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대인들, 폭력적 반대 시위 벌이다 체포돼
예루살렘 통곡의 벽(Western Wall) 근처에서 오순절을 기념하기 위한 복음주의 기도 모임이 열린 가운데, 일부 우익 유대인 활동가들이 폭력적인 언행을 보이다 체포되는 등 혼란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2023 오순절-예루살렘과 열방을 위한 세계 기도의 날” 행사가 5월 27일부터 28일까지 통곡의 벽 근처 고고학 공원인 데이비슨 센터에서 열렸다.
수백 명의 기독교인들이 모인 가운데 주최측은 예루살렘 성전산의 남쪽 계단에서 예배와 기도의 시간을 가졌다. 행사의 주제는 하나님의 백성에게 “예루살렘의 평안을 위하여 기도하라”는 시편 122편 말씀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현지 매체인 하레츠는 “행사 기간 저명한 랍비와 예루살렘 부시장을 포함한 여러 유대인 활동가들이 시위에 나선 가운데, 그 일부가 기독교인들을 모욕하고 일부는 침까지 뱉으며 결국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하레츠는 “시위 도중 데이비슨 센터의 유리창이 박살이 났다”며 “시위자 10명이 체포됐지만, 그들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투데이(Israel Today)는 “시위자들이 들고 있던 일부 피켓에는 서기 70년 로마에 의한 제2성전 파괴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의한) 홀로코스트가 시위의 이유로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한 시위자는 “우리는 홀로코스트에서 살해된 600만 명과 유혈 참사를 잊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고국으로 돌아가 곧 건축될 성전의 남은 부분에서 기도한다. 유대 민족의 감정을 존중하고, 여기가 아닌 교회에서 기독교 의식을 행하라”고 했다.
시위에 참여한 이들 중에는 우익 노암당(Noam Party)의 정신적 지도자인 초정통파 랍비 자이 타우(Zyi Thau)와 기독교 선교 활동을 급진적인 이슬람 테러리즘과 동일시한 예루살렘 부시장 아리에 킹(Arieh King)도 있었다.
킹은 트윗에서 “위엄 있고 적절한 시위에 박수를 보낸다”며 “내가 아는 한 모든 선교사는 그가 이스라엘 땅에서 환영받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예루살렘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도 “선교사 테러는 이슬람 테러만큼 위험하다. 그들은 유대인들이 바티칸 입구에서 기도회를 열도록 허락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아니면 메카에서? 이것은 도발”이라고 했다.
킹은 “주일 시위 참가자 중 기독교로 개종한 이스라엘인 3명을 만났다”며 수백만 명의 시청자에게 생중계된 기도 및 예배 행사 참가자들을 ‘기독교 컬트의 일부’라고 했다.
하레츠에 따르면, 킹은 지난 주말 시위자들에게 “모든 유대인이 기독교 숭배에 빠지지 않도록 구하는 것은 모든 유대인의 의무”라며 “그들이 기도하고 싶어하는가? 유대인의 성지인 성전 남쪽 입구인 훌다 게이트 계단이 아닌, 그들의 교회에서 기도하게 하라. 유대인들이 바티칸 입구나 성묘교회 광장에서 대규모 기도를 드리는 것이 허용될 것으로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아랍계 기독교인으로 구성된 이스라엘의 기독교 공동체는 2021년부터 정통 유대인들과 이스라엘 보수주의자들의 비판의 대상이 돼 왔으며, 그들은 선교사들에게 유대인들과 복음을 나누는 것과 같은 ‘공격적인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10월 코로나19 제한 조치가 해제된 후, 많은 기독교인들이 초막절을 기념하기 위해 이스라엘로 돌아왔고, 이 축제 기간 동안 70개국에서 온 2천 명 이상의 순례자들이 예루살렘을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Israel365 설립자 랍비 툴리 웨이츠(Tuly Weisz)와 같은 일부 유대인들은 이러한 추세에 대해 양면적인 태도를 보였다.
웨이츠는 “비유대인 관광객이 초막절의 진정한 성취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면 ‘열렬히 환영’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독교 방문객 중 일부는 유대인 국가에서 선교 활동에 참여하기를 희망할 것이다. 예루살렘 국제기독교대사관(ICEJ)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방문객들에게 그러한 공격적인 행동을 자제할 것을 경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