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에 납치됐던 80대 의사, 7년 만에 석방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부르키나파소서 무료 진료 제공하며 ‘사헬의 구원자’라 불려

▲케네스 엘리엇 박사.  ⓒ10뉴스퍼스트 보도화면 캡쳐

▲케네스 엘리엇 박사. ⓒ10뉴스퍼스트 보도화면 캡쳐

호주인 케네스 엘리엇(Kenneth Elliott·88) 박사가 서아프리카에서 7년간의 혹독한 포로 생활을 겪은 후 마침내 풀려났다. 그는 2016년 1월 부르키나파소에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지하디스트들에 의해 납치됐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호주 페니 웡(Penny Wong) 외무장관은 최근 성명을 통해 “엘리엇 박사는 현재 안전한 곳에 머물면서 아내 조슬린(Jocelyn) 및 자녀들과 행복하게 재회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웡 장관은 “호주 정부는 엘리엇 박사의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석방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며 “우리는 엘리엇 박사와 그의 가족이 가장 어려운 상황을 통해 보여 준 능력과 회복의 힘을 믿는다”고 했다.

UPI통신사는 “의사인 엘리엇 박사와 그의 아내 조슬린은 이슬람 마그레브에서 함께 납치됐으나, 조슬린은 3주 만에 풀려났었다”고 전했다.

퍼스 출신인 엘리엇과 조슬린이 부르키나파소 북부에서 알카에다 무장세력에게 납치됐을 때, 둘 다 나이가 80대였다. 이 부부는 1972년부터 드지보(Djibo) 마을에서 120개의 병상이 있는 클리닉을 관리했으며, 엘리엇 박사는 단독 외과의로 근무했다.

조슬린이 석방된 후, 7년 동안 엘리엇 박사의 석방을 위한 국제 캠페인이 진행돼 왔다. 이 캠페인에는 그의 가족들, 호주 정부뿐 아니라 부부가 수십 년 동안 섬겨온 지역사회도 참여했다.

미국에 기반을 둔 박해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 ICC)는 “엘리엇은 자신의 사역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의 의사’와 ‘사헬의 구원자’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했다.

그의 납치 이후 120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었던 병원은 문을 닫아야 했다. 그는 약 200만 명의 인구에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많은 찬사와 존경을 얻었다고.

엘리엇 박사의 가족들은 “석방 소식에 안도가 된다”면서도 “여전히 포로로 잡혀 있는 이들 위해 계속 기도하고, 그들이 석방돼 사랑하는 이들에게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긴 시간 감금됐었던 엘리엇 박사가 회복하고 힘을 되찾을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며 사생활 보호를 요청했다.

유엔은 “지난 1월 부르키나파소 북서부에서 신원 미상의 무장 괴한이 자크 야로 제브로(Jacques Yaro Zerbo·67) 신부를 살해하는 등 이곳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이주 및 보호 위기를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지난 6월에는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소속 무장세력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니제르 국경 인근 부르키나파소 북부 세이탕가 지역에서 무장단체가 최소 100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격은 2016년 부르키나 반군이 시작된 이후 가장 치명적인 공격 중 하나로, 이 때 중동에서 아프리카로 도피하는 이슬람국가(IS) 대원들이 증가해 아프리카 사헬과 다른 지역에서 극단주의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2021년에는 부르키나파소 북동부의 야가 주에서 발생한 공격으로 민간인 160명이 사망했다. 부르키나파소 내의 극단주의 부상은 무슬림과 기독교인 모두에게 지속적인 고통을 안겨주며 국제적인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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