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꽃 피운 시각장애인들…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출범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웨슬리사회성화실천본부, 부천서 무료급식 사역 시작

감리교 ‘생명을 나누는 사람들’
시각장애인연합 부천지회와 협력
매일 낮 12시 무상으로 식사 제공
“장애를 넘어 복음의 빛 비추길”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에 시각장애인들은 웃음꽃을 피웠다.  2월 9일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봉사단 발대식을 앞두고 진행된 식사시간, 봉사자들이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을 위해 손수 음식을 담아 주고 있다. ⓒ송경호 기자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에 시각장애인들은 웃음꽃을 피웠다. 2월 9일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봉사단 발대식을 앞두고 진행된 식사시간, 봉사자들이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을 위해 손수 음식을 담아 주고 있다. ⓒ송경호 기자

코로나19와 경기 침체로 인해 복지사각지대와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관심과 지원의 손길도 위축돼 가고 있는 이 때, 기독교계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온정을 나눴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산하 NGO ‘생명을 나누는 사람들’과 (사)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부천시지회가 주최하고 웨슬리사회성화실천본부(대표회장 홍성국 목사)가 주관한 ‘시각장애인 무상급식 후원 및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봉사단 발대식 감사예배가 9일 오후 12시 부천시 해밀도서관 시각장애인 쉼터에서 열렸다.

예배에 앞서 소식을 전해들은 관내 시각장애인들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속속들이 쉼터로 모여들었다. 식사를 준비하는 봉사자들의 손길은 바빠지고,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에 참석자들은 웃음꽃을 피웠다.

▲9일 12시 부천시 해밀도서관 시각장애인 쉼터에서 무료 급식이 진행되고 있다. ⓒ송경호 기자
▲9일 12시 부천시 해밀도서관 시각장애인 쉼터에서 무료 급식이 진행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시각장애인 박승부 회원(48)의 아름다운 선율을 담은 피아노 반주로 시작된 감사예배에서는 웨슬리사회성화실천본부 사무국장 함영석 목사의 사회로, 기도와 찬송에 이어 강은나 장로(주님과함께하는교회)가 기도했다.

이어 ‘누가 나를 다스리는가(창 1:14~19)’를 제목으로 설교한 성상모 목사(사랑과마음상담센터 대표, 주님과함께하는교회 담임)는 참석자들에게 육신의 장애가 오히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기회가 되고, 내면에서 복음의 빛을 비춰 그리스도의 사랑을 다른 이에게 전하고 위로를 주는 이들이 되기를 권면했다.

성 목사는 “하나님께서는 그 시대 신앙인들에게 방탕과 탐욕이 가득하다고 질타하시고, 속을 깨끗하게 하라고 하셨다”며 “눈을 떴다 해서 눈 뜬 자가 아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리고 육신의 종이 되어, 돈·출신·육신과 안목의 정욕에 매여 주를 진정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기 자신을 위해 살지 아니하고 보내신 자를 위해 살게 하셨다. 눈을 볼 수 없다 해서 복음을 전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를 통해 다른 이들을 위로와 격려, 기쁨, 사랑을 주고, 그로 인해 치유를 얻어 복음의 빛을 비춤으로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특별순서로 이철용 제13대 전 국회의원이 축사를 전했다. 갓난아이 시절 결핵성 관절염을 알아 3급 지체장애인이기도 한 그는, 1988년부터 1992년도까지 헌정 사상 최초 장애인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입법 활동을 펼쳤다.

이 전 의원은 “그 당시에는 국회조차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부족했고, 신체장애와 능력장애의 구분조차 없었다. ‘놈 자’(者) 자를 써서 장애자라고 부르던 것을 장애인으로 변경했고, 장애인이 동정과 시선의 대상이 아니라 당당하게 세금을 내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주체적으로 살 수 있도록 고용촉진법을 발의했다”고 회고했다.

▲사랑과 마음 상담센터 대표 성상모 목사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배식 봉사를 펼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사랑과 마음 상담센터 대표 성상모 목사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배식 봉사를 펼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이어 “‘장애를 입었다’는 표현은 옳지 않다. ‘당한 것’이다. 장애인의 상당수가 후천적이며, 선천적인 이들조차 사실은 약품 오남용, 환경 파괴, 산모의 건강 등에 대한 정부 정책 미흡 등으로, 사실상 모두가 가해자이면서도 피해자”라며 “예수님께서는 장애를 누구의 죄도 아니라고 하셨다. 그렇기에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발대식을 보며 가슴이 뭉클하다. 작은 내어놓음으로 모두가 함께 사는 기적을 함께 이뤄내자”고 당부했다.

조정진 목사(생명을나누는사람들 상임이사, 웨슬리사회성화실천본부 상임이사 )의 광고와 감리교미래정책연구원장 이상윤 목사의 축도로 예배가 마무리됐다.

지역교회 성도들이 봉사자로 참여
“받는 삶에서 주는 삶 되길 소망”

시각장애인 무상급식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사역은 지난 2월 1일을 시작으로 매일 부천시 해밀도서관 시각장애인 쉼터에서 진행된다. 낮 12시부터 1시간 동안 무상으로 제공되며, 배식봉사와 청소 등은 지역교회 성도들이 봉사자로 동참한다.

조정진 목사는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등록 시각장애인 수는 25만 2,703명이며, 이 중 55.68%가 65세 이상, 차상위 계층을 포함하면 70%에 가까운 시각장애인들이 정부 보조금인 기초생계비로 어렵게 살고 있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 중에서도 제때 식사를 하지 못하거나 끼니를 거르는 시각장애인은 전체의 29.4%에 달해,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사회적 돌봄이 시급하다”며 “신학생 무상급식에 이어 오병이어의 기적이 시각장애인들에게도 사랑의 빛으로 비취길 기대한다”고 한국교회의 관심을 요청했다.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부천시지회 이길준 회장은 “그동안 부천시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시각장애인들을 섬겨왔지만, 식자재 값도 급등함에 따라 영양 높은 식사를 제공하기에 충분치는 못했다”며 “섬김을 통해 앞으로 보다 풍성한 식사를 제공해 기쁨을 줄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시각장애인 무상급식 후원 및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봉사단 발대식에 함께한 봉사자들. ⓒ송경호 기자
▲‘시각장애인 무상급식 후원 및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봉사단 발대식에 함께한 봉사자들. ⓒ송경호 기자

이 회장은 “목사님 말씀처럼, 시각장애인들은 앞을 보진 못해도 마음의 눈까지 먼 이들이 아니”라며 “오병이어 섬김이 계기가 되어 이곳을 찾는 이들이 하나님을 아는 기회가 되고, 마음의 눈이 더 밝게 열리길 소망한다. 생명을 나누는 사람들이 장기기증을 돕는 곳인데, 우리 장애인들도 기회가 된다면 받는 삶에서 줄 수 있는 이들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각장애인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사역을 위해 김명완 목사(인천중앙교회), 김영대 목사(꿈마을엘림교회)가 각각 1광주리(1광주리 50만 원)를 후원했다.

‘시각장애인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무상급식은 지난 2월 1일 시작했으며, 부평중부교회 신경석 목사가 설교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부평중부교회는 2광주리(100만원), 주님과함께하는교회(성상모 목사)는 1광주리(50만원)를 각각 후원했다.

웨사본 사무국장 함영석 목사는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사역은 교회의 후원과 섬김으로 이루어지는 무료급식 사역인 만큼 그리스도인들의 후원과 봉사의 릴레이가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후원 및 봉사참여 문의) 1588-0692 / 조정진 목사 010-3899-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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