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연대, 집회 열고 시의원들에게 결단 촉구
성적 탈선 지도하면 ‘학생인권침해’
‘매 맞는 교사’ 급증… 5년간 888건
서울시민 64,367명이 서명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조례의 제·개정 및 폐지 청구”를 서울시의회가 지난 14일 수리한 가운데, ‘서울시학생인권조례 폐지 범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가 시의원들의 결단을 촉구하며 22일 오전 11시 서울시의회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초중고 학생들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를 내세우며 성행위 할 권리를 주장한다. 조례 제13조 제6항은 ‘학생은 자기가 원하는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를 존중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교사나 부모가 학생들의 성적 탈선이나 이성교제를 간섭하면 학생인권침해가 된다”며 “서울 학생인권조례에 성윤리를 규정한 조항은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한국교총은 최근 5년간 교사 폭행 사건이 888건이라고 밝혔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매맞는 교사가 급증하고 있다”며 “교사들이 정당한 교권 행사를 하더라도 학생 인권 침해 사건으로 둔갑하여 신고를 당하게 된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에 의해 설치된 학생인권옹호관이 ‘학생인권 경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학교에 담배, 술, 위험한 물건을 가져와도 교직원이 검사하고 압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학교에 게임기를 가져오는 것을 금지하거나 휴대폰으로 몰카 촬영이나 부정행위를 하는 것을 예방하기가 거의 어렵다. 학교에 슬리퍼를 신고 오거나, 나시티, 배꼽티, 끈 없는 상의, 핫팬츠, 레깅스, 외설적이거나 폭력적인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고 와도 학교는 규제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들은 “서울 학생인권조례에는 학생의 책임 조항이 전무하고, 교내 질서유지 등 필요한 경우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 규정도 전혀 없다”며 “유치원생부터 학생인권조례를 적용하도록 했으면서도 아동과 청소년의 육체적·정신적 성숙도에 따른 차등적 권리행사를 규정하지 않고 있고, 소위 성인권 등 성적 권리에 있어서 연령의 적합성을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을 위한 조례가 결코 아니다. 학교 구성원이 아닌 제3자를 위한 획일적이고 전체주의적인 통제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을 뿐”이라며 “인권 보장이라는 미명하에 아동과 청소년의 성적 탈선을 조장하고, 비행과 일탈을 방치하며, 교사의 교권을 파괴하였고, 휴식권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의 기초학력미달을 증가시켰다.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오직 폐지만이 답”이라고 했다.
아울러 “학생의 인권은 교육기본법과 초·중등교육법 등 상위법에서 이미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며 “따라서, 조례 폐지로 인한 인권보장의 공백 상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원성웅 전 서울시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길원평 교정넷 운영위원장, 지영준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박은희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대표, 전윤성 자유와평등을위한법정책연구소 연구실장, 오희수 자유민주교육연합 운영위원장, 이명준 학생수호연합 수석대변인, 최재영 학생연합 대표, 배현진 서대문구 학부모, 허은정 생명인권학부모연합 대표 등이 발언했다.
이르면 연내 결정될 듯
한편 ‘서울특별시의회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조례’에 따라 자격을 갖춘 주민들은 직접 조례의 제·개정과 폐지를 청구할 수 있다. 요구되는 청구권자 수는 청구권자 수는 25,000명 이상으로, 서울시의회는 시민연대가 지난해 8월 제출한 6만 4천여 명부 증 서명 검증절차를 거쳐 44,856명의 서명을 유효한 것으로 확인했고, 지난 14일 해당 청구안을 수리했다.
서울시의회 의장은 수리된 청구안을 수리한 날부터 30일 이내 발의해야 하며, 이후 통상적 의사절차에 따라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한다. 이후 상임위원회의 의사결정과 절차에 따라 청구안에 대한 논의 및 심사가 이뤄진다. 의회는 수리일로부터 1년 이내에 심사·의결을 마쳐야 하나 1년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주민조례발안법이 지난 해 1월 시행된 이후 서울에서 주민조례 청구가 제기돼 수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