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흔들리는 대학생들… ‘예수 영접’ 확신 10년 새 절반으로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잘 모르겠다’는 답변 17%→49%로 크게 증가

▲서울 오륜교회 청년부에서 기도하는 학생. ⓒ오륜교회 제공

▲서울 오륜교회 청년부에서 기도하는 학생. ⓒ오륜교회 제공

목회데이터연구소, 학원복음화협의회

▲예수 그리스도 영접 여부 설문. ⓒ학원복음화협의회

개신교인 대학생 중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영접했다고 확신하는 비율이 10년 새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영접하지 않았다’는 비율보다 ‘잘 모르겠다’는 비율이 3배 가까이 증가해, 기독 청년들의 신앙의 뿌리가 상당히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복음화협의회(이하 학복협)가 지난해 8월부터 14일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분석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개신교 비율은 14.5%로 2012년 17.2% 이후 지속적으로 줄었다. 가톨릭과 불교인의 수도 크게 감소하고, 무종교인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향후 믿고 싶은 종교에 대해 ‘개신교’는 2017년 35%에서 2022년 21%로 감소한 반면, ‘불교’는 26%에서 46%로 크게 증가했다. 대학생 사이 개신교 이미지/신뢰도의 하락을 보여주는 데이터다.

전도받은 경험은 41%→17%
집회 참여 증가 소그룹은 감소

100명 중 83명은 전도나 포교를 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2017년도 69%에 비해서도 크게 늘어난 수치다. 전도를 받은 이들마저 다수는 신천지(32%, 중복응답), 여호와의증인(13%), 하나님의교회(10%) 등 이단에 의해서였다.

반대로 전도의 경험(있다+전도는 했지만 인도는 못했다)이 있는 학생은 2012년도 42%에서 10년 새 24%로 줄어, 교회 및 선교단체의 전도가 10년 새 상당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개신교 대학생 중 교회를 다닌 경험이 있는 이들은 27%로, 이들 중 초등학교 때 또는 그 이전에 떠난 이들이 47%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중학교 때’가 25%였다. 교회학교에서 이 시기 학생들의 신앙이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말해 준다.

▲지난 한 달간 참석한 신앙 활동 설문. ⓒ학원복음화협의회

▲지난 한 달간 참석한 신앙 활동 설문. ⓒ학원복음화협의회

개신교 대학생 중 교회에 출석하는 비율은 58%로 5년 전 72%에 비해 줄었다. 주일성수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33%에서 22%로 줄었다. 교회를 나가지 않는 42% ‘가나안’ 학생 중 온라인으로 예배드리는 비율은 37%, 예배를 드리지 않는 비율은 63%였다.

연구소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현장 예배가 온라인 예배로 전환되면서 설교는 언제든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으므로, 주일 예배를 정해진 시간에 꼭 드려야 한다는 의식을 약화시켰으며, 이러한 의식의 누적은 예배 자체를 소홀하게 하는 결과를 빚었다”고 봤다.

개신교 학생 중 ‘예수를 영접했다’는 이들도 크게 줄었다. 2012년 영접했다는 비율이 63%였던 것이 10년 새 33%로 줄었다. 특히 ‘잘 모르겠다’며 신앙의 확신을 갖지 못하는 이들은 17%에서 49%로 대폭 증가했다.

▲전도 받은 경험 설문 ⓒ학원복음화협의회

▲전도 받은 경험 설문 ⓒ학원복음화협의회

‘지난 한 달간 참석한 신앙활동’을 분석한 결과 수련회/찬양집회/부흥회 등 집회 성격은 2017년도에 비해 오히려 28%에서 41%로 늘었다. 소그룹 나눔(30%→37%), 기도회 참석(23%→31%), 성경통독(15%→23%) 역시 증가했다. 반면 소그룹 나눔(성경공부39%→32%), QT(25%→22%)는 감소했다.

예배 시간을 제외하고 일주일간 성경 읽은 시간은 평균 26분, 기도는 평균 27분으로 나타났다. 교회 출석자와 불출석자를 비교했을 때 성경 읽은 시간은 교회 출석자(34분)가 불출석자(14분)보다 2배 이상 높았고, 기도한 시간 또한 출석자 평균 35분, 불출석자 16분으로 차이를 보였다.

신앙의 양극화 앞으로 가속화 예상
또래 학생들을 리더, 멘토로 세워야

연구소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예배와 공동체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재난 가운데서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게 되는 신앙적 성숙이 이루어지면서 신앙생활의 양과 깊이가 더해졌다”며 “(반면) 신앙이 약한 청년 대학생들은 더 신앙 활동을 소홀하게 되고, 심지어 가나안 대학생이 되거나 심지어 신앙을 완전히 떠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교회 생활을 열심히 하는 청년 대학생들은 신앙이 더 깊어진다. 이러한 신앙 양극화는 앞으로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해결 방안으로 “신앙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신앙이 약한 청년들을 위한 더 큰 목회적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목회자의 힘과 노력 외에 신앙 활동에 적극적인, 이른바 신앙이 좋은 청년 대학부 학생들을 리더 혹은 멘토로 적극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청년 대학생들은 관계성을 어느 세대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세대이므로, 또래의 리더를 양육하여 이들로 하여금 신앙이 약한 친구들을 돕는 것을 고려하면 좋겠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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