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기간 초과로 불법 체류 혐의
종교의 자유를 찾아 본토를 떠났던 중국 기독교인 60여 명이 태국에서 구금돼 추방 위기에 놓였다.
1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선전 소재 심천성개혁교회 성도들 63명이 태국 파타야에서 체포돼 방콕으로 이송됐다. 이 가운데는 어린이 35명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17세기 초 신앙의 자유를 찾아 영국에서 북미 대륙으로 떠난 이들을 실은 배의 이름을 따 ‘메이플라워 교회’(Mayflower Church)로 불렸다.
이들 중 성인들은 비자 기간을 초과해 불법체류 혐의로 기소됐으며, 대부분 태국에 1년 미만 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인들은 3년 전 중국 정부의 종교 박해가 심해지자 난민이 됐으며, 먼저 한국 제주도로 피신했으나 난민 신청을 수 차례 거절당한 후, 지난해 태국에 입국했다.
이들은 현재 본국으로 강제 송환될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방콕 외국인수용소에 구금돼 있다.
종교적 박해를 받은 사람들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프리덤 시커스 인터내셔널’(Freedom Seekers International, FSI) 디아나 브라운 회장 등 미국인 2명이 이들이 미국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왔고, 유엔난민기구에도 이들의 보호를 요청했다.
브라운 대표는 “미국 텍사스주에 이들을 재정착시키려고 노력해 왔지만, 태국에서 비자 문제가 발생했다”며 “중국인들의 비자가 만료됐지만, 태국에서 비자를 갱신할 때 중국 대사관에 보고해야 하는 규정이 새로 생겼기 때문에 연장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대사관에 간 사람들이 사라져 다시 볼 수 없었기에 방법이 없었다. 그 뒤로 숨어서 지내야 했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도 메이플라워교회 성도를 본국으로 송환하지 말 것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HRW 측은 성명에서 “태국 당국은 중국 내 기독교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위험을 인식해야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그들을 강제로 돌려보내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태국이 63명의 중국 기독교인이 현지에 머물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다른 나라에서 보호받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권리를 존중하는 정부는 위험에 처한 망명 신청자들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빠른 시일 내 표명해야 한다"고 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차이나에이드(China Aid)의 밥 푸 목사는 “경찰에 송환되는 과정 속에서 방콕 공항으로 향할까 두려움에 휩싸인 교인들은 버스를 강제로 세우고 하선하기도 했다”며 “두 명의 여성은 경찰관들에게 폭행당하고 일부 교인들은 울부짖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고 전했다.
태국은 지난 2015년 고문이나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며 송환을 거부한 위구르족 109명을 중국으로 추방한 바 있다. 당시 유엔난민기구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고, 미국 정부도 추방을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