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들에 교구 내 동성혼 주례 허용하는 법안에 제동
영국 하원의 성공회 대표는 “결혼에 관한 교리는 교회가 결정해야 하며, 의회는 이에 관여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사우스웨스트 베드퍼드셔(South West Bedfordshire)의 앤드류 셀루스(Andrew Selous) 보수당 하원의원은 벤 브래드쇼(Ben Bradshaw) 노동당 하원의원이 도입한 ‘10분 규칙’ (ten minute rule) 법안과 관련, 영국성공회의 종교 자유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10분 규칙 법안’은 영국 의원이 법안을 발의하는 방식 중 하나로, 대부분 법으로 제정되지는 않지만 의원들이 특정 문제에 주의를 끌기 위해 자주 사용하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브래드쇼 의원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각) “영국성공회 성직자들이 특별한 경우 교구 내에서 동성결혼을 주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제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법안은 해리엇 하만(Harriet Harman) 전 노동당 부대표, 로버트 버클랜드(Robert Buckland) 전 법무장관, 데임 마거릿 베켓(Dame Margaret Beckett) 전 외무장관과 보수당 피터 바텀리(Peter Bottomley) 경을 포함해 유명 하원의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는 지난달 영국성공회 총회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평생 결합”이라는 결혼 교리를 유지하되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허용하기로 한 투표에 대한 반응이다. 이에 따라 영국성공회에서 동성 커플을 위한 기도와 축복 예배는 허용되지만, 결혼 주례는 허용되지 않는다.
브래드쇼 의원은 연설에서 “하원은 왜 이것이 의원과 의회의 문제인지 물을 수 있다”면서 “영국성공회는 단순한 교파가 아니다. 그것은 영국에서 설립된 교회이다. 영국 의회가 설립했고, 여전히 의회에서 승인된 교회 또는 교회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성공회에서) 여왕은 최고 감독이며, 주교는 여왕이 총리의 조언에 따라 임명한다. 또 여왕은 영국 전역에서 수천 개의 학교를 운영한다. 영국성공회는 설립의 특권과 함께 온 나라를 위해 봉사할 의무가 있다. 모든 시민을 위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동성 결합 관계를 맺고 있는 브래드쇼 의원은 “이 계획에 반대하는 복음주의 교구는 동성애 혐오자”라며 “교회에는 다수를 제지하고 있는 소수가 있었다. 교회 지도부는 그들이 탐닉하는 것을 그만두고 대다수의 성공회 교인들에 대한 주요 사명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셀루스 의원은 “의회는 시노드의 견해를 존중하고, 교리 문제는 교회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위원회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셀루스 의원은 “내가 하원을 나눌 생각은 없지만, 이 안건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영국성공회 총회의 역할을 찬탈하고, 영국성공회가 자신의 교리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 영국 하원의 모든 구성원이 전 세계의 종교와 신념을 위해 옹호하는 자유, 우리가 영국성공회에 동등하게 적용해야 하는 자유를 없앤다”고 비판했다.
그는 “동성결혼에 대해 하원 양쪽에서 주장하는 견해가 서로 다르고, 저도 이 문제가 많은 이들에게 초래하는 개인적 고통과 상처를 잘 알고 있다. 교리 문제를 결정하는 것은 의회가 아닌 영국성공회 총회”라고 했다.
이어 “그것은 1974년 예배와 교리 조치가 의회에서 승인된 이후 거의 50년 동안 정착된 대회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국성공회의 교리를 지휘하는 것은 의회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해외에 있는 형제·자매들을 위해 강조하는 ‘종교의 자유’라는 확고한 원칙을 침해할 것이며, 권리와 보호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해당 법안은 오는 11월 24일에 두 번째 토론을 거칠 예정이다.
브래드쇼는 “나의 법안이 이 문제와 관련된 의회의 입장을 영국성공회 지도부에 분명히 전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