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도 동성애자도 ‘대리모 고용’… 여성과 아동 인권은?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리키 마틴 SNS

ⓒ리키 마틴 SNS

최근 할리우드 셀럽 패리스 힐튼이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얻은 사실을 SNS에 공개적으로 알리면서, 여성과 아동 인권 문제가 다시금 급부상하고 있다.

대리모는 부부가 다른 여성의 장기인 자궁을 계약·대여·매매해 수정란을 이식하고, 임신 및 분만을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수많은 논란이 있음에도, 영국과 호주, 아일랜드,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일부 주에서도 대리모를 합법으로 인정하고 있다.

대표적인 논란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아동 인권 침해다. 대리모는 필연적으로 여성의 신체를 상품화하고 여성의 인권을 유린할 뿐 아니라, 뱃속에서 1년간 교감해 왔던 산모와 자녀의 강제 이별을 종용한다. 뿐만 아니라 유엔 아동인권협약에 나오는 ‘부모에 대해 알고, 부모에 의해 양육받을 권리’, ‘아동의 정체성에 관한 정보를 보존할 권리를 지켜 주어야 할 국가의 의무’를 크게 위협한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들은 아이를 갖고자 하는 자신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대리모를 고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2년 동성애자임을 밝힌 CNN의 유명 앵커 앤더슨 쿠퍼는 대리모를 통해 두 아이를 데려왔다. 심지어 앤더슨 쿠퍼가 대리모를 고용한 시기는, 그의 동성 파트너 벤저민 마이사이와 2018년 결별한 이후다. 앤더슨 쿠퍼와 벤저민 마이사이는 서로 결별한 사이임에도 공동육아를 할 것이라 밝혀 대중을 황당하게 했다.

‘팝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남성 가수 엘튼 존과 오랜 동성 파트너 데이비드 퍼니쉬도 60대 초반과 40대 후반의 나이에 대리모를 통해 두 아이를 데려왔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가수 리키 마틴도 그 자신이 인신매매 추방 캠페인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리모를 고용해 그의 동성 파트너 제이완 요세프와 무려 네 명의 자녀를 데려 왔다.

호주 출신의 개그우먼 레벨 윌슨도 동성 파트너 라모나 아그루마와 대리모를 고용해 아이를 데려왔다.

자신의 욕구를 위해 결혼 없이 대리모를 고용해 아이만 취하는 사람들도 있다. 할리우드 스타 엠버 허드는 “아이를 갖고 싶었고, 내 방식대로 하고 싶었다. 아이를 얻기 위해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주장하면서 정자를 제공받고 대리모를 고용해 아이를 데려온 사실을 밝혔다.

한편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이른바 ‘대리모를 통한 자녀 출산’은 중개행위 유무나 대가관계 유무를 불문하고 그 자체가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며 “ 출산될 자녀를 거래 대상으로 하고 있고, 출산된 자녀의 정체성에 혼란을 야기시킬 위험이 있는 등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해야 하는 헌법적 가치질서에 반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리모 같은 소리’의 저자 레나트 클라인은 “대리모는 아이를 사랑 혹은 돈을 이유로 그를 기른 생모로부터 떼어놓는 행위이며, 어떤 동의나 선택을 들먹인다 해도 이것은 여성의 신체 완전성에 대한 침해”라고 지적한다.

세인트폴 세계관 아카데미의 정소영 미국변호사는 “한 부유한 동성 커플이 자기들이 원하는 스펙의 아이를 얻기 위해서는 성인들의 장기의 일부인 정자, 난자, 그리고 자궁을 판매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는 인간 상품화의 극치”라며 “다수가 장기거래에 대해 혐오감을 드러내고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똑같은 자궁, 정자, 난자 판매 행위에 대해서는 왜 관대한 시선으로 보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한 바 있다.

정 변호사는 “아이가 부모에 대해 알 권리와 부모에 의해 사랑받고 양육받을 권리를 침해당했으며, 국가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게 됐다. 출생뿐 아니라 동성결혼 가정 안에서 자랄 때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생물학적 정체성에 대해 알고 싶은 인간의 본능적인 물음에 대한 답이 없기 때문에 정자나 난자 기증으로 수정된 많은 자녀들은 오랫동안 생물학적 부모를 찾아 헤매고 또한 정체성의 혼란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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