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쟁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중재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탈리아의 마테오 주피(Matteo Juppi) 추기경을 평화 사절단에 임명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바티칸은 20일 성명을 통해 “이탈리아 주교회의(Bishop's Conference)를 이끌고 있는 주피 추기경이 바티칸 외무장관과 함께 우크라이나 지역 분쟁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사명을 수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이를 수행하기 위한 때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바티칸은 러-우 전쟁이 발발한 15개월 전부터 평화를 중재하기 위한 시도를 해 왔다. 교황은 우크라이나에 ‘알모너’ 콘라드 크라예프스키(Konrad Krajewski) 신부와 폴 갤러거(Paul Gallagher) 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등 자문단을 파견한 바 있다.
이탈리아 주교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주피 추기경의 임명을 크게 신뢰하며 환영한다. 이탈리아 교회 공동체에 평화를 위한 사명이 화해의 열매를 맺고, 이 과정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기도해 달라”고 밝혔다.
CT는 “주피 추기경이 평화를 중재하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가톨릭 평신도 단체인 산에지디오 운동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것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를 선택한 주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며 “추기경은 1990년대 모잠비크에서, 최근에는 분리주의 바스크 영토에서 평화와 외교를 증진하기 위한 운동을 이끈 안드레아 리카르디(Andrea Riccardi)와 동역해 왔다”고 전했다.
주피는 과거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며, 서방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는 것이 분쟁에 대한 최선이자 유일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지난 23일 총회를 위해 로마에 모인 이탈리아 주교들에게 “전쟁은 전염병이며, 우리 모두에게 해당된다. 창조적인 평화의 노력은 어떻게 되었는가? 평화는 결코 우리 자신의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서 오지 않고,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전체를 아우르는 정책을 통해 올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5월 1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러시아를 침략자로 규탄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교황은 그러나 바티칸의 중재 가능성을 위해 현재까지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명시적으로 악마화하는 것을 피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