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울지 마 엄마>, 삶과 죽음 경계서 소망 전한다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교회 오빠> 이호경 감독의 신작, 가정의 달 맞아 개봉

종교 떠나 누구든 공감할 만한 ‘가족 이야기’ 초점
영화 속 인물들, 모두 ‘4기 암 환자’이자 ‘기독교인’
천국과 부활의 소망 있기에 아름답게 인생 마무리

▲영화 &lt;울지마 엄마&gt; 스틸컷.
▲영화 <울지마 엄마> 스틸컷.

영화 <교회 오빠>로 전국민적 반향을 일으켰던 이호경 감독이 영화 <울지마 엄마>로 돌아왔다.

<울지마 엄마>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암이라는 진단을 받은 이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교회 오빠>가 구약성경의 욥을 쏙 빼닮은 한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면, <울지마 엄마>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수의 이야기다. 자녀와 부모, 누군가의 아내 혹은 남편,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 바로 가족의 이야기다.

이 때문인지 <울지마 엄마>는 <교회 오빠>와 달리 성경구절이 일절 등장하지 않는다. 애초에 <교회 오빠> 역시 비기독교인인 감독의 시선을 담긴 했지만, <울지마 엄마>는 그보다 더더욱 기독교인·비기독교인 모두 상관 없이 누군가의 자녀이자 부모라면 누구든 공감하고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이다.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4기가 돼서야 뒤늦게 암을 발견한 케이스다. 일반적으로 4기 암은 암이 발생한 부위를 넘어 다른 장기로까지 침범한 상태다. 암 진단을 받은 인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삶을 사는 평범하고 보편적인 인물들이었다. 이들 모두 죽음을 준비하기에는 이른,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암을 만난 것이다.

때문에 관객들은 영화 속 실존 인물들의 삶에 자신을 대입해 볼 수 있다. 일반적로 죽음이란 할 수 있는 한 가장 멀리하고 싶은 불편한 단어다. 그러나 이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반드시 맞이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다. 언젠가는, 혹은 당장 오늘 또는 내일이라도 이 세상을 떠나게 될 수 있다는 진리를 마주하는 순간, 우리의 삶은 달라질 수 있다.

▲영화 &lt;울지마 엄마&gt; 스틸컷.
▲영화 <울지마 엄마> 스틸컷.

성경에는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치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의 결국이 이와 같이 됨이라 산 자가 이것에 유심하리로다(전 7:2)”라는 구절이 있다. 죽음을 눈앞에 두면 이전에 미처 깨닫지 못했던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전에 그저 흘려보내던 하루가 얼마나 값진 것이었는지, 주변에 있는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떻게 더 사랑할지에 대한 지혜를 얻게 된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영화 속에서 암으로 생을 마감하는 이들 모두 기독교인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인지 그들은 비록 죽음을 눈앞에 뒀으나 절망에 그치지 않고, 남게 될 이들을 향한 무한한 사랑으로 아름답게 인생의 마지막 필름을 한 장 한 장 찍어나간다.

그리고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에, 영화는 이별의 슬픔, 한없는 어둠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죽음 앞에 현실을 부정하고 사무치는 그리움에 주저앉을 것만 같지만, 그럼에도 버티고 지금을 최선을 다해 살아낼 수 있는 것은 천국과 부활에 대한 소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성경처럼,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또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많은 것을 생각해 보고 얻을 수 있는 영화다. 가정의 달인 5월, 영화 <울지마 엄마> 속 숭고한 이들의 이야기가 수많은 가족들의 인생을 더 값지게 하길 기대해 본다.

한편 <울지마 엄마>는 지난해 제7회 한국기독교영화제(KCFF, Korea Christian Film Festival)에서 개막작으로 선정되고, 이호경 감독은 특별명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울지마 엄마> 개봉일은 5월 1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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