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칼럼] 성령세례를 강조한 D. L. 무디

|  

배본철 교수의 성령론 160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1870년대 이후부터 미국의 대중복음전도에 가장 두각을 나타낸 인물로서 무디(Dwight L. Moody)를 들 수 있다. 부흥운동가로서 그의 저술 속에는 거룩한 삶과 특히 봉사의 능력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타난다. 웨슬리안-성결 그룹과는 달리, 무디는 성결이 순간적인 체험에 의해서가 아니라 생애 전반에 걸친 지속적인 신앙의 열매라고 보았다. 그래서 성령세례와 성결을 연관시키는 어떠한 종류의 이론도 그는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디는 모든 신자들에게는 이미 성령께서 내주하고 계시다는 사실에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비록 그들에게 성령이 거하실지라도 성령의 능력을 소유하지 못한 이들이 많다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믿었다.

무디는 ‘사역을 위한 성령의 은사’(gift of the Holy Spirit for Service)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는데, 이는 복음적 용어로서 이른바 ‘능력’을 갖춘 크리스천들에게 특별히 주어지는 것으로 보았다. 복음주의자들에게 이 용어는 새로운 회심자를 교회로 인도해 낼 수 있는 믿음의 사람들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었다. 이것이 능력을 소유했다고 하는 사람에 대한 궁극적인 증거였다.

무디에 의해서 강조되어지던 성령의 능력에 대한 가르침을 신학적으로 체계화한 이는 토레이(Reuben Archer Torrey)이다. 토레이는 성령세례가 명확한 체험이라고 강조하면서, 신자들은 자신이 성령세례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혁파적 전통을 따라 죄성이 순간적으로 제거된다고 하는 관념은 거절했으나, 성령의 사역이 죄로부터 정결케 되는 일을 돕는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았다. 특히 그는 신자가 성령세례를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열매는 복음을 증거하는 일이라고 보았다.

그런가 하면 무디나 토레이와는 달리, 고든(Adoniram Judson Gordon)은 성령의 가장 중요한 사역이 신자들을 그리스도와 연합케 하고, 또 그들에게 그리스도와 연합된 유익을 깨닫도록 하는 일이라고 보았다. 이 같은 고든의 성령론은 그리스도 중심적이고, 그 중심은 그리스도를 봉사함에 있어서 능력을 얻으며 또한 변화된 삶을 통해 그리스도를 세상에 드러내는 일에 맞춰져 있다.

모울(Handley C. G. Moule), 마이어(F. B. Meyer) 그리고 머레이(Andrew Murray)와 같은 케직 운동의 지도자들은 1870년대 이후 영국인의 영적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들은 성령의 성결케 하시는 사역에 관심이 많았으므로, 모울은 그의 저서에서 신자는 그리스도의 내주하심의 능력을 의지함으로서 죄로부터 해방 받게 된다고 보았다.

기독교연합선교회(Christian & Missionary Alliance)의 창시자인 심슨(Albert Benjamin Simpson)의 성령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이들은 보드맨과 고든 등의 ‘더 높은 삶’ 노선의 개혁파 성령운동 그룹이다. 그리고 그는 케직의 지도자들과도 믿음과 강단을 활발히 교류하곤 하였다. 예를 들어서 무디와 심프슨이 함께 개최했던 대회에서 마이어, 머레이 같은 케직의 지도자들이 설교하곤 했다.

성결에 대한 심프슨의 입장도 역시 개혁파 ‘더 높은 삶’ 노선과 비슷하였다. 죄성의 정화 차원을 강조한다거나 성결이 신자의 영혼 속에 이루어진 어떤 구체적인 상태라고 보기보다는, 내주하는 그리스도께 대한 헌신과 복종의 삶을 통해 그분이 준비하신 성결의 은혜를 적용하는 것이 곧 성결이라고 보았다. 이처럼 그는 성령의 사역과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십자가의 대속사역 사이의 관계성을 크게 강조를 하였다. 특히 성령의 능력을 통한 신자 안에 ‘내주하시는 그리스도’(indwelling Christ)에 대한 그의 강조가 돋보였다.

이상과 같은 개혁주의적 영성의 기본적인 틀은 ‘그리스도와의 연합’(Union with Christ)와 ‘사역의 능력’(Power for Service)의 모티브를 내재하고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19세기 부흥운동의 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관되는 개혁주의 영성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유튜브 www.youtube.com/user/bonjourbay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10월 3일 오전 은혜와진리교회 대성전(담임 조용목 목사)에서 ‘제2회 한국교회 기도의 날’이 개최됐다.

“한국교회, 불의에 침묵 말고 나라 바로잡길”

대통령의 비상계엄, 자유민주 헌정질서 요청 목적 국회, 탄핵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 증거도 기사뿐 공산세력 다시 정권 잡고 나라 망치도록 둬야 하나 12월 20일 각자 교회·처소에서 하루 금식기도 제안 대한민국기독교연합기관협의회, (사)한국기독교보…

이정현

“이것저것 하다 안 되면 신학교로? 부교역자 수급, 최대 화두 될 것”

“한국 많은 교회가 어려움 속에 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결국 믿음의 문제다. 늘상 거론되는 다음 세대의 문제 역시 믿음의 문제다. 믿음만 있으면 지금도 교회는 부흥할 수 있고, 믿음만 있으면 지금도 다음 세대가 살아날 수 있고, 믿음만 있으면 앞으로도 교회…

김맥

청소년 사역, ‘등하교 심방’을 아시나요?

아침 집앞에서 학교까지 태워주고 오후 학교 앞에서 집이나 학원으로 아이들 직접 만나 자연스럽게 대화 내 시간 아닌 아이들 시간 맞춰야 필자는 청소년 사역을 하면서 오랫동안 빠지지 않고 해오던 사역이 하나 있다. 바로 등하교 심방이다. 보통 필자의 하루…

윤석열 대통령

“탄핵, 하나님의 법 무너뜨리는 ‘반국가세력’에 무릎 꿇는 일”

윤 정부 하차는 ‘차별금지법 통과’와 같아 지금은 반국가세력과 체제 전쟁 풍전등화 비상계엄 발동, 거대 야당 입법 폭주 때문 대통령 권한행사, 내란죄 요건 해당 안 돼 국민 상당수 부정선거 의혹 여전… 해소를 6.3.3 규정 지켜 선거범 재판 신속히 해야 수…

한교총 제8회 정기총회 열고 신임원단 교체

한교총 “극한 대립, 모두를 패배자로… 자유 대한민국 빨리 회복되길”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이하 한교총)이 2024년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국내외 혼란과 갈등 속에서 평화와 화합을 소망했다. 한교총은 국제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과 더불어, 국내에서는 정치권…

차덕순

북한의 기독교 박해자 통해 보존된 ‘지하교인들 이야기’

기독교 부정적 묘사해 불신 초래하려 했지만 담대한 지하교인들이 탈북 대신 전도 택하고 목숨 걸고 다시 北으로 들어갔다는 사실 알려 북한 군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다 체포된 두 명의 북한 지하교인 이야기가 최근 KBS에서 입수한 북한의 군사 교육 영상, 에 기…

이 기사는 논쟁중

윤석열 대통령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광분하는 그대에게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광분하는 사람들 잘 알려진 대로 빙산은 아주 작은 부분만 밖으로 드러나고, 나머지 대부분은 물에 잠겨 있다. 그래서 보이지 않고 무시되기 쉽다. 하지만 현명한 …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