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소리, 北 청년들이 보내온 부활절 편지 공개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20대에 하나님 알게 된 것, 얼마나 큰 축복인지…”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한 번도 성경을 보지 못하고 일생을 마감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는 “북한 내부에서 성경을 받은 주민들이 이번 부활절을 맞아 순교자의소리에 보낸 편지들을 보면,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러한 실상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편지를 보내온 어떤 사람은 ‘조선에 사는 사람들은 하나님을 모르고 생을 마감한다. 그러나 저와 우리는 20대 나이에 (이 성경을 받고) 하나님을 알게 된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며 “순교자의소리는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와 중국에 인신매매로 팔려 온 북한 여성뿐 아니라, 북한 내부 주민에게도 북한 방언으로 번역된 조선어 성경을 배포한다”고 했다.

폴리 대표는 “이러한 성경 가운데 일부는 순교자의소리에 감사 편지를 보내온 북한 내부 주민들이 받은 성경처럼 북한 지하교인에 의해 직접 개인적으로 전달되며, 또한 다른 나라에서 순교자의소리가 양육하는 북한 사람들에 의해 전달되기도 한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소리는 해마다 4만 권에서 5만 권의 조선어 성경을 한국 외부의 북한 주민에게 인쇄본과 전자책 형태로 배포하고 있고, 매일 다섯 차례 북한에 송출되는 단파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성경을 낭송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독립적인 여론조사 기관들의 조사 결과, 이러한 배포를 통해 북한 내부에서 성경을 본 주민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랜 기간 연구를 진행해 온 독립적인 비영리단체 ‘북한인권정보센터’는 2000년 북한 내부 주민 가운데 눈으로 직접 성경을 본 사람이 사실상 0%라고 밝혔다. 이 수치는 2020년 말에 8%까지 증가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수치가 코로나 대유행 기간에 훨씬 더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며 “그 동안,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북한 사람들은 성경을 2배로 요청했다”고 했다.

▲조선어 성경이 녹음된 SD 카드.

▲조선어 성경이 녹음된 SD 카드.

순교자의소리는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 때문에 성경을 전달하는 사역자와 수령자의 안전이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성경 요청을 받고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라디오 방송을 제외하고 어느 나라에서 어떤 수단을 사용하든지, 인쇄물이든 전자식이든 어떤 형태로든 북한에 성경을 반입하는 사람은 누구나 기소될 위험에 처한다.

그녀는 “북한에 마음이 있는 전 세계 기독교인들은 ‘북한의 대학들에서 가르치고, 북한 정부에서 허가한 인도주의적 사역을 위한 돈을 보내거나 북한에 복음의 문이 ‘열릴’ 때를 준비하며 훈련하는 것만이 북한 주민들을 위한 유일한 선교 활동’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이 디모데후서 2장 9절에 기록한 것처럼 ‘하나님 말씀은 매이지 않는다!’ 성경은 오늘날 북한 내부에 계속 들어가고 있으며, 실제로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북한 주민이 성경을 읽고 변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조선어 성경을 수령한 북한 내부 주민들이 이번 부활절에 순교자의소리에 보낸 편지들이 이러한 변화의 증거를 보여준다”며 그 편지들을 아래 공개했다. 작성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민감한 내용은 다소 수정됐다.

▲북한 내부의 성경 수령자들이 이번 부활절에 순교자의소리에 보낸 편지.

▲북한 내부의 성경 수령자들이 이번 부활절에 순교자의소리에 보낸 편지.

1. 오래간만에 인사드립니다. 3년이란 기간은 저와 많은 조선 사람들에게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고 지금도 그 끝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꾸준하게 지원해주시고 특히 하나님 말씀을 듣게 해준 것은 무엇보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저나 나이 어린 동무들이 이런 힘든 기간에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은 온전히 하나님의 말씀 때문이고 내가 경험한 하나님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깊게 하고 있습니다. 고통과 증오가 사라지고 사랑과 기쁨으로 악한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조선에서

2. 조선에 사는 사람들은 평생 하나님을 모르고 살다가 생을 마감합니다. 하지만 저와 우리는 20대 나이에 하나님을 알게 된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어떤 정신으로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되었고 조선 정부의 거짓말을 구분하게 된 것은 정신적 노예로부터 해방되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많은 동무들이 놀랍게 변화되고 있습니다. 언제인가 조선에도 하나님의 력사가 일어나게 되리라 믿습니다. 우리 조선 청년들의 희망은 하나님을 믿는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조선에서.

3. 우리는 지금 코로나가 지나갔다고 하지만 여전히 원인 모를 병과 싸우고 있습니다. 많은 동무들이 코로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제때에 치료도 못 받고 어떤 동무는 죽어가는데 병원도 못가고 현장에서 숨을 거두기도 했는데 정말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하나님을 알게 되면서 우리는 나 자신만이 아니라 아픈 동무들 힘든 동무들을 위해서 기도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참 믿어지지 않지만 그 기도로 동무들이 건강을 회복하는 모습을 볼 때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하나님을 알게 되면서 고통을 이겨내는 힘을 얻게 되었고 우리는 희망을 가지게 됐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우리를 위해 함께 기도해주시는 해외에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4. 어제는 조선에서 들여온 강제강을 가지고 늦은 밤에 강연회를 했습니다. 반동문화 배격법을 설명하고 적들의 꾀임에 넘어가면 조국도 부모도 형제도 배반하게 된다고 떠들어대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도 하나님 못 만나고 저선에 있었으면 저들의 소리를 곧이곧대로 믿었을 것입니다. 하루를 살아도 온전한 정신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하나님 말씀 들으면서 매일매일 새롭게 태어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도와주시는 선생님들께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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