건강한가족회복연구소 소장은 “생명의 존귀함을 가르치고 임신, 출산의 소중함을 가르쳐야 되는데, 임신 출산을 함부로 해도 된다고 가르치는 대한민국 사회가 큰 문제다. 성적 자유와 낙태를 마음껏 할 수 있다고 외치는 자들로 인해 생명이 경시된 사회 분위기가 조성된 것에 1차적 책임이 있다. 둘째로 이러한 무책임한 자들의 외침을 법과 제도로 뒷받침해주는 위정자들이 큰 책임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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