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실화탐사대’서 사연 전해… “새 인생 위한 도움 필요”
MBC ‘실화탐사대’가 30일 JMS(기독교복음선교회) 2세들의 사연을 전했다.
방송에서 가명으로 출연해 자신이 JMS 2세라고 밝힌 박 씨는 “많이 무서웠다. 너무 무서웠다. ‘내가 여기 있다가는 살아서 나오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JMS를 나왔다”며 “저희 집에 돌아다니다 보면 다 정명석 얼굴이었다. 온 집안 자체가 정명석으로 물들여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또 JMS를 나오고 싶어도 못 나오는 이유를 ‘가족’ 때문이라며 “나오려면 가족을 버려야 된다”고 했다.
박 씨는 “한번은 부모님께 남자친구를 걸린 적이 있는데, 부모님이 남자친구한테까지 ‘사회생활을 못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며 어머니가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어머니는 딸에게 “그러고도 직장을 다닐 수 있는지 보자”, “니 영혼 지옥으로 끌고 간 것처럼 살아 있는 지옥을 보여 주지 절대 조직생활을 못할 거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패널들은 “너무 무섭다. 왜 이렇게까지 말하는 거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JMS 2세 B씨는 “JMS라는 종교에서는 이성 친구를 사귀면 안 되고, 애인을 떠나 소위 말하는 남사친·여사친도 굉장히 강력하게 제재한다”며 “문화, 노래, 예능, 음란물, 자위 행위까지 다 체크한다”고 했다. B씨는 “무서운 것이, 지금은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하도 세뇌가 많이 되어 있다 보니 ‘내가 메시아를 배척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아직도 조금 있다”고 했다.
이들이 제공한 30가지가 넘는 JMS 교회 지침서에는 “이성행위, 자위행위, 만지는 행위가 잘못됐다는 것을 잊으면 죽는다”, “가정국과 장년부는 자녀 관리를 잊으면 죽는다” 등의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또 JMS에서 ‘스타(상록수)’로 활동했던 JMS 2세는 “섭리에서 운영하는 호텔에서 정명석과 면담을 진행했다. 방에 들어갔더니 1대1로 면담을 했다. 정명석이 갑자기 ‘일어서 보라’고 해서 손의 맥을 짚어 보더니 ‘건강검진을 해주겠다. 한바퀴 돌아보라’고 해서 돌았더니 갑자기 내 뒷모습을 보면서 ‘좋네’라는 말을 했다. 잘못 들었나 싶었다. 정명석이 갑자기 끌어당기더니 스타킹 안에 손을 넣더라. 자궁 검진을 해주겠다고 했다”고 성폭행당한 일을 폭로했다.
노지민 상담사(前 연세상담코칭지원센터)은 “이 아이들한테는 이곳이 자기들이 사는 나라다. 이 아이들은 그 안에서 교리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이 살고 있는 곳의 법을 따른다. 이게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기 전부터 이 생각들이 반복적으로 교육되고 주입됐기 때문에, 오히려 깨달아서 알고 나오는 게 훨씬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는 유명 빵집의 송성례 대표가 출연했다. 송 대표는 얼마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JMS 2세임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송 대표는 “저는 JMS에서 태어난 2세다. 이건 제가 지울 수도 없고 바꿀 수도 없는 과거다. 저의 부모님은 월 30만원을 받으면서 저와 오빠를 키우고 그 누구보다 착하게 사셨다. 다만 착한 것과 진실을 보는 눈을 갖는 건 다른 말”이라며 “불행 중 다행으로 미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교주를 만나본 적도 없고 크게 관여한 바는 없었다. 그리고 점점 머리가 커가며 스스로의 자아가 생기고 독립했다. 사실을 알리고 용기를 내 이런 중요한 다큐(넷플릭스 ‘나는 신이다’)를 만들고 출연해 주신 분들에게 저의 목소리를 조금이나마 보태고자 이 글을 쓰게 됐다. 이곳에서 태어난 2세들과 교인들은 성폭행을 피해가더라도 계속해서 세뇌와 죄의식 속에서 자란다. 세상 사람들과의 교류는 물론 미디어로부터도 단절되고, 이성과는 단둘이 어디든 있어선 안 된다”고 했다.
송 대표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섭리에서는 상록(스타)들을 엄청 아끼고 우월감을 불어 넣는다. 스타는 리더가 될 수 있다”며 “스타는 기쁨조의 느낌으로 꾸린 것 같다. 정명석 같은 사람이 가장 원했던 건, 나를 신으로 믿고 고귀하고 순결하게 큰 이 아이를 신부로 삼기도 하는 걸 원했던 것 같다”고 했다.
또 JMS 2세인 DKZ 경윤, 배우 강지섭 등이 JMS를 탈퇴했음에도 사회적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2세들한테 JMS에서 나와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을 하고 싶다. 저희가 피해자라고 말해도 믿어주지 않는 사람도 많고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들이 많지만, 따뜻한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나올 용기를 내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신동엽은 “무조건 비난할 게 아니라 그곳에서 나와 인생을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는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강다솜은 “제작진 취재 결과 JMS 청년부 절반이 세뇌된 섭리 2세다. 이들은 이 안에서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이들이 JMS를 탈퇴해서 사회에 나왔을 때 잘 적응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한편 4월 초 JMS 정명석이 6차, 7차 공판이 예정돼 있다. 이 공판에는 외국인 피해자가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