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에 가두고, 가시밭 달리게 하며 개종 강요하기도
에리트레아에서 수십 명의 기독교인들이 체포돼 수도 외곽에 위치한 감옥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의 보도에 따르면,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릴리스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은 최근 “44명의 기독교인들(여성 39명과 남성 5명)이 한 집에 모여 있다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에리트레아 수도 아스마라 외곽에 있는 마이 세르와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에리트리아 감옥에 있는 기독교인의 수는 현재 총 4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릴리스인터내셔널의 현지 파트너인 베르헤인 아즈멜라쉬(Berhane Asmelash) 박사는 “에리트레아는 마치 거대한 감옥, 북한과 같다”고 했다.
에리트레아는 2002년 정부가 대부분의 교회를 폐쇄한 이후 기독교인이 되기에 가장 어려운 나라 중 하나가 됐다. 수니파 이슬람교, 에리트레아정교회, 로마가톨릭, 루터교는 허용되지만, 다른 모든 종교는 심각한 박해를 받고 있으며 ‘국가의 적’으로 간주된다.
이들 교파에 속하지 않은 기독교인들은 신앙을 이유로 일상적으로 투옥되며, 일부는 낮에는 뜨겁고 밤에는 얼어붙는 사막의 선적 컨테이너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한 그리스도인 여성은 16년 동안 수감됐다가 최근 석방됐다. 그동안 그녀는 마이 세르와 교도소의 선적 컨테이너에 갇혀 고문을 당했다.
그녀는 “주로 10대들이 감옥을 드나들었고, 석방을 위해 신앙을 포기했다”며 “그들 중에는 목사들도 있었다. 교도관들은 내게도 ‘우리는 힘으로 할 것이다. 만약 네가 따르지 않는다면 죽을 것’이라고 압박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홍해 연안의 다른 감옥으로 이송됐고, 그곳에 수감돼 있던 다른 기독교인들과 함께 하루에 물 한 컵만 나오는 지하 감옥에 갇혔을 때도 압박은 계속됐다고 한다.
교도관들이 어느 날 밤에는 그녀와 다른 여성 수감자들에게 맨발로 가시밭을 달리게 하며 신앙을 포기하라고 압박했으나, 그녀는 “하나님께서 내게 생명을 주셨다. 하나님께 나의 생명을 바치는 것은 작은 일”이라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그녀는 “한번은 구타가 너무 심해서 영혼이 이 몸에서 분리되는 것을 봤고, 천사들의 노래를 듣기도 했다”며 “하나님은 고문 중에 나를 붙들어 주셨고, 내가 예수님의 팔에 안겨 있는 아름다운 환상을 보여 주셨다”고 말했다.
그녀는 “예수님을 닮은 남성이 여자아이를 안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기뻐하고 즐거워했지만, 남성은 구타로부터 그녀를 지켜주고 있었기 때문에 몹시 괴로워했다”며 “막대기가 내가 아닌 예수님을 향했기에 난 매질을 참을 수 있었고, 환난 중에도 그분이 항상 함께하셔서 이기게 하셨다. 이것이 내가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던 믿음”이라고 했다.
그녀는 “고통을 감당할 수 있는 은혜를 받았고, 나를 때리는 이들을 보면서 ‘지금은 고통받고 있지만 이것이 나를 영광으로 인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를 고문하는 이들은 웃고 있었지만 그들의 끝은 그렇지 못할 것임을 알았기에, 그들을 사랑하기 시작했다”며 “그 순간 마음에 성경구절이 떠올랐고,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하니 그들을 용서해 달라’는 기도가 나왔다. 나는 그날 밤을 승리로 마쳤다”고 했다.
아울러 “여러분의 기도가 날 구했다. 이 승리는 우리 모두의 승리다. 하나님의 은혜가 모든 것을 가능케 하셨다.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 참 복된 것 같다. 지금도 날 감옥에 가두고 삶을 비참하게 만들려는 이들을 미워하지 않는다. 그들을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릴리스인터내셔널의 폴 로빈슨(Paul Robinson) CEO는 “에리트레아의 형제·자매들은 우리들을 필요로 한다. 그들과 기도로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신앙의 자유는 모든 인간 자유의 초석이다. 릴리스인터내셔널은 에리트레아가 모든 기독교인 수감자를 석방하고 완전한 신앙의 자유를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