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년 된 히브리어 성경, 500억에 낙찰돼 이스라엘 박물관으로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고문서 경매서 역대 두 번째 높은 낙찰가 기록

▲소더비가 공개한 최고(最古) 히브리어 성경 ‘코덱스 사순’(Codex Sassoon).

▲소더비가 공개한 최고(最古) 히브리어 성경 ‘코덱스 사순’(Codex Sassoon).

1100년 된 히브리어 성경이 최근 뉴욕에서 진행된 소더비 경매에서 무려 3,800만 달러(약 500억 원)에 낙찰됐다.

CBN뉴스는 22일(이하 현지시각) “5인치 길이의 양피지로 만든 396페이지에 달하는 26파운드의 이 책은, 두 입찰자 간 치열한 경쟁 끝에 낙찰됐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는 고문서 경매에서 두 번째로 높은 낙찰가로서, 첫 번째는 억만장자 켄 그리핀(Ken Griffin)이 2년 전 4,320만 달러(약 566억 원)에 낙찰받은 미 헌법 사본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의 코덱스 리체스터(Codex Leicester)는 1994년 3,100만 달러(현재 가치로 약 6,000만 달러, 약 787억 원)에 판매됐다.

성경을 낙찰받은 인물은 전 루마니아 주재 미국 대사인 알프레드 모지스(Alfred H. Moses)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ANU 유대민족박물관을 후원하는 미국 친구를 대신해 경매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책을 ANU 유대민족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그는 성명을 통해 “이 책은 역사상 가장 영향력이 있을 뿐 아니라 서구 문명의 초석과 같은 것으로, 이 책이 유대 민족에 속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 기쁘다. 코덱스 사순의 역사적 중요성을 깨닫고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볼 수 있는 위치로 돌려 놓는 일을 목도하는 게 나의 의무였다”고 했다.

이 고대 성경 사본은 서기 880년에서 960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경매장에는 “가장 완전한 히브리어 성경”이라고 표시돼 있다.

소더비 측은 “성경 판매자인 자키 사프라(Jaqui Safra)는 탄소 연대 측정을 통해 원본의 출처를 확실하게 밝히기 위해 비용을 지불했고, 테스트 결과 이 ​​책의 연대가 9세기 말이나 10세기 초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이 성경이 책으로 된 히브리어 기록 중 가장 초기의 가장 완전한 모음집으로 여기고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성경은 BC 2~1세기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사해문서’다. 그러나 이 사해문서는 두루마리 형태라 책으로 분류될 수 없다.

소더비의 유대교 전문가인 샤론 리버만 민츠(Sharon Liberman Mintz)는 “오늘의 기념비적인 결과와 코덱스 사순이 곧 이스라엘로 영구적으로 반환돼 전 세계가 볼 수 있도록 전시될 것이라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이 성경은 1929년 이 성경을 구입한 데이비드 솔로몬 사순(David Solomon Sassoon)을 기리기 위해 경매장에서 ‘코덱스 사순’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이라크 유대인 사업가의 아들인 사순은 자신의 런던 자택을 유대인 사본 컬렉션으로 가득 채웠다.

사순은 그가 사망한 후 파산했고, 성경 책자본은 1978년 취리히의 소더비 경매에서 약 32만 달러(오늘날 가치로 140만 달러)에 영국 철도 연금 기금에 매각됐다.

연금 기금 측은 11년 후 이를 은행가이자 미술품 수집가인 사프라에게 매각했다. 그는 런던 경매에서 319만 달러(현재 달러로 770만 달러)에 이를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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