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요 매체들, 내슈빌 총격에 ‘기독교’ ‘트랜스젠더’ 언급 기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기독교를 성소수자 공동체의 위협으로 묘사한 것과 대조적”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최근 미국 내슈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보도에서 ‘기독교’라는 단어를 사용한 미국 주요 매체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 법무부가 얼마 전 뉴욕주 버팔로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증오범죄이자 인종차별적 행위”라고 표현한 것과 극명히 대조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시카고트리뷴까지 모두 이 사건이 벌어진 장소인 ‘언약학교’를 ‘기독교 학교’라고 언급하는 것을 피했다. 이 사건으로 어린아이 3명을 포함해 6명이 사망했다.

내슈빌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내슈빌에 거주하는 28세의 오드리 헤일로 밝혀졌다. 헤일은 이 학교 출신이고, 트랜스젠더로 알려졌다.

당국은 헤일이 사건 당일 오전 10시경 소총 2정과 권총 1정으로 무장한 채 내슈빌의 그린 힐스 지역에 위치한 학교에 들어 왔고, 이후 경찰의 총격을 받고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했다.

사건 직후 전국 신문은 이 학교가 기독교 학교임을 밝히는 것을 거부했다.

WP는 ‘내슈빌 학교 총격 사건으로 6명 사망’, 시카고트리뷴은 ‘내슈빌 학교에서 총격으로 6명 사망’, WSJ는 ‘내슈빌 초등학교에서 총격 6명 사망’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NBC뉴스 등 다른 매체들은 용의자에게 ‘트랜스’ 또는 ‘트랜스젠더’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3월 28일 헤드라인에서는 ‘기독교’나 ‘트랜스젠더’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NBC뉴스는 한 보도에서 헤일이 트랜스로 식별된다고 살짝 언급했으며, “관계자들은 그것이 이 사건에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여전히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같은 기사는 또한 생물학적 여성인 헤일에 대해 성중립적 대명사인 ‘그들’(they)을 사용했으며, 헤드라인에 “분함이 총격을 촉발했을 수 있다”고 썼다.

CBS뉴스는 처음에 총격 사건이 ‘사립 기독교 학교’에서 발생했으며 ‘총격을 가한 용의자도 사망했다’고 보도한 후, 트윗을 업데이트하며 “여전히 헤일의 성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3월 29일 현재 CBS뉴스의 주요 기사에는 헤일의 트랜스젠더 정체성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대신 헤일이 27일 공격 이전 5개 매장에서 7개의 총기를 구입했다고 알려진 부분만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 크리스포스트(CP)는 “최근 몇 달 동안 많은 국내 언론 매체가 기독교인을 성소수자(LGBT) 공동체에 대한 위협으로 묘사하려고 했다”며 이번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를 지적했다.

남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치노 힐스 갈보리 채플’(Calvary Chapel Chino Hills)의 설립자인 잭 힙스(Jack Hibbs) 목사는 CP와의 인터뷰에서 “기독교인이 특별히 총격 사건의 표적이 되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주류 언론은 기독교인을 LGBT 공동체에 대한 위협으로 묘사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힙스 목사는 “이러한 개념은 실제라기보다 선동이다. 왜냐하면 기독교 공동체는 미디어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성소수자 공동체에 적대적이지 않고, 오히려 성소수자 공동체에 희망과 사랑, 위안을 가져다 주는 실질적인 해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독교인과 기독교 전반에 대한 적대감을 조장하는 데 언론의 책임이 있다. 전 언론이 이러한 태도와 사고방식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사람들이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면, 기독교인들이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 손을 뻗어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힙스 목사는 “그들은 혼란스럽고 두려워한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그들을 위한 유일한 답이며, 그것을 아는 기독교인은 결코 그들의 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P는 “이번 총격 사건에 대한 언론의 이러한 반응은, 연방정부 관리들이 아직 언약학교 총격 사건을 증오 범죄로 선언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 법무부는 지난해 5월 뉴욕주 버팔로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증오범죄이자 인종차별적 행위’라고 표현한 것과 극명히 대조적으로, 내슈빌 총격 사건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기자회견에서 “기독교인들이 내슈빌 총격 사건의 표적이 되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하며 웃었다.

기자가 “보수적이고 저명한 비평가인 조시 홀리(Josh Hawley) 미주리 상원의원(공화당)은 기독교인들이 총격의 표적이 됐다고 믿고 있다”고 말하자 바이든은 “글쎄, 난 아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웃으며 “잘 모르겠다.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오전 홀리 의원은 크리스토퍼 레이(Christopher Wray) FBI 국장과 알레잔드로 마요르카스(Alejandro Mayorkas) 국토안보부 장관에 서한을 보내, 연방법에 따른 증오 범죄로 세 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6명의 목숨을 앗아간 내슈빌 언약학교의 총격 사건을 조사해 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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