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기독교인 향한 폭력 지속… 국제사회 도움 요청”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기독교 기념일에는 그 강도 더 증가

▲예루살렘 전경.  ⓒPixabay

▲예루살렘 전경. ⓒPixabay

예루살렘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정교회 지도자들이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최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올해 사순절을 맞아 구시가지의 비아돌로로사(Via Dolorosa)를 따라 행진하는 전통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붉은 스카프를 착용했다.

이 스카프에는 지난 2월 미국의 유대인 관광객이 파손한 채찍교회의 조각상을 기념하기 위한 ‘깨진 그리스도 조각상’이 그려져 있었다.

당시 교회에서 찍힌 영상에 따르면, 범인은 출애굽기 20장을 인용해 “예루살렘에 우상을 두지 말라. 이는 거룩한 성”이라고 말하며 조각상을 부쉈다.

이후 예루살렘에 있는 베네딕토회 ‘도미션 수도원’(Dormition Abbey)의 니코데무스 슈나벨(Nikodemus Schnabel) 신부는 “이번 공격은 ‘기독교를 혐오하는’ 새 이스라엘 정부에 의해 부분적인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했다.

슈나벨 신부는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아침 유대 극단주의자가 #예루살렘의 유명한 #비아돌로로사의 첫 기념 장소인 #채찍교회(Flagellation Chapel)에서 ‘채찍질을 당한 구세주의 동상’을 표적으로 삼았다. 현 정부가 격려하고 지지하는, 기독교를 싫어하는 새 이스라엘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적었다.

크리스천포스트(CP)는 그러나 “많은 기독교인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호의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며, 반드시 이 견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전승에 따르면, 이 채찍교회는 예수께서 로마 군인들에게 채찍질을 당하시고 십자가를 처음 짊어지신 곳으로 알려진 곳에 1세기경 세워졌다.

프란치스코 수도사들의 모임인 ‘쿠스토디아 테래 상테’(Custodia Terrae Sanctae)에 따르면, 이 공격은 한 달 사이 5번째 벌어진 것으로, 최근 수도원과 지역 기독교 묘지에 대한 기물 파손 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그리스정교회는 “쇠막대기로 무장한 괴한이 겟세마네에 있는 성모 마리아의 무덤에서 사제들을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그리스정교회는 성명에서 “이스라엘 급진 단체에 의해 교회, 묘지, 기독교 재산을 겨냥한 테러 공격이 거의 매일 발생하고 있으며, 기독교 기념일에는 그 강도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교회는 “교착 상태에 빠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회담이 공격의 원인”이라며 “동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인 23만 명이, 이곳을 미래 국가의 수도로 만들고 싶어하는 최소 23만 명의 팔레스타인인과 함께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장애가 있는 그리스정교회의 한 신부는 “지난주 정교회 수도원을 빠져나가는 동안 2명의 유대교 젊은이들이 침을 뱉었다. 다른 신부가 이에 맞서자, 그들은 후추 스프레이로 그를 위협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복음주의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던 ‘기독교 전도를 범죄화하는 법안’의 통과를 막았다.

3월 22일에 게시된 트윗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유대교 당원들이 제안한, 기독교 개종자를 1년 징역형에 처벌하는 법안에 반대한다”며 “우리는 기독교 공동체에 반대하는 어떤 법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예루살렘 총대주교 테오필로스 3세가 이끄는 예루살렘 교회의 총대주교와 수장들 연합은 부활절 메시지에서 “우리가 이스라엘 당국과 협력하고 그들이 제시할 수 있는 합당한 요청을 수용하기로 합의했음에도, (기독교인들을 향한)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국제사회와 ‘선의를 가진 지역 주민들’에게, 성지에 거주하는 기독교 공동체와 매년 이곳을 방문하는 수백만 명의 기독교 순례자들의 안전, 접근 및 종교적 자유를 확보하고 종교적인 현상을 유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그리스도의 부활과 복음서 전체에서 나타난 거룩한 도시의 중심성을 지적하며, 천사가 빈 무덤에서 여인들에게 처음 인사하면서 “두려워하지 말라… 그가 살아나셨기 때문”(마 28:5-6)이라고 했던 말씀을 인용했다.

이어 “첫 만남부터 오늘날까지 부활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됐는 사실이 부활절 메시지로 남아 있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신 것과 같이 우리도 그와 함께 다시 일으켜져 그와 같은 부활의 소망 안에서 새 생명을 얻었다(로마서 6:4-5)”고 덧붙였다.

한편 현지 경찰은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 남부에 거주하는 27세 주민을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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