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하원의원, “성경에 동성애 잘못이란 가르침 없다” 주장 논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전 성공회 사제이자 동성애자인 크리스 브라이언트

▲크리스 브라이언트(Chris Bryant)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 ⓒ유튜브 영상 캡쳐

▲크리스 브라이언트(Chris Bryant)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 ⓒ유튜브 영상 캡쳐

전직 영국성공회 사제이자 동성애자인 크리스 브라이언트(Chris Bryant) 노동당 하원의원이 국회에서 “성경에는 동성애나 동성결혼이 잘못됐다는 가르침이 없다”고 발언해 교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자신의 동성 파트너와 결혼한 브라이언트 의원은 최근 동성 관계를 축복하기로 한 영국성공회의 결정과 관련, 하원 토론회에서 이 같이 언급했다.

브라이언트 위원은 “성경에 동성애가 잘못됐다는 가르침이 있는가? 어디에? 진짜 있는가? 예수께서 동성 관계나 결혼에 대해 한 마디라도 하셨나? 나는 예수님이 하지 않으셨다고 생각한다. 그분은 사랑에 관해 많은 말씀을 하셨다. 사랑의 하나님과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는 남성도 여성도 유대인도 그리스인도 없다고 말했다. 아마도 동성애자도 이성애자도 없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보수 기독교 단체인 크리스천컨선(Christian Concern)이 ​​운영하는 윌버포스아카데미(Wilberforce Academy)의 벤 존(Ben John)은 반박 기고문을 게재했다.

존은 기고문에서 “예수님과 바울 모두 동성애를 회개와 은혜가 필요한 죄로 말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태복음 19장 4-6절에 이혼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예수님은 창세기를 인용해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한 몸을 이루어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또 결혼 안에서 남성과 여성의 성이 지닌 상호보완성을 단언하셨고, 그것은 창조에 뿌리를 두고 있다. 마태복음 15장 18-19절에서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거와 비방’이라고 말씀하셨다. 이 구절에서 ‘성적 부도덕’은 헬라어 포르네이아에서 나온 것으로, 이 단어는 마태복음 5장 32절, 19장 9절, 마가복음 7장 21절에서도 언급돼 있다. 이 단어는 ‘음란물’을 뜻하는 ‘포르노’의 어원으로서, 현대 독자들에게는 불분명해 보일 수 있지만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이들은 이것이 근친상간, 간음, 수간 및 동성애 행위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선한 의도를 가지고 신학적으로도 화려한 많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성경이 동성애 활동을 반대한다는 것 외에 다른 것을 표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디아메이드 맥컬로치(Diarmaid MacCulloch) 박사의 말처럼, 자유주의 학자들조차도 성경이 동성애를 정죄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요한계시록 2장 20-23절은 ‘또 그와 간음하는 자들이 그의 행위를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큰 환난에 던지고 그의 자녀를 죽게 하리라’ 말씀하고 있다. 그러므로 회개하지 않고 성적 부도덕을 계속하는 이들은 예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브라이언트가 회개하고 용서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받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성경에서 바울이 그리스도 안에는 남자나 여자나 유대인이나 헬라인이 없다고 한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연합과 하나됨을 강조한 것이다. 모든 이들은 그들의 배경에 관계없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다. 이에 반해 바울은 로마서 1장 26-27절에서 동성애 관계를 불명예스럽고 부자연스럽고 부끄러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예수님과 바울은 동성애에 대해 언급하셨다. 동성애 행위는 회개하라는 부르심과 은혜로 만나야 할 죄이다. 아마도 영국성공회가 브라이언트와 같이 예수님의 가르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을 안수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의 상태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브라이언트 의원은 1월 26일(이하 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에게 쏟아진 비판에 재반박했다. 그는 “명백한 사실부터 시작해서 성경은 영어로 기록되지 않았고, 신학자들은 수 세기 동안 어떤 책을 포함할지 흥정했다. 각 책은 특정 시간과 문화적 맥락에서 작성됐다. 그 의미를 완전히 파악하려면 각각의 책을 그 맥락과 대조하여 읽어야 한다. 여기에는 출애굽기와 레위기 등 토라의 명령과 금지가 포함된다. 안식일을 범하는 것, 돼지고기를 먹는 것, 죽은 돼지의 가죽을 만지는 것 등 많은 것들이 ‘가증한 일’로 간주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딸을 노예로 팔고 투석형에 처하는 것을 포함해 일부 관행은 정죄 대신 제재를 받는다. 가장 열렬한 거듭난 근본주의자라 할지라도 예수의 가르침과 ‘정의 및 과학의 현대적 이해’에 비춰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달 초 영국성공회 감독들은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교단 내에서 그들이 “거부와 배제”를 당했던 것을 사과하며, 이제 그들도 교회 안에서 “환영받고 가치있게 여겨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성공회는 또 동성 커플이 축복을 받고 교단에 완전히 포함되도록 허용하는 제안에 대한 지지를 발표했다. 그러나 동성결혼식을 주관하지는 않기로 했다.

주교들은 성명에서 “영국성공회가 성소수자인들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며 “우리가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거부하거나 배제한 시간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당신이 우리 교회에서 적대적이고 동성애 혐오적인 반응을 얻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며 이에 대해 회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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