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순교자의소리, BGEA 베트남 집회 지적
지난 3월 4일과 5일, 미국에 본부 둔 빌리그래함전도협회(Billy Graham Evangelistic Association, BGEA) 회장 프랭클린 그래함(Franklin Graham) 목사가 베트남 호치민시 푸토 스포츠 경기장에서 약 14,000명의 청중이 운집한 가운데 “예수님이 오늘밤 이 도시에 함께하신다”고 선포했다.
그러나 한국순교자의소리 CEO 에릭 폴리(Eric Foley) 목사는 “그래함 목사가 이 설교에서 결정적인 진실 한 가지를 빠뜨렸다”면서 “그는 예수님이 그날 밤 베트남 감옥에도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의 전도 집회가 열린 그 주에 베트남에서 일어난 네 가지 새로운 박해 사례를 보고받았다”면서 “각각의 사례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있는 성도와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이 성도는 믿음을 부인하라는 압박을 받고 결국 어쩔 수 없이 마을을 떠나거나 폭행을 당하고 재산을 잃었다”며 “현재 베트남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런 현상이 다른 공산주의 국가의 기독교인들이 전형적으로 겪는 핍박 형태”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는 구소련 시대에 자행됐던 핍박 형태다. 공산주의 국가의 정부는 자국에 종교의 자유가 존재한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 주기를 열망한다. 그래서 빌리그래함전도협회 같은 단체들을 초청해, 세계 언론이 광범위하게 보도하는 가운데 대대적인 전도 집회를 개최한다”고 했다.
이어 “국제적인 복음주의자들은 공산주의 국가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칭송한다,. 그러나 사실 공산국가에는 공산주의 정부에 등록하고 그 종교 규제를 따르는 기독교인과 교회만 자유가 있다”고 했다.
현재 미국 국무부는 1998년에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Act) 조항에 의거해 베트남을 ‘특별감시목록’에 포함시키고 있는데, 이는 베트남의 종교의 자유 침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의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2022년에 발표한 보고서 ‘Report 2022 Vietnam.pdf (uscirf.gov)’에서, 베트남이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극심하게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으므로 가장 높은 수준의 종교의 자유 침해 국가인 특별우려국가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2021년 베트남 관련 국제 종교 자유 보고서 개요’(Vietnam - United States Department of State)에서 “종교 운동가들은 베트남 당국이 정부 승인을 받은 종교단체들을 ‘조종’하고 있으며, 정부 대리인이나 대행 기관이 미등록 종교단체의 활동을 억압하기 위해 마찰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가 지난 3월 호치민시에서 전도집회를 개최한 것을, 그러한 조종의 최근 사례로 보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이 협회는 자신들이 베트남 현지 교회의 초청을 받았고, 베트남을 방문하는 동안 종교의 자유에 대해 베트남 정부와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한다. 공식 웹사이트 ‘A Historic First for Evangelistic Events in Vietnam(billygraham.org)’을 보면, 행사를 허락해준 하노이시 정부 관계자들에게 환영을 받았다며 ‘종교의 자유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베트남 당국자들과 ‘베트남 정부와 함께 일하는’ 교회들을 칭송한다.
그러나 에릭 폴리 목사는 “그 전도 집회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현재 베트남에서 핍박을 받고 있는 기독교인에 대한 언급이 누락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카리스마 뉴스’에 따르면,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전도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성경이 명령하는 대로 당국자들을 위해 함께 서서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경은 또한 믿음 때문에 감옥에 갇힌 성도들도 기억하라고 명령한다. 이는 그 성도들의 편에 서고, 그 성도들에 대한 언급을 빠뜨리지 말라는 의미다. 예수님은 우리가 예수님의 형제·자매 중 가장 작은 자에게 한 일이 예수님에게 행한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따라서 어떤 나라에서 기독교인들이 실제로 박해받고 있는데도 단순히 그 나라 정부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런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예수님이 용납하시는 전도 전략이 아니”라고 했다.
에릭 폴리 목사에 따르면, 순교자의소리는 기독교인을 극심하게 핍박하고 있는 공산주의 국가에서 전도 집회를 개최하려는 빌리그래함전도협회에 대해 역사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그는 “그래함협회는 오래 전부터 이러한 초청을 수락했고, 그것이 특정 국가의 종교적 자유가 신장되는 신호라고 묘사해 왔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설교를 듣기 위해 그래함협회를 초청하는 것이 공산주의 국가의 종교의 자유가 신장되는 일로 입증된 적은 없다. 1984년 빌리 그래함 목사가 모스크바를 방문하여 한 침례교회에서 설교했던 사건을 보면, 빌리 그래함 목사는 참석한 이들에게 소련 정부를 위해 기도하고 복종할 것을 촉구했고, 소련 정부의 초청에 감사와 칭송을 표했다. 그러나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한 기독교인 형제가 ‘노동수용소에 끌려간 200명 이상의 침례교 신자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라고 묻는 현수막을 펼치자, 2분도 안 되어 KGB 요원들이 현수막을 찢고 그 형제를 체포했다. 그 형제는 감옥에서 2년을 보냈다. 그러나 협회는 단 한 번도 그 형제에 관하여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그래함 목사가 전도 집회를 여는 동안 순교자의소리에 보고된 최근의 4가지 핍박 사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며 함께 기도할 것을 요청했다.
“한 달 전 즈음에 기독교인이 된 V를 위해 기도해 달라. V가 그리스도를 믿기로 결단하자, 지역 당국에서 일하는 그녀의 자녀들이 크게 화를 냈다. 그들은 자신들의 어머니를 신체적으로 공격했고 집에서 강제로 내쫓았다. V는 지금 다른 성도와 함께 지내고 있다. 순교자의소리는 V가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조그만 밭을 구입할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나님의 신실한 종, 당(Dang) 형제를 위해 기도해 달라. 당 형제는 예수님을 믿는 다른 형제·자매를 섬기다 폭력배와 지역 당국자들에게 몇 차례 신체적인 공격을 받았다. 최근 그는 다시 한번 구타당하고 휴대폰을 압수당했으며, 그의 오토바이는 파괴됐다. 순교자의소리는 그 수리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공산주의 군부대 출신 쉬옌(Xuyen)을 위해 기도해 달라. 쉬옌은 군인이었을 때 정부가 제공하는 모든 혜택과 보조금을 받았다. 그러나 쉬옌과 그의 가족이 그리스도를 영접하자, 모든 혜택과 보조금이 끊어졌을 뿐 아니라 쉬옌은 땅도 몰수당하고 신체적인 공격도 당했다. 순교자의소리는 쉬옌과 그의 가족을 위해 땅을 구입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키우(Kieu) 형제를 위해 기도해 달라. 키우 형제가 기독교인이 된 후, 마을 주민들이 그의 집에 불을 지르고 그 집을 허물어 뜨렸다. 키우 형제는 근처에 임시 거처를 세웠는데 불안정한 상태이다. 순교자의소리는 수리와 재건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