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80차 정기논문발표회
전도 어려운 상황, ‘개인’ 중시하는 문화 부상도 큰 요인
개종활동 없다면 인간은 참과 거짓 분별 기회 박탈당해
실제로 개종 제한은 이슬람과 공산주의 국가들에서 발생
윤리적 개종활동 위한 기준들, 교회의 집단적 덕목 돼야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 임원택, 한복신)가 최근 내수동교회(담임 박지웅 목사)에서 ‘복음전도 현실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제80차 정기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선일 교수(웨신대 실천신학)는 ‘복음전도의 타당성에 대한 윤리적 성찰’을 주제발표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이 비로소 종식돼 간다. 재정비돼야 하는 사역들 가운데 교회가 특별히 관심을 두어야 할 과제는 코로나 이후 전도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처한 기독교에 대한 비우호적인 상황을 염두에 두고, 다원주의와 표현적 개인주의의 문화 패러다임 속에서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을 기독교로 설득하는 전도의 사역이 어떻게 윤리적 타당성을 갖는지를 고찰하려 한다. 이는 복음을 전하는 행위가 일반적인 상식과 관습에 부합될 수 있음을 이해시키고, 교회의 핵심 사명인 증인의 삶에 대한 자신감과 사명을 진작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전도가 어려운 상황은 교회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인식론적 틀에서 개인의 선택과 취향을 지배적인 가치로 보는 문화의 부상도 큰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종교, 인종, 문화가 교차하는 글로벌 다원주의 환경과도 관련이 깊다. 개종활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조성하는 환경적 여건들을 먼저 진단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교회의 부정적 사회적 이미지와 전도 행위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강요에 대한 부정적 태도, 개인주의 부상 등을 언급했다.
그는 “탈식민주의, 다원주의, 표현적 개인주의의 문화적 상황에서 기독교 복음전도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종활동이 가능한 논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개종활동이 도덕적 정당성을 얻으려면 인간의 존엄함과 가치에 대한 신념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신학자 타이센은 인간 존재의 존엄성과 가치가 정치적 자유주의의 핵심에 있는 신념이라고 하면서, 개종활동의 정당성을 조명한 바 있다. 개종활동이 없다면 인간은 참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포교나 개종활동을 불허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주의 정신에 반대하며, 실제로 개종활동 제한은 이슬람과 공산주의 국가들에서 발생한다”며 “따라서 개종활동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하는 가운데 공적인 덕목과 질서를 따른다면 현대의 자유주의적 가치와 부조화를 일으킬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개종활동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또 다른 이유는 근대 계몽주의 전통에서 만들어 놓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분리 때문이기도 하다”며 “그러나 성경은 역사이며 사실이다. 무엇이 참인지를 믿는 것이며, 이는 인류 역사 전체의 의미에 관한 진리를 믿는 것이다. 인간에게 진정으로 본질적이고 중요한 지식은 신앙적 전제를 받아들임에서 구성된다. 이를 토대로 본다면 개종활동을 순전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영역에 국한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사적-공적 영역의 구분으로 개종활동을 반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개종활동이 시민적 예의와 덕목에 부합되느냐가 더욱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아울러 “미로슬라브 볼프는 다원주의 사회는 상호 존중과 평가 존중 영역에서 열려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는 종교의 개종활동에 대해서도 열린 태도로 수용할 수 있게 하고, 각 종교의 교리적 일관성과 삶의 매력을 더욱 추구하게 함으로 궁극적으로 인간의 번영과 공동의 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미나 가치를 지닌 문제들에 대해서는 다른 이들도 우리와 같기를 원하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열린 대화와 친절한 소개를 통한 개종활동은 진리를 알고 경험하기 원하는 인간의 필요를 존중하고 돌봄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동조를 얻으려는 것은 개인의 정체성, 연결, 소속감을 형성하는 데도 필수적”이라며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점검하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가운데 자기에 대해서 더욱 알아갈 수 있다. 그러한 차원에서 윤리적 타당성을 갖춘 개종활동은 다른 사람의 존엄성을 돌보고 사랑하는 것 뿐 아니라, 자신의 신앙을 형성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브라이언 스톤은 전도를 개인의 개종활동이나 집회성 이벤트가 아닌 하나님 나라의 신실한 증인됨을 경험하는 교회의 실천으로 본다. 구원받은 백성이 교회의 총체적인 실천인 선포, 환대, 초대, 양육 등을 통해서 하나님의 통치를 신실하게 증언하기 위함이다. 만일 전도가 단순히 수적성장을 도모하면, 이는 궤도에서 이탈하고 전도를 왜곡시키는 것”이라며 “모든 실천은 내재된 목표에 충실해야 한다. 전도의 목표가 하나님의 통치에 응답하여 그리스도의 덕을 따르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라면, 윤리적 개종활동을 위한 기준들은 개개인 뿐 아니라 교회의 집단적 덕목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은혜의 복음과 그리스도의 강권적인 사랑에 대한 응답은 복음전도의 윤리라는 구조물을 겸손하고 섬세하게 조성할 것이다. 거기로부터 복음에 대한 자신감도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복음전도의 윤리에 대한 성찰은 현재 한국교회가 직면하는 전도의 과제에도 연관된 교훈을 주리라 본다”고 했다.
지구촌교회 담임 최성은 목사는 ‘복음전도, 현실과 전망’을 주제 발표하며 지난해 발표된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변화 추적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세대 교육과 전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교회의 상황과 향후 교회(목회)의 중점 분야에 대해 살폈다. 학원복음화 인큐베이팅 대표 최새롬 목사는 ‘예배가 없는 곳에 예배를 학원복음화 인큐베이팅:지역교회와 함께 지역학교에 예배를 세우는 운동’을 제목으로 사례 발표했다.
구약, 신약, 조직, 역사, 실천, 상담, 교육, 윤리, 선교 분과 주제 발표는 ▲안석일 교수(총신대)가 ‘역대상 17장의 다윗 언약의 관점’ ▲김현광 교수(한국성서대)가 ‘바울의 로마 방문 계획과 목적, 그리고 성취에 나타난 바울의 복음전파 원리와 적용’ ▲박재은 교수(총신대)가 ‘복음전도의 개념과 필요성’ ▲정원래 교수(총신대)가 ‘13세기 서방교회의 몽고제국에 대한 선교적 노력에 대한 고찰’ ▲송지섭 교수(한국침신대)가 ‘그리스도 중심의 복음적 관점에서 본 이규현 목사의 설교 연구’ ▲김규보 교수(총신대)가 ‘기독교 병리학적 중독 연구: 장애 및 질병(dis-order)의 범주를 중심으로’ ▲문진형 교수(한국성서대)가 ‘코로나 19로 인한 가정환경의 변화가 자녀 신앙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성호 교수(고신대원)가 ‘복음전도와 문화 유형론’ ▲김승호 교수(한국성서대)가 ‘복음주의 선교운동 로잔(Lausanne Movement)이 나아갈 방향성에 대한 제언’ ▲서나영 교수(백석예술대)가 ‘음악과 복음전도: K컬쳐 시대 기독교 음악의 현실과 전망 고찰’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표했다.
분과 자유발표에서는 ▲데이비드 풀러(횃불신대)가 ‘Discourse and Rhetoric in Lachish’, ▲장석조 교수(서울성경대)가 ‘마가복음에 나타난 하나님의 나라와 믿음’, ▲이신열 교수(고신대)가 ‘루터의 섭리론: 환경위기와 관련하여’, ▲김호욱 교수(광신대)가 ‘한국 장로회 신학적 정체성 확보를 위한 경기노회의 역할 연구’, ▲박성환 교수(한국성서대)가 ‘설교로서의 야고보서 연구’, ▲김태수 교수(백석대)가 ‘경청, 신중한 언어와 분노에 대한 성경적 접근: 야고보서 1장 19~21절 중심으로’ ▲유지은 교수(안양대)가 ‘기독교 교육전공 캡스톤디자인 수업’, ▲김경호 소장(월드뷰&워크)이 ‘개혁주의 규범론’, ▲소윤정 교수(아신대)가 ‘대한민국 다음세대 복음화를 위한 세계사 교과서의 이슬람 편향성과 위험성에 관한 소고’, 하재송 교수(총신대)가 ‘바울 서신에 나타나 있는 초대교회의 새로운 찬송들에 관한 연구’를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