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철 박사, 개혁신학회서 ‘교회교육의 디지털 전환?’ 발표
개혁신학회(회장 박응규 교수) 제38차 학술대회가 ‘한국교회의 미래 세대: 개혁신학적 전망’을 주제로 8일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윤형철 박사(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가 ‘교회교육의 디지털 전환?: 인간론적 전제에 관한 비판적 고찰’를 발표했다. 논평은 유창형 박사(칼빈대학교)가 맡았다.
윤형철 박사는 “디지털 전환은 우리 시대의 화두다. 온라인 교육이 유일한 해법이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은 교육혁명의 총아로 급부상했다. 교회학교도 메타버스를 교회교육이나 복음전도의 새 활로 개척의 수단으로 삼자는 제안과 시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후 교육 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교육기법에만 몰두했다는 반성이 나오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육공학적인 접근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세계관적이고 신학적인 고찰과 분별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술의 전제가 기독교의 진리와 부합하는지를 진지하게 살펴야한다”고 했다.
윤 박사는 “디지털 전환의 기저에는 생물학적 진화에 기초한 온정적 휴머니즘, 기계진화적인 트랜스휴머니즘, 데카르트의 정신-물질 이원론적 인간론과 계보학적으로 닿아 있다. 특히 트랜스휴머니즘은 간의 지능과 신체를 분리하여 전자에 본질적 의미를 부여하는데, 이러한 주장의 이면에는 데카르트의 유산인 ‘인간 의식(정신)의 탈신체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탈신체화된 이성은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며 파스칼의 주장을 통해 “하나님을 아는 일이 인간의 이성만으로 될 수 없으며, 하나님의 자기 계시와 믿음을 통해서 된다”며 “인간의 위대함은 이성과 자신의 비참함을 인식하는데 있다”고 했다.
또 부버의 주장을 바탕으로 “부버의 대화적 인간론이 근대의 기계적 인간론과 대별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영원한 너’인 하나님의 존재에 있다. 부버에게 ‘영원한 너’는 모든 ‘나-너’의 관계를 이어주는 중심이자 모든 사이의 사이”라며 “부버가 경고한 전체주의 인간론은 인간을 사물과 기계로 취급했다. 부버의 눈에, 과학기술로 인간을 인공적으로 개량하고 조작해서 포스트휴먼으로 만들겠다는 트랜스휴머니즘은 나치독일의 ‘전체주의 우생학이 기술적으로 극단화한 형태’와 다름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북미의 철학자 휴버트 드레이퍼스의 주장을 바탕으로 “인간의 정보처리 방식은 인공지능의 알고리즘과 차별화된다. 인간은 외변의식(fringe consciousness)의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언어적 소통을 기본으로 ‘중의적 관용’을 통해 ‘맥락과 무관한 정밀함’의 방식을 쓰는 인공지능과 차별화된다. 또 문제의 답을 얻을 때까지 인공지능은 가능한 모든 조합을 시도하지만, 인간의 의식은 필수요소와 비필수 요소를 분별하고 어려운 문제를 낮은 난이도의 문제로 분할학나 변호한다. 아울러 패턴 인시에 있어 인공지능은 특정한 특성의 목록을 토대로 모든 패턴을 인식해야 하지만, 인간은 명쾌한 그룹화를 통해 처리할 자료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회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파스칼, 부버, 드레이퍼스는 각각 개신교적 로마가톨릭, 하시디즘 유대교, 인본주의 철학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리스도인이 믿는 진리가 하나님의 창조와 구속이 일어나는 세계에서의 역사적 체험과 분리할 수 없으며 그로 인해 그리스도인의 의식과 공동체성이 구속사의 특정한 역사적 상황에서 빚어지고 그 진리와 체험은 전인에 고스란히 체화된다는 신념에 동조하고 공명한다”고 했다.
또 “교회교육은 하나님의 진리를 다음 세대 그리스도인에게 알리고 전하는 인격적인 전수다. 기독교의 진리는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통해 절정에 이른 현전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왔으며, 우리는 몸으로 참여하는 세상에서의 모든 경험과 삶이 어우러진 전인적 인식을 통해서 그 진리를 만나야 한다”며 “교회는 공동체성과 전인적 만남의 예배와 교육을 통해서 복음의 진리를 전수해 왔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그리고 그런 교육은 신체화된 존재의 참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했다.
끝으로 “인간의 인식과 지성은 몸과 세계를 떠나서 작동할 수 없다. 보고 듣고 배우는 활동은 우리 존재의 전체성에서 일어난다. 이런 인간의 전인적 존재성과 신체성을 외면하는 교육은 진정한 인간을 만들어낼 수 없다”며 “원격학습과 메타버스 교육은 탈신체화된 지성의 가능성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이런 신념과 상충한다. 디지털 교육이 지닌 여러 유익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탈신체성의 전제는 인간됨과 인간다움에 관한 기독교적 확신으로부터 치열한 도전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후 안석일 박사(총신대학교 구약신학), 주종훈 박사(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실천신학)가 각각 ‘역대기를 통해 본 예배의 연속성과 중요성: 교회 공동체의 예배를 다시 생각함’, ‘다음 세대의 회복을 위한 예전적 제안: 개혁주의 가정예배’를 발표하고, 김성진 박사(아신대학교), 이승우 박사(대신대학교)가 맡았다.
안석일 박사는 “역대기 저자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예배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이스라엘의 예배 장소인 성막과 성전이 연속성을 지닌다는 것을 동일한 하나님의 임재하심으로 설명했다. 하나님의 언약 백성은 성막과 성전에서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고백하며 예배했다”며 “따라서 이러한 성막과 성전이 포로 후기 유다 공동체의 예배 장소인 제2성전과도 연속성을 지닌 것임을 암시하며 역대기 저자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예배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역대기 저자는 예배의 중요성을 다윗의 감사 찬양시를 통해 묘사하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하나님의 임재를 구하며 하나님께 찬양과 감사를 드리는 예배의 중요성은 언약 백성으로서 포로 후기 유다 공동체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주종훈 박사는 “성경의 가르침은 가정 중심의 신앙 교육과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가정에서의 신앙 형성과 교육을 위한 당위적 강조는 개혁주의 전통에서 제시한 유산이기도 하다”며 “오랫동안 교회와 가정의 간극이 주어졌고, 가정에서의 교회 경험 곧 가정 중심의 신앙 실천이 간과되어 왔다”고 했다.
그는 “오늘날 변화하는 사회, 디지털 기술에 지배되는 환경에서 교회 중심의 사역은 다시 가정 중심의 사역으로 전환하고 그에 기반을 둔 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시도하는 것이 요구된다. 교회는 가정 중심의 신앙 형성을 위한 가정예배 실천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가정에서의 경건한 대화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며, 공예배와 같은 규칙적인 리듬에 따라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하며, 전세대가 함께 교회와 가정에서 예배할 수있는 방식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가정의 우선적 회복은 다음 세대를 위해 교회의 부흥과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사역의 과제이며, 목회자들이 다시금 집중해야 할 영역”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