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동성혼에는 보수적, 동거·이혼 등에는 개방적
혼전순결, 이혼 등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이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신교도 이 같은 추세에서 예외는 아니었으나, 다만 낙태·동성결혼 허용에 있어서는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면 사회적 약자(소수자)에 대한 관심은 개신교가 현저히 높다는 조사 결과는 주목할 부분이었다.
정부는 매 3년 간격으로 한국의 가치관을 추적 조사하고 있는데, 지난해의 결과에 대해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1월 31일 분석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모든 종교를 통틀어 “혼전순결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에 공감/긍정한 비율은 2022년 58%로 2016년 대비 21%p 높아졌으며, “낙태해도 된다”에 공감/긍정한 비율은 2022년 51%로 2016년 대비 24%p나 높아졌다.
6년 만에 “이혼해도 된다”는 2016년 41%에서 56%로, “동거도 결혼의 한 형태로 인정해야 한다”는 50%에서 67%로,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한다”는 18%에서 21%로 상승했다.
종교별로 나눌 때 비종교인들이 종교인들보다 더 개방적이었지만, 개신교인의 개방적 성향은 오히려 불교인보다 대체적으로 높았다.
2022년 조사 기준 동거(사실혼 인정)는 ‘공감/긍정’ 비율이 전체 67%를 기준으로 개신교가 68%, 불교 68%, 가톨릭 64%, 무종교 67%로 개신교가 다소 높은 편이었다. “혼전순결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전체 58% 공감)”는 비율은 가톨릭이 가장 높았으며(57%), 개신교는 52%, 불교는 46%였다.
“이혼해도 된다”는 개신교가 무려 61%로 가장 개방적이었던 반면 불교는 46%였다. 다만 낙태는 개신교인이 45%만이 공감/긍정해 가톨릭의 57%에 비해 확연히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동성결혼 공감/긍정률은 가톨릭 22%, 개신교 18%, 불교 15% 순이었다.
한편 ‘노인, 장애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지원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개신교인들이 가장 높았다. 장애인 지원 제도 확대(매우+약간 비율)는 전체 29%인 반면 개신교가 38%였고, 여성 지원 제도 확대(전체 26%)는 개신교가 33%, 노인 지원 제도 확대(전체28%)는 무려 개신교인 41%가 상당한 필요성을 촉구했다.
위 조사 결과는 일각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둘러싸고 한국교회를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자’로 몰아가는 것은 현실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입증한다.
소수자 지원 가운데 관심을 가져야 할 구체적인 항목으로는 노인 지원 제도가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이 31%(축소 17%)로 가장 많았으며, 장애인 지원 제도 확대 31%(축소 12), 지역 인재 우선 할당 29%(축소20), 여성 지원 제도 확대 27%(축소 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한국인의 의식 및 가치관 조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7월 13일부터 8월 24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79세 이하 성인 남녀 5,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