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도, 정부 감시 강화되자 라디오로 관심 돌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순교자의소리, 하루 2차례 단파 라디오 프로그램 송출

▲중국어 단파 방송 프로그램을 녹음하고 있는 순교자의소리 스태프. 순교자의소리는 매일 두 차례 단파 라디오 방송을 중국에 송출한다.

▲중국어 단파 방송 프로그램을 녹음하고 있는 순교자의소리 스태프. 순교자의소리는 매일 두 차례 단파 라디오 방송을 중국에 송출한다.

중국 당국이 지속적으로 예배를 급습하고 기독교 웹사이트를 차단하며 기독교 서적 구매자들을 추적해 처벌하자, 성도들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단파 라디오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사람들은 단파 라디오를 구식 기술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금 중국에서는 단파 라디오 방송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현재 전 세계 라디오 방송의 양대 산맥인 중국과 미국이 중국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단파 라디오 방송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중국 내 단파 라디오 방송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대의 단파 라디오 방송 국가라는 위치를 계속 유지해 왔다. 중국 국영 라디오는 매일 400시간 이상의 단파 방송을 주민들에게 송출할 뿐 아니라, 5개 언어로 된 200개 가량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다양한 주파수로 송출한다.

또 중국은 세계에서 단파 라디오 수신기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1,000개 이상의 다양한 단파 라디오 모델을 제공하고 있으며, 연간 수천만 대의 단파 라디오가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미국 정부가 2010년대 중반, 중국에 송출하는 단파 라디오 방송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송출을 유지할 뿐 아니라 차후에 더 증가시키기로 결정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전례가 없는 수준의 단파 라디오 방송을 중국에 송출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 정부뿐만이 아니라 기독교인들도 중국인들의 단파 라디오 사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가 섬기는 순교자의소리는 2022년 5월부터 하루 두 차례 단파 라디오 프로그램을 중국에 송출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이른비언약교회’ 왕이(Wang Yi) 목사처럼 믿음 때문에 수감돼 있는 목회자들의 강연과 설교, 중국어 기독교 서적 낭독, 고난 속에서 그리스도의 신실한 증인으로 사는 법에 관한 가르침 등이 담겨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청취자들도 정기적으로 순교자의소리에 연락하여 자신들이 순교자의소리의 단파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지만, 그 효과를 입증하는 최고의 증거는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전파 방해 시도”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중국은 영토가 너무 넓어서 전국적인 차원에서 단파 신호를 방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당국자들은 베이징이나 홍콩처럼 인구가 많은 지역에 송출되는 전파를 방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따라서 그런 도시들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우리 방송은 더 잘 들린다고 말하는 한편, 기술을 담당하는 순교자의 소리의 동역자들이 전파 방해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때문에 주파수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고, 대도시에서도 전파 방해를 피해가면서 방송을 송출할 수 있다. 또 중국 당국이 전파를 방해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우리 방송은 매일 중국 전역에서 청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 소리가 단파 라디오 사역에 집중하게 된 것은 중국의 종교법이 더 엄격해진 이유도 있지만, 중국 정부가 인터넷 감시를 강화하고 개인의 미디어 사용 통제하고 ‘사회신용점수제도’(Social Credit System, 국가가 국민의 모든 행동을 수치화하여 통제하고 조절하는 제도)를 시행하여 금지된 기독교 서적을 구매하는 사람들을 추적하고 처벌한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중국에서는 가상사설네트워크(Virtual Pivate Network, 다양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암호화하여 알아보지 못하게 하는 것)를 사용해도 추적된다. 웹사이트에 댓글을 다는 기독교인도 추적된다. 심지어 서점에 가거나 온라인으로 기독교 서적을 구매해도 추적돼 처벌받는다. 기독교 단파 라디오 방송은 이제 중국의 기독교인들이 매일 안전하게 익명으로 기독교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매체가 됐다”고 했다.

이어 “중국에서 해마다 수천만 대의 단파 라디오가 팔리고, 중국 정부도 단파 라디오를 통해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방송을 하는 현재 상황에서 누가 단파 라디오로 기독교 방송을 듣고 있는지 알아내기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기독교 단파 라디오 방송은 대부분 설교를 비롯한 음성 콘텐츠이기 때문에 단파 라디오의 음질도로 충분하다. 단파 라디오는 2차 대전 시대의 기술이지만, 오늘 21세기에 중국 전역에 복음을 전파하는 데 매우 적합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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