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외무부는 이달 초 리비아 서부에서 범죄 조직에 납치됐던 기독교인 6명이 풀려났다고 17일(이하 현지시각) 밝혔다.
이집트 남부 도시 소하그 출신의 이 기독교인들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공항에서 일터로 이동 중 납치됐으며, 그들의 운전자는 즉시 석방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집트 외무부 대변인은 17일 공식 트위터에 “이들 6명이 곧 이집트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석방에 대한 추가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CP는 “수많은 콥트 기독교인들이 죽음을 포함한 극심한 박해를 받을 것을 알면서도 일자리를 찾아 리비아로 건너간다”고 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기독연대(CSW)는 “납치범들은 인질 1인당 3,100달러의 몸값을 요구했었다”고 했다.
앞서 형과 3명의 사촌형제가 인질로 잡혀 있던 하니 사드락(Hani Sadrak)은 “가족들이 집을 팔지 않고는 몸값을 감당할 수 없다”며 이집트 대통령과 정부에 개입을 요청했다.
CSW는 “이 남성들은 다른 국적의 많은 포로들과 함께 아주 작은 방에 갇혀 있었고, 매일 구타를 당했으며, 음식은 거의 제공받지 못했다”고 했다.
CSW의 머빈 토마스(Mervyn Thomas) 회장은 “납치범들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리비아 정부를 압박해 극단주의 및 범죄 집단을 단속하고 소수종교인과 난민에 대한 끔찍한 차별 및 착취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리비아는 수도인 트리폴리와 동부에 본부를 두고 있는 경쟁 정부와의 내전으로 분열됐다. 리비아 서부에서는 민병대가 납치와 인신매매를 통해 막대한 부와 영향력을 축적하고 있다.
6명의 기독교인 남성들에 대한 납치는 2015년 2월 15일 리비아에서 이슬람국가(IS) 전사들이 이집트 기독교인 21명을 살해한 기념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발생했다.
2017년 리비아 내무부는 21명의 콥트 기독교인의 시신이 있는 집단 무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들을 살해한 IS 수감자의 자백으로 트리폴리 동쪽으로 280마일 떨어진, IS의 요새였던 시르테 근처의 집단 무덤을 알게 됐다.
IS는 2014년 12월과 2015년 1월 리비아에서 각각 별도의 사건으로 콥트인들을 납치한 다음, 2015년 2월 15일 이들의 처형 동영상을 공개했다.
리비아는 희생자들을 ‘국가적 순교자’로 선언했다.
앞서 국제기독연대(ICC)는 “희생자 가족들은 사랑하는 이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맞서 죽음의 위협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부인하지 않은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한 아내는 “남편이 신앙을 지켰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순교했다. 그의 믿음은 매우 강했다. 난 그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는 우리와 모든 기독교인들의 존경을 받았다”고 했다.
또 다른 가족은 “난 동생이 이 땅에 살아있을 때 그를 매우 사랑했다. 지금은 이전보다 더 동생을 사랑한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순교의 길을 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