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트레아, 예배 녹화한 기독교인 청년 103명 체포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순교자의소리 “장기 징역형 우려돼… ‘아프리카의 북한’”

에리트레아 당국은 지난달 SNS에 올릴 찬양과 예배 영상을 녹화하기 위해 수도 아스마라의 한 장소에 모였던 기독교인 청년 103명을 체포했다.

이 사건은 에리트레아에서 가장 최근에 일어난 기독교인 핍박 사례다. 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에 따르면, 이번 체포로 핍박 감시 단체들이 ‘아프리카의 북한’이라고 불리는 북동 아프리카의 그 작은 나라에 구류된 기독교인이 500명을 넘어섰다.

한국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Hyun Sook Feley)대표는 “이 성도들이 현재 에리트레아의 악명 높은 마이 세르와 교도소에 구금됐다. 유엔을 비롯한 다양한 인권 단체들은 이 교도소가 수감자를 학대하며 고문하고, 처벌의 한 형태로 의료적 치료를 거부하고, 정식 기소나 재판도 없이 기독교인을 수 년씩 감금한다고 계속 거론해 왔다”고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한국과 영국의 순교자의소리가 동역하며 에리트레아의 기독교인 수감자 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몇 해 전, 한국순교자의소리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에리트레아 기독교인들의 상황에 관하여 보고했던 영국순교자의소리의 버하니 아스멜라시(Berhane Asmelash) 박사는, 이번에 체포된 기독교인 청년들이 장기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고 말했다.

순교자의소리가 공개한 논평에서 버하니 박사는 “저는 에리트레아 당국의 이번 조처에 대해 규탄할 것을 모든 에리트레아 국민과 그 친구들에게 촉구한다. 또한 이 세상 모든 젊은이들이 하는 일, 즉 단지 음악을 연주하고 그것을 SNS에 올리기 위해 녹화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그 청년들에 대한 즉각적인 석방도 요구할 것을 촉구한다. 이제 에리트레아에서는 그것이 수십 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가 됐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에리트레아 성도들이 오늘날 전 세계 대부분의 기독교인보다 ‘더 길고 깊은’ 고통을 겪고 있다”며 “2002년 5월 이후, 에리트레아는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을 가장 심하게 핍박하는 국가가 됐다. 에리트레아는 종종 ‘아프리카의 북한’이라 불린다. 에리트레아 대통령이 정치 지도자를 숭배하는 북한 체제를 좋아하고 그것을 자국에서 실행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녀는 “수십 년간의 박해에도 불구하고, 에리트레아의 청년 기독교인들조차 기쁘고 담대하게 그리스도를 전하고 있다. 신약 성경은 세상 나라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 기독교인들이 전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세상 나라들이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후퇴하고 있다. 이 103명의 젊은 성도들은 찬양과 예배 영상을 녹화하기 위해 모였고, 심지어 자신들의 정체를 SNS에 기꺼이 노출하려고 했다. 이는 그 청년들이 두려워하거나 숨지 않았고, 정권이 교체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 청년들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따라서 히브리서 기자가 말한 대로, 하나님도 그 청년들의 하나님으로 불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했다.

▲순교자의소리에서 주관한 핍박 대비 훈련 행사에서 찬양하고 있는 에리트레아 기독교인.

▲순교자의소리에서 주관한 핍박 대비 훈련 행사에서 찬양하고 있는 에리트레아 기독교인.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에리트레아에서는 4개 종교만이 합법이며 4개 종교 모두 강력한 감시와 제약을 받는다. 개신교 중에서는 루터교회만 허용되는데, 루터교에 소속되지 않는 많은 목회자들이 10년 이상 수감되어 고문을 받아 왔다. 에리트레아의 감옥은 뜨거운 사막에 위치해 있고, 죄수들은 선박용 철제 컨테이너에 수감돼 있다. 기독교인에 대한 강력한 박해 때문에 일부 기독교인은 에리트레아를 떠나 인접국인 에티오피아의 난민 캠프에서 살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우리는 에리트레아 성도들을 대상으로 매년 핍박 대비 훈련을 실시하는 특권을 수 년간 누려왔다. 에리트레아 성도들은 보통 악기도 없이 항상 기억에 의존해서 찬양하지만, 그 찬양은 천국의 노래처럼 들린다. 그 성도들의 성경 암송 능력은 경이롭다. 그들은 함께 모여 찬양하고, 기도하고, 배우고, 신실한 증인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기를 좋아한다. 그 성도들은 2002년 이후, 에리트레아 정부가 어떤 시련을 안겨 주든지 기꺼이 감내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로서 함께 모이는 것을 귀하고 귀한 특권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103명의 청년 기독교인이 체포된 이 사건을 계기로,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에리트레아에 수감된 모든 성도를 위한 긴급 기도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 전 세계 모든 기독교인들은 에리트레아 감옥에 있는 형제와 자매들, 즉 이번에 체포된 103명의 수감자뿐 아니라 선박용 철제 컨테이너에서 수십 년간 갇혀 지내는 기독교인 수감자들을 위한 기도를 개개인의 기도제목에 추가해야 한다. 이 형제와 자매들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단지 하나님을 경외했기 때문에 그러한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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