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판결에 성명 내고 규탄
21일 서울고등법원이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것을 두고 여성단체들이 판결의 위헌성을 지적하고 향후 가져올 혼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바른인권여성연합(상임대표 이봉화, 사무총장 전혜성)은 23일 성명에서 “동성 동거인에 대해서 혼인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유사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실제 사실혼과 같은 부부의 지위를 인정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헌법으로 규정한 가족 개념을 뒤흔드는 매우 위험한 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법원도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兩性)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는 헌법 제36조 제1항의 규정과 민법에서 혼인 당사자를 성별을 구분하는 부부(夫婦) 또는 부(夫), 처(妻)라는 용어로 지칭한 점을 들면서 이들을 동성 부부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동시에 법적으로 가족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을 받도록 허락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의 ‘동성 결합만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하는 차별대우’라는 판단은 아직까지 국민적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소위 차별금지법(평등법) 안에 포괄하려는 성적 지향이라는 요소를 차별의 기준으로 삼는 매우 위법적인 처사”라고 했다.
이들은 “특히 대한민국의 건강보험은 공공의료보험으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험이 완성되어 있기에, 피부양자 지위를 인정받지 아니하더라도 원고가 건강보험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 오직 수급자격 인정 여부에 따라 8개월간 최대 11만원 정도의 건강보험료의 차이가 있을 뿐이므로, 실질적으로 행정소송을 통한 소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이들은 “반면, 동성혼에 대하여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사실혼과 유사한 관계인 동거자로서 수급자격을 인정하는 것이라면, 동성혼 이외의 동거인, 혈족은 아니지만 혈족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수많은 유사가족에 대하여 왜 건강보험에 있어서 부양가족으로 수급자격이 인정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하여는 재판부는 어떠한 대답을 내어놓을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지금 국회에서는 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생활동반자법을 우리나라에 도입하기 위해 수 년째 입법이 시도 중에 있고, 차별금지법 제정, 건강가정기본법 개정 등 건강한 대한민국의 초석이 되는 가족제도를 뒤흔들기 위한 혁명적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이를 통해 멀쩡히 아빠, 엄마의 보호 아래 법률상 가족으로서 보호를 누리던 자녀들이 보호자1, 보호자2에 의해 양육되는 동거인의 신세에 놓이게 만드는 황당한 일들이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마당에 이제 사법부가 나서서 이것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차이가 있다면 당연히 구별해야 한다. 구별이 곧 차별은 아니다. 반대 의견이 있다면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가 곧 혐오는 아니”라며 “이미 우리와 같은 성혁명 전쟁을 겪었던 다른 많은 해외국가에서는 처절한 부작용을 겪은 후에서야 이를 바로잡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