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 의견 높지만 ‘윤리적 적절성’에는 혼란 느껴
‘신드롬’이라 불릴 만큼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ChatGPT(이하 챗GPT)를 한국교회 목회자들 중 이미 절반 정도가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교에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비율은 20% 정도이며, 챗GTP를 사용해 본 이들 중 60% 가량은 설교 준비와 아이디어 창출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미래목회말씀연구원과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전국 개신교 담임목사 및 부목사 650명(각각 325명)을 대상으로 (주)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3월 24일부터 이틀간 챗GTP에 대한 인식과 사용 실태를 조사해 최근 발표했다.
먼저 챗GTP를 ‘알고 있다’고 답한 목회자들은 79%(‘매우 잘’ 15%, ‘어느 정도’ 64%)였다. 직접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목회자는 47%였으며, 일반인 평균 36%를 크게 웃돌았다. 사용 경험은 담임목사(40%)보다 부목사(53%)가 높았다.
경험한 목회자 81% “검색 결과 신뢰”
챗GTP를 사용해 본 목회자들에게 만족도를 물은 결과 만족한다(52%)는 답이 불만족(15%)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 챗GTP 결과에 대해 무려 81%가 ‘신뢰한다’고 했다. 46%는 타 목회자에게 추천하겠다고 했다.
실제 목회나 설교를 위해 챗GTP를 사용해 본 목회자는 전체 약 20%였다. 목적은 ‘설교 또는 강의 준비를 위한 자료 획득’이 87%, ‘설교문 작성’이 29%였다.
사용해 본 목회자 중 60%(중복 응답)는 “설교 주제와 개요를 위한 아이디어 창출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설교에 필요한 배경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됐다”(45%), “관련 성경구절을 찾는 과정에 도움이 됐다”(25%), “설교를 준비할 시간을 단축시켰다”(24%)는 의견도 많았다.
“평이한 답변, 부정확한 응답” 의견도
장정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63%는 “일반적이거나 평이한 응답만을 제공한다”고 했다. “영적인 측면을 다루는 부분이 약하다”(51%), “검증되지 않은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응답을 제공하는 것 같다”(43%), “성경구절이나 주제와 관련이 없는 응답을 제공한다”(17%)는 의견도 있었다.
챗GT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검색 결과를 신뢰한다는 반응에 비해 챗GTP로 생성한 설교문에 대해선 대체로 불만족스럽다는 평이었다. 3명 중 2명(67%)은 “평소 내가 준비한 설교문보다 못하다”고 했고, 결과에 ‘불만족’하는 비율이 41%로 ‘만족’한다는 비율 33%보다 높았다.
설교 준비에 챗GPT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윤리성에 대해선 ‘적절하다’ 34%, ‘부적절하다’ 33%, ‘잘 모르겠다’ 33%로 의견이 비슷하게 갈렸다. 연구소는 “한쪽으로 의견이 집중되지 않고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해석했다. 3명 중 1명(33%)는 설교 준비에 챗GPT를 사용한 사실을 공유했다.
‘표절’ 여부에는 대체적으로 관용적
챗GPT를 사용해 작성한 설교문이 표절인지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일부만 사용한다면 표절이 아니”라는 의견이 58%, “전체를 사용해도 표절이 아니”라는 의견이 5%로 다소 관용적이었다. “일부만 사용해도 표절”이라는 의견은 30%였다.
향후 전망에 대해 10명 중 8명은(79%) 목회자들이 설교 준비에 챗GPT를 사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다만 본인이 설교 준비에 챗GPT를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46%만이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목회자의 절반 이상(56%)은 교회가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반면 인공지능 활용으로 인해 개인적인 묵상과 연구가 줄어들고 비판적 사고 및 창의성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연구소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인간의 생각까지 대체할 수 있어 보이는 이러한 고도화된 기술의 인공지능을 앞으로 교회가 어떻게 대처하고 활용할 것인지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