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6장 속 바울이 방문했던 드로아, 그 옛날 트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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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78] 제2차 전도여행(6) 드로아(4)

옛날 그리스 신화 속 트로이 공격
전쟁은 확인됐지만 목마는 ‘글쎄’
전쟁 중 지진으로 성 진입 주장도
바울, 드로아에서 네압볼리 향해

▲트로이 고대 전통의상을 입은 유적지 여직원과 함께 트로이 목마 앞에선 필자.

▲트로이 고대 전통의상을 입은 유적지 여직원과 함께 트로이 목마 앞에선 필자.

트로이 전쟁은 지난 회에 언급한 대로 스파르타의 미녀 왕비 헬레네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의 애정행각이 원인이라기보다, 지리적으로 400km 거리에서 마주보는 부유한 국가들인 트로이와 미케네 사이 교역에서의 경쟁과 마찰 때문에 일어났다고 보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호메로스의 기록에 의하면 미케네 왕국이 중심이 된 그리스군은 트로이를 공격하였으나, 견고한 성안에서 방어하는 트로이군을 격파할 수 없었다.

트로이인들은 외적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성 밖 주위에 해자(폭 3.5m, 깊이 2.5m)까지 이미 파놓았다. 그러자 그리스 장군인 오디세우스의 작전에 따라 군인들이 들어가 있는 목마(木馬)를 트로이 성 앞에 방치하고, 나머지 그리스군인들은 군함들을 타고 트로이 해안을 떠나 트로이 앞바다 8km에 있는 테네도스(Tenedos) 섬 뒤에 숨어 있었다.

당시 트로이의 제사장(아폴로 신전의 신관)인 라오콘(Laocoon)은 목마를 성 안에 끌고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였으나, 트로이 주민과 군인들은 그리스군의 위장 전술에 속아 목마를 전리품으로 여기며 자기들이 섬기는 아테나 여신에게 바치기 위해 성안에 끌고 들어가 밤새 숨을 마시며 잔치를 하였다.

▲트로이는 품질 좋은 토기 생산으로도 유명하다.

▲트로이는 품질 좋은 토기 생산으로도 유명하다.

트로이인들이 술에 취해 잠이 들자, 한밤중에 목마에서 나온 오디세우스를 포함한 그리스 군인들은 성에 불을 지르고 성문을 열었다. 성에 불이 나는 것을 본 그리스 군함들은 다시 트로이성 해안에 돌아와 군인들이 상륙하여 성안으로 쳐들어갔다.

트로이 성이 함락되자 주민은 살육을 당하고 여인들은 노예로 끌려갔다. 이렇게 트로이 성은 그리스군에 순식간에 점령당했다고 호메로스는 일리아드에서 이야기하였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그리스 편에 선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큰 뱀을 보내 라오콘과 두 아들을 질식시켜 죽인다. 오늘날 바티칸 성당의 정원 전시장에는 라오콘과 두 아들이 뱀에 조여서 고통 속에 죽어가는 모습의 조각상이 있다.

사람들은 이 조각상을 ‘라오콘 군상(群像)’이라고 부른다. ‘라오콘의 군상’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과 그리스의 로도스섬에 있는 옛 성 안에도 있는데, 바티칸의 것이 오리지널이다.

▲‘영원한 트로이 돌’. 고대 유럽과 아시아 경계에 있던 트로이 유적 발견 기념으로 2002년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트로이 유적지에 세운 무게 20톤 화강암 기념석.

▲‘영원한 트로이 돌’. 고대 유럽과 아시아 경계에 있던 트로이 유적 발견 기념으로 2002년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트로이 유적지에 세운 무게 20톤 화강암 기념석.

신화로 여겨졌던 일리아드를 읽은 독일인 고고학자 슐리만(Heinrich Schlieman)은 트로이가 실존하였다고 믿어 1863년에 첫 발굴 작업을 시작하였고, 1870년부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였다. 이렇게 그는 트로이 유적을 발굴하여 청동기 시대인 기원전 2900년 경 만든 성벽을 발견하고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에 전쟁이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하였다.

그 후에도 다른 학자들에 의해 발굴작업이 계속되었고, 트로이 전쟁의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목마가 실존하였는지에 대해서는 풀어야 할 문제점이 아직도 많아, 신화 또는 전설로 여기는 학자들이 적지 않다.

즉 일부 고고학자들은 트로이 목마의 용도에 대해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바, 트로이와 그리스 전쟁 중 일어난 지진으로(튀르키예 지역은 오늘날에도 지진이 빈번하다) 트로이 성벽이 무너져 그리스 군인들이 쉽게 트로이 성 안에 진입하여 승리를 거두고, 지진을 일으켜 자기들을 도와준 말 모양의 ‘지진의 신(神)’ 포세이돈에게 감사의 표시로 목마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트로이에서는 기원전 1250년 경 지진이 발생하였다. 미케네 역시 기원전 1200년 경 일어난 지진으로 멸망하였다. 그러므로 미케네인들도 폐허로 변한 고향을 떠나 크레타, 사이프러스 등 지중해 여러 섬으로 뿔뿔이 흩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히살리크 언덕 위에 남아있는 트로이 성 유적.

▲히살리크 언덕 위에 남아있는 트로이 성 유적.

현지인들은 차나칼레가 위치하고 있는 비가 반도의 서쪽 부분을 오랫동안 트로아스(Troas) 또는 ‘알렉산드리아 트로아스’라고 불렀는데, 이곳이 고대의 ‘트로이’이고 로마 시대에 이곳은 무역항으로 크게 번창하였다.

성경에는 트로이를 ‘드로아’라고 표시하였고, 사도 바울이 드로아에서 배를 타고 네압볼리 항구로 가는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사도행전 16장 8-11절). 사도 바울이 방문한 때는 로마 시대이므로, 사도 바울은 한창무역으로 분주한 트로이를 보았을 것이다.

트로이 유적지 정문 입구 안에는 그리스군이 트로이를 점령할 때 사용한 대형 목마가 서있다(물론 1975년에 만들어 놓은 것이다). 트로이 전쟁 당시 트로이는 항구였고, 트로이 성은 해안 가까이 있는 히살리크(Hisarlik) 언덕 위에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옛 항구 모습이 완전히 없어졌고 성채에서 다르다넬스 해협까지 육지가 4km 이상 뻗어있다.

권주혁 장로
세계 136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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