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권단체 보고서 발표… 지난해에는 총 5천여 명
지난해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이 최소 5천 명 살해당하고 3천 명 납치됐다. 올해는 1분기에만 1천 명 이상이 박해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아남브라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시민 자유와 법치를 위한 국제사회(Intersociety)’는 13일(이하 현지시각) 현지 및 외교기관의 통계를 바탕으로 한 특별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폭력 사태는 베누에, 카두나, 고원, 타라바, 니제르, 보르노, 요베, 아다마와, 케비 주에서 유독 파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첫 100일 동안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자행된 풀라니 목자들과 지하디스트들의 대량 학살에 1,041명이 희생됐다. 특히 베누에 주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며, 기독교인 380명이 사망했다.
인명 피해 외에도, 지난 10년간 나이지리아에서는 극단주의 폭력이 증가해 수백만 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인터소사이어티는 약 500만 명의 나이지리아인이 난민 캠프에 강제 수용됐다고 밝혔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2022년 9월 마지막 업데이트에서 나이지리아인 약 310만 명이 국내에서 실향민이 됐고, 약 100만 명이 이웃 국가인 카메룬, 차드, 니제르에서 난민이 된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지하디스트 풀라니 목자들, 보코하람,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ISWAP), 알카에다와 연계된 안사루 등 다양한 테러 집단이 폭력에 연루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10월까지 풀라니 목자들과 그들의 지역 동맹에 의해 기독교인 2,650명이, ISWAP, 보코하람, 안사루에 의해 450명이 사망했다. 또 나이지리아 군대의 ‘인종 및 종교 집단’을 표적으로 한 첩보 활동으로 이 기간 동안 55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2021년에는 나이지리아에서 최소 5,191명의 기독교인이 학살됐으며, 3,800명이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납치됐다. 이와 관련해 나이지리아 정부와 보안 기관의 기독교 시민들을 위한 적극적인 보호나 사전 조치가 부족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보고서는 “주로 무슬림 목자들과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특히 북중부·북서부(대부분의 농부가 무슬림인), 남서부 지역의 무슬림 및 농부들과 관련된 폭력이 만연했다”며 “외교위원회가 관리하는 나이지리아 안보 추적에 따르면, 사망자는 2020년 9,694명에서 2021년 10,399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국제 기독교 인권단체들은 나이지리아의 폭력 사태가 ‘대량 학살(genocide)’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나이지리아를 2022년 6월 발표한 종교 자유 보고서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이하 CPC)에서 2년 연속 제외했다. CPC는 정부가 종교의 자유를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침해하거나 가담 또는 용인하는 국가를 말한다.
종교 자유 수호 단체들은 최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앞으로 “CPC 지정과 특사 임명은 해당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종교 자유 침해의 심각성과 문제를 통제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기여를 인식하는 데 중요하다”며 “나이지리아를 CPC로 재지정해줄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