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회 초청도 많지만, 중고 캠핑카로 전국 누비며…”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순교자의소리, ‘지하교회를 준비하는 캠핑 세미나’ 진행

▲한국순교자의소리 공동 설립자인 에릭 폴리 목사와 현숙 폴리 대표가 한국의 한 캠핑장에서 ‘지하교회를 준비하는 세미나’를 인도하고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 공동 설립자인 에릭 폴리 목사와 현숙 폴리 대표가 한국의 한 캠핑장에서 ‘지하교회를 준비하는 세미나’를 인도하고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M Korea) 에릭 폴리(Eric Foley) 목사와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매주 화요일 밤마다 지방에 위치한 캠핑장을 다니며 캠핑카에서 잠을 잔다.

폴리 목사 부부의 목표는 서울의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인들이 한때는 알고 있었지만 몇 세대를 거치며 더 부유해지고 사회적으로 더 받아들여짐에 따라 잊어버린” 기독교 신앙을 기억하도록 돕는 것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우리는 이를 ‘지하교회를 준비하는 캠핑 세미나’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20년 전 현숙 폴리 대표는 북한에 있는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을 지원하고 그들에게서 배우기 위해 남편과 함께 한국순교자의소리를 설립했다.

오늘날 순교자의소리는 전 세계 70개 이상의 국가에서 핍박받고 있는 기독교인들과 동역하고 있으며, 에릭 폴리 목사와 현숙 폴리 대표 부부는 핍박받는 성도들에게서 배운 것을 국내외 각지의 교회들과 나누기 위해 정기적으로 여러 곳을 다니고 있다.

그러나 폴리 목사 부부는 매주 시골 지역 캠핑장에서 자신들을 만나러 오는 소수의 기독교인에게 말씀을 전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한국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 대표. 한국순교자의소리는 매주 화요일 국내 전역의 캠핑장을 다니며 ‘지하교회를 준비하는 세미나’를 진행한다.

▲한국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 대표. 한국순교자의소리는 매주 화요일 국내 전역의 캠핑장을 다니며 ‘지하교회를 준비하는 세미나’를 진행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2017년 제 남편은 ‘지하교회를 준비하라’ 시리즈 3권을 썼다. 이 책은 소위 ‘자유’가 있는 나라에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이 다가오는 핍박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시리즈다. 한때는 모든 기독교인들이 알고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핍박하는 나라의 기독교인들만 기억하고 있는 것을 상기시키려는 목적이 있다. 이 책 출판 당시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우리가 이런 것들을 알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달라요’라고 말했고, 결국 책도 거의 팔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 후에 코로나가 발발했고, 성혁명(Sexual Revolution)이 한국 전역으로 확산됐다”고 했다.

이어 “현재 이 책들은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됐고, 여러 다른 언어들로 번역됐다. 우리는 한국의 대형교회들의 초청도 많이 받는다. 그들은 ‘우리 교회에 오셔서 이 지하교회 세미나를 하시면 목회자 1천 명을 동원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희 부부는 지하교회를 준비하는 사역의 큰 부분이 ‘평소에 가지 않는 곳으로 가서 평소와는 다른 방법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대형교회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중고 캠핑카를 구입했고, 전국 각지의 캠핑장을 예약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2017년 ‘지하교회 준비’ 시리즈 3권을 저술했다. 이 시리즈는 순교자의소리에서 한국어와 영어 및 러시아어와 중국어로 구입할 수 있다.

▲에릭 폴리 목사는 2017년 ‘지하교회 준비’ 시리즈 3권을 저술했다. 이 시리즈는 순교자의소리에서 한국어와 영어 및 러시아어와 중국어로 구입할 수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매주 화요일 저녁 캠핑장에 모여 세미나 참석자들과 저녁 식사를 하는데, 각자가 반찬을 가져온다. 식사 후에는 한국순교자의소리가 가진 사역 철학과 구체적인 사역을 소개한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저녁 내내 대화가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이 세미나의 주요 행사는 수요일에 열리는데, 에릭 폴리 목사와 현숙 폴리 대표 부부는 하루종일 ‘지하교회를 준비하는 캠핑 세미나’를 진행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특별한 내용을 가르치는 세미나가 아니다. 오히려 요즈음 한국교회가 집중하고 있는 특별한 가르침을 전부 제쳐두고, 대신 ‘그리스도와 하나님 말씀 하나면 충분하다’라는 기본적인 메시지로 돌아가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는 교회가 하나님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들일 때 존재하고, 하나님 말씀만으로는 충분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한다는 점을 세미나 참석자들에게 일깨워 준다”고 했다.

그녀는 “기독교인은 그리스도 한 분으로 충분하다는 진리를 신실하게 증언할 때 핍박을 받는다. 복음이 전해졌을 때 세상이 이에 대한 방어로 핍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핍박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또한 우리는 교회와 우리 삶의 외면적 요소들, 즉 성도의 삶에 꼭 필요하다고 우리가 잘못 생각하는 것들을 주님께서 제거하실 때 걱정하지 말라고 참석자들을 격려한다. 이 세미나는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이 우리에게 잊지 말라고 일깨워 주는 기독교적 삶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에 관계돼 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겨울에 캠핑 세미나를 시작했지만, 그때도 기독교인들이 참석했다며 “석유 난로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라면을 먹었는데, 정말 귀한 시간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제 날이 많이 풀렸기 때문에 캠핑 세미나의 장점들이 확실히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세미나 시간이 정말 즐겁다. 우리는 화요일 밤에 캠핑카 밖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수요일 점심 시간에는 야외에서 햇살을 받으며 식사를 한다. 모두가 집에서 음식을 가져와 나누고, 유익한 대화를 하며 소통한다. 세미나를 마치고 돌아갈 때 참석자들은 ‘한때는 알고 있었지만 기독교인들이 삶의 외적이고 본질적이지 않은 부분들에 집중하다가 망각해 버린 무언가를 주님께서 다시 일깨워 주셨다는 사실’을 항상 느낀다”고 했다. 

그녀는 “모임에는 보통 10명에서 15명이 참석한다. 우리는 참가비를 받지 않는다. 참석자들은 우리와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 놀란다. 지난주 한 참석자는 ‘에릭 폴리 목사님이 엄청 유명하신 분인데, 제가 이렇게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놀라워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에릭 폴리 목사님을 아는 이들은 목사님이 세계 도처에서 강연을 하는 분이지만, 이런 작은 모임에서 말씀을 전할 때 목회자로서의 중요한 본분을 감당했다고 느낀다는 사실을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다양한 한국교회 기독교인들이 세미나에 참석한다. 지난주에는 서울 강남에서 온 목사님 한 분과 근처의 작은 침례교회 목사님 부부가 나란히 앉아 계셨다. 신학생, 신학교 중퇴자, 집사님, 장로님, 아직 직분이 없는 기독교인, 심지어 외국인도 참석했다”면서 “복음주의 개신교 기독교인 누구나 캠핑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지만, 순교자의소리 자원봉사팀에 연락해 사전 등록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폴리 부부는 8개 지역을 순회하며 매주 각 도시 근처의 캠핑장에서 세미나를 열고 있는데, 8개 지역을 한 차례 모두 순회하면 처음부터 다시 순회를 시작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에릭 폴리 목사님은 한국의 초기 기독교인 김교신 선생의 말을 인용하기를 좋아한다. 주님께서 김교신 선생에게 ‘시골로 가서 나무꾼을 위로하라’고 말씀하셨지만, 김교신 선생은 주님의 말씀을 따르기도 전에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우리는 그 명령을 받아들여,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대로 매주 시골 지역에 가서 나무꾼들을 위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캠핑 세미나 문의: 02-2065-0703 (한국순교자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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