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104주년 맞은 우리, 넘치는 자유 속에 살지만…”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한국복음주의협의회 3월 월례회 온누리교회에서 개최

▲한복협 3월 월례회 현장. ⓒ한복협

▲한복협 3월 월례회 현장. ⓒ한복협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최이우 목사, 이하 한복협)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3.1운동 정신과 오늘의 대한민국’을 주제로 3월 10일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개최됐다.

1부 기도회에서 ‘은혜로우신 하나님이여, 대한민국을 살려주소서!’(시 144:9-15)를 제목으로 설교한 오정호 목사(한복협 부회장, 대전 새로남교회 담임)는 “우리 목회자와 성도들이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바로 그 온전한 예배자로 드려질 때, 비로소 우리 대한민국은 복음의 새날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목사는 “3.1절 104주년을 맞이한 지금 우리는 넘치는 자유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의 마음속에는 다윗의 새 노래와 찬양은 온데간데없이 끊임없는 원망과 갈등으로 눈을 뜨고 잠자리에 든다”며 “세계선교 2대 강국으로 소문난 대한민국의 현실과 국민의 영혼은 은혜를 망각한 상태로 허무함과 죄의 심연으로 달려가고 있다. 돈은 벌어 세계의 10대 경제대국으로 자처하지만 마음은 병들어 가고 있다”고 했다.

▲오정호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한복협

▲오정호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한복협

그는 “1950년 6.25남침 한국전쟁에서 오직 낙동강 전선만 남아 있을 때 우리 국군과 국민들은 살려달라고 은혜로우신 하나님께 부르짖었다”며 “오순절 이후 성전 미문 앞에서 구걸하던 나면서 못 걷게 된 사람에게 베드로가 오직 생명의 예수님께 대한 불같은 확신과 순수한 열정으로 외친 그 음성이 그립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궁극적 만족의 알파와 오메가는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힘 있게 고백하기를 원한다. 그리하여 우리 자신도 살고, 우리 국민도 살리는 진정한 복을 온몸으로 체험하기를 소원한다. 민족의 제단에 순국의 피를 뿌렸던 아우내 장터 만세 운동의 주역 젊은 신앙인 유관순 열사의 외침이 우리 가슴에도 메아리치기를 소원한다”며 “일본 제국주의와 맞서서 외롭고도 처절하게 신앙의 절개를 지켜낸 소양(蘇羊) 주기철 목사님의 주님 사랑이 우리의 혈관에도 뜨겁게 흐르면 좋겠다. 이웃사랑, 영혼사랑으로 한 생애를 송두리째 병든 사람, 소외된 사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헌신한 산돌 손양원 목사님의 체화된 그리스도의 사랑을 계승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3.1운동에 앞섰던 ‘평양대부흥’
개신 기독교에 내재된 독립정신

김명섭 교수는 “지리정치적 위치로 인해 한반도는 국제정치의 영향을 크게 받아 왔고, 3.1운동은 또한 그러했다. 3.1운동은 정전협정이 체결되었던 세계대전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윌슨 대통령은 1919년 1월 18일부터 전쟁의 원인이 되었던 ‘제국 대 민족’의 대결구도를 대신할 민족자결주의를 내세우게 된다. 윌슨의 민족자결주의는 ‘상하이 모던’의 공간이었던 국제 조계지의 개신(改新) 기독교 네트워크를 통해 대한인들에게 전해졌다”고 했다.

김 교수는 “개신 기독교가 일제에 맞서 민족운동을 이끌었다든지, 민주화 운동에 크게 이바지했다든지, 많은 병원과 학교를 세웠다든지, 사회복지를 담당해왔다든지 하는 자랑들은 모두 사실”이라며 “그러나 그것들은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파한 결과였고, 복음을 전파하기 위한 수단이었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 1907년 평양대부흥 운동이 1919년 개신 기독교계의 3.1운동보다 먼저 존재했다. 개신 기독교의 본질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김명섭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한복협

▲김명섭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한복협

그는 “개신 기독교의 교리와 개인적 기도의 시간은 동서고금을 통해 독립정신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다. 구한말에는 선교사들과 개신 기독교 지도자들에 의해 세워졌던 교회들뿐만 아니라 병원과 학교들(세브란스, 스크랜튼병원, 전주예수병원, 이화, 배재, 경신, 영명, 오산 등)을 통해 독립정신이 확산되었다. 이승만이 남겨 놓은 많은 기록들은 당시 민족지도자들과 개신 기독교의 관계를 유추해보는 좋은 자료가 된다. 이승만이 출간한 『한국교회핍박』을 보면 1910년 일제의 대한병합을 전후로 전개되었던 개신교와 일본제국주의 간의 치열한 정신적 대결의 일면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역사에서 개신 기독교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었으나 교계 안팎에서 이 사실이 제대로 기억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개신 기독교와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미국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개신 기독교의 사회적 영향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들을 많아졌다”며 “3.1운동 민족대표 33인들 중 개신 기독교인들이 가장 많았다는 사실에만 자족하고 있다 보면 이러한 주장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개신 기독교의 전파를 정치사적으로만 보지 말고, 개신 기독교의 본질로 돌아가서(Ad Fontes) 문명사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개신 기독교가 미국을 통해 들어온 것은 맞지만, 독립정신을 내포한 개신 기독교는 사실 유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스도(基督)를 중심에 놓고 있는 기독교는 유럽의 종교만도 아니고, 보편종교다. 이러한 보편성으로 인해 일본민족의 덴노숭배사상과는 병립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많은 혼란과 갈등의 원인들 중 하나는 조선에서 대한으로 진보해온 대한독립의 역사를 정확히 교육하지 않는 데서 기인한다”며 “대내적으로 국민적 정체성을 분명히 교육하지 않는데, 국민적 통합을 기대하기 어렵고, 대외적으로 국가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지 않는데, 우리 젊은이들이 국제적 경쟁을 이겨낼 정신력을 갖기 어렵다. 대학과 교회가 함께 반성하고, 분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25만에 불과했지만, 3.1 주도한 개신교
자신을 내어줌으로써 빛으로 있는 교회

정운형 교수는 “역사를 잊은 민족과 교회에는 미래가 없다는 명언이 있다. 역사는 기록, 기억 그리고 해석, 세 가지 힘이 작용한 결과”라며 “개신교는 민족정신을 흥기진작(興起振作) 시켰고, 국내외 3.1운동의 7개 중추 세력의 지도자를 통해 일본의 식민 통치에 항거한 강력한 단체로, 천도교와 함께 비폭력 운동을 지향했다”고 했다.

그는 “개신교는 선교 역사가 짧고 따라서 교세가 약하고 신자의 수가 25만에 불과했지만 3.1운동을 주도했으며, 체포되어 투옥된 사람(1,983명, 21.9%)이 많았고, 재산상(가옥, 학교, 교회당)의 피해를 많이 입었다”며 “개신교 신자의 체포·투옥은 2,087건에 달해 모든 종교·부류·단체 중 가장 많았다, 재산상 피해도 가옥 724채, 교회 59채가 불타 가장 피해를 많이 입었다”고 했다.

▲정운형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한복협

▲정운형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한복협

정 교수는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차별화되고 절대적인 희생양을 더 부각하는 종교이다. 예수는 때가 이르자 자발적으로 자신을 내어주었다. 그의 행위는 저항이 아니라 물리침 거부이었다. 교회는 세상에 저항(겨룸)하는 것이 아니라 빛으로 있다”며 “교회의 설교자들은 권력자가 아니라 예언자이자 사상가이다. 그러므로 , 목회자는 이면을 꿰뚫어 보고 해석하고, 목적의식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3.1운동 이후에도 교세는 확장됐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1918년 당시 교회 2,951개, 교인 218,848명이었지만, 1920년 교회 2,970개, 교인 219,500명에서 1925년 교회 3,580개, 교인 262,095명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했다”며 “그러나 지금 한국교회는 교세 축소에 직면했다. 각 신대원의 입학 현황도 낮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통 가운데 들은 ‘젖과 꿀이 흐르는 아름답고 광대한 땅’으로 들어가기 위해 장정 육십만 정도가 광야로 향했다. 모세가 권력자 ‘바로’ 왕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 수 있었던 이유는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말씀에 기초해 생명의 근원이 권력자가 아닌 하나님께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도 모세의 태도를 본받아 정치적 권력 등에 휘둘리지 말고, 하나님 말씀을 올곧게 순종하길 바란다”고 했다.

2부 발표회에서는 유관지 목사(한복협 감사,북녘교회연구원장, 용산감리교회 원로)의 사회로 김명섭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과)가 ‘3.1운동과 국제정치 그리고 오늘의 대한민국‘, 정운형 박사(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객원교수)가 ‘3.1운동과 오늘의 한국교회’ 등을 각각 발표했다.

이후 회장 임석순 목사(한복협 회장, 한국중앙교회 담임)의 인사, 김경원 목사(한복협 자문위원, 서현교회 원로)의 축도, 이옥기 목사(전 UBF 대표)의 광고 등이 이어졌다. 1부 기도회에서는 ‘한국교회를 위하여’ 여주봉 목사(한복협 중앙위원, 포도나무교회 담임), ‘우리나라를 위하여’ 이윤희 목사(한복협 중앙위원, 전 한국군종목사단장)가 기도했으며, 온누리교회가 특송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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