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은혜로… 떠났던 시외버스를 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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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76] 제2차 전도여행(4) 드로아(2)

같은 회사 직원에 긴급히 설명해
전화해 고속도로 직전 버스 세워
버스 놓쳤다면 여행 어려웠을 것
서부 해안 차나칼레 외곽 도착해

▲차나칼레 항구.
▲차나칼레 항구.

앗달리아에서 출발한 드로아(트로이)행 버스가 이른 새벽 이즈미르(서머나)의 대규모 오토갈(시외버스 터미널)에 잠시 정차하였을 때, 필자가 2층 화장실에 갔다가 실수로 다른 출구로 나와서 헤매던 사이 버스는 이미 출발하였다.

당황스러웠으나 하나님께 기도하는 중, 마침 필자가 타고 온 파묵칼레 버스회사 유니폼을 입고 있는 직원을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버스 운전기사에게 전화하여 다시 오토갈로 돌아오도록 부탁하였다.

다행히 이 직원은 영어를 할 줄 알므로 상황을 파악한 그는 버스회사 사무실에 전화하여 버스 운전기사의 휴대폰 번호를 얻어 즉시 운전기사와 통화하여 버스를 정차시켰다.

운전기사는 승객인 필자가 승차하지 않은 것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출발하여, 막 고속도로에 진입하려는 중이었다. 그러므로 필자는 그 직원과 함께 오토갈을 나와서 멀리 도로에 정차해 있는 버스까지 달려갔다.

버스가 어둠 속에서 도로 한 쪽에 서있는 것을 보니 안도가 되었다. 버스를 정차시켜준 직원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영화 <트로이>에 등장한 목마가 차나칼레 부두 광장에 서 있다.
▲영화 <트로이>에 등장한 목마가 차나칼레 부두 광장에 서 있다.

만약 운전기사가 전화를 몇 초 뒤에 받았다면 버스는 이미 고속도로에 들어가 정차할 수 없었을 것이며, 필자는 버스 선반에 두고 내린 노트북 컴퓨터를 넣은 배낭을 분실하였을 가능성이 커 남은 여행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생각이 들며, 이러한 어려움도 모두 충만한 은혜로 도와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후에도 버스는 두 곳에 정차한 뒤 오전 7시 튀르키예 서부 해안에 있는 항구도시 차나칼레(Canakkale) 외곽에 있는 오토갈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차나칼레 시내까지는 파묵칼레 버스 회사에서 무료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30분을 달려, 7시 40분 시내 중심에 도착하였다.

차나칼레는 갈리폴리 반도에서 다르다넬스 해협 건너 맞은편 트로아드(Troad) 반도에 있는 도시이다.

트로아드 반도를 현지인들은 비가(Biga) 반도라고도 부르며, 차나칼레는 ‘토기(土器) 요새’라는 의미이다. 이름 그대로 이 지역은 옛날부터 토기 생산으로 유명한 곳으로서, 오늘날도 품질 좋은 토기와 세라믹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이곳에는 기원전 4천 년 경부터 이미 주민이 거주하기 시작하였으며, 기원전 8세기 그리스인이 정착하면서 식민지로 만들어 아에올리스(Aeolis)라고 불렀다.

▲차나칼레 시내에 있는 갈리폴리 전투 당시 대포와 필자.
▲차나칼레 시내에 있는 갈리폴리 전투 당시 대포와 필자.

그 후 기원전 7세기에는 오늘날 튀르키예 중부에 있던 리디아(Lydia) 왕국에 정복되었고, 기원전 6세기에는 페르시아에 점령되었다. 그 후 알렉산드로스 대왕도 이곳을 점령하였었다.

오스만 제국이 이곳을 점령한 뒤 1462년 메흐메트 2세가 이곳에 요새를 건축하였다. 그리고 수십 년 뒤 멀리 스페인에서 추방당한 유대인들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무역과 해운(海運) 사업으로 번성하게 되었다.

기원전에 세워진 도시이므로 사도 바울도 드로아를 두 번(제2·3차 전도여행) 지나면서 혹시 차나칼레를 방문하였을지도 모른다(물론 그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오늘날 차나칼레는 남쪽으로 25km에 있는 고대 트로이 유적을 찾는 관광객들 때문에 관광도시로서도 크게 발전하였고, 다르다넬스 해협에 면한 주요 항구로서 해운과 물류 수송사업으로 분주한 도시이다.

▲차나칼레 시내 중심 ANZAC 호텔.
▲차나칼레 시내 중심 ANZAC 호텔.

트로이 유적을 가기 위해서는 주로 이곳을 통과해야 하는데, 부두 인근 광장에는 2004년 할리우드에서 만든 영화 ‘트로이’에 나오는 대형 목마(木馬)가 전시되어 있다. 영화 촬영이 끝나고 제작사가 이 목마를 차나칼레 시에 기증한 것이다.

또 시내 중심에는 제1차 세계대전 중 벌어진 갈리폴리 전투 당시 오스만 제국군이 사용한 대구경 대포도 전시되어, 전투 당시 이곳이 전투의 중심에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중 독일과 한편이 되었던 튀르키예(오스만 제국)는 갈리폴리에 상륙한 영국 연방군과 프랑스군을 갈리폴리 반도에서 크게 패배시켜 승리하였으나, 동맹국 독일이 패망하는 바람에 독일과 함께 패전국이 되었다.

영국 연방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ANZAC 부대(호주·뉴질랜드 연합원정군)도 갈리폴리 반도 전투에서 큰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전쟁의 역사를 기억하려는 듯 차나칼레 시내에는 ANZAC이라는 이름의 호텔도 보인다.

※바로잡습니다: 제74회 글 중 “마가는 예수님 12제자 가운데 속하지 않는 것”으로 정정합니다.

권주혁 장로
세계 136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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