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칼럼] 성령세례를 강조한 찰스 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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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본철 교수의 성령론 159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현대교회의 개혁주의적 영성은 주로 칼빈-청교도적(Calvin-Puritan) 배경을 지닌 19세기 부흥운동을 통해 실천되어왔다. 19세기 장로교의 신학적 이슈는 인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있었다. 그 중에서 인간의 부패성을 강조하는 파가 구파(舊派)인 프린스턴(Princeton) 파였고 인간의 자유의지를 강조한 파가 신파(新派)인 유니온(Union) 파였다. 구파 칼빈주의는 인간의 무능력을 강조한 나머지 ‘숙명론’으로 기울어진 감을 주었고, 이같은 소극적인 인간론은 새로운 국가적 이상에 적합하지 않았다.

특히 1830년대 후반에는 미국 개혁파 전통에서 새로운 형태의 완전주의가 피니(Charles G. Finney)와 마한(Asa Mahan)을 중심으로 한 부흥운동으로 일어났다. 피니는 이 부흥을 재조직하고 새롭게 활기를 띄게 만든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가 젊었을 때 한때 칼빈주의 교회에 참석했으나, 곧 칼빈주의 교리에 반발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기독교 교리의 깊은 연구를 통해 1836년경에는 온전한 성결이 이 세상에서 가능하다고 굳게 믿게 되었다. 1837년에 그는 오벌린(Oberlin) 대학에 가서 마한(Asa Mahan) 학장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피니는 개혁파 노선에 있어서 자유로운 구원과 인간의 선택을 강조한 완전주의자들 중의 대표자로 들 수 있다. 피니는 개인적인 특별한 체험을 거친지 몇 년 후, 두 번째 축복을 체험하는 일이 이 세상에서 가능하다고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와 그의 오벌린 대학 동료들은 이른바 ‘오벌린 완전주의’(Oberlin Perfectionism)라고 불리는 가르침을 전하기 시작했다.

피니에 따르면, 사람은 자기가 열망하는 성결의 단계를 단지 자유의지를 훈련하고 ‘올바른 의도’를 계발함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하였는데, 이 같은 피니의 오벌린 신학(Oberlin Theology)은 그가 받은 칼빈주의적 배경에서 기인한 것으로서 웨슬리안(Wesleyan) 성결론과는 분명한 대조를 보인다. 피니는 신파의 영향을 받아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율법을 행할 수 있는 힘을 주셨다는 노선이었다. 반면에 웨슬리안 성결론은 의지적 결단은 성결 체험에 대한 동기일 뿐이고 하나님께서 영혼 속에 성결 체험을 주신다는 노선이다.

피니의 후기 사역에 있어서 그는 성령세례라는 용어를 즐겨 사용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성령세례라는 용어는 남북전쟁 이전보다는 이후에 더 널리 사용되곤 하였다. 초기에 그는 오벌린 완전주의의 선구자로서 참 신자에게 나타나야만 할 변화된 윤리적 삶에 강조점을 두었다. 그런데 그의 후기 사역에서는 그 중심점이 우리의 자유의지와 믿음으로부터 그리스도의 성결을 부여하시는 성령의 능력으로 옮겨갔다.

피니의 성령론이 가장 완숙하게 나타난 것은 그의 마지막 저술인 <능력의 부여>(The Enduement of Power)에 잘 드러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심을 이루는 핵심은 신자는 성령세례의 능력을 통해 하나님의 계획인 지상명령(the Great Commission)을 성취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1858년에는 장로교 목회자인 보드맨(William E. Boardman)에 의해 <더 높은 그리스도인의 삶>(The Higher Christian Life)이 출판되었는데, 이 책은 특히 감리교(Methodists) 전통 이외의 사람들에게 성결의 은혜를 해석할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칭의의 주로서 고백하는 믿음이 있는가 하면 또한 성결의 주로서 고백하는 믿음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 후자의 믿음은 신자의 두 번째 회심(second conversion)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스도께 대한 온전한 헌신을 하고 난 후, 신자는 ‘그리스도께서 거하신다는 의식적인 증거’(a conscious witness of Christ's indwelling)를 얻게 된다. 그는 이 두 번째 회심을 성령세례라고 불렀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더 높은 삶’(Higher Life) 운동에는 보드맨 외에도 로버트 스미스(Robert Pearsall Smith)와 한나 스미스(Hannah Whitall Smith) 등이 크게 활약하였다. 비록 그들은 미국인이었으나, 그들의 영향력은 영국에 크게 미쳐서 마침내 케직(Keswick) 운동에도 큰 감화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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