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합감리교회(UMC)에서 동성애 관련 논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워싱턴 D.C. 인근의 23개 교회가 공식적으로 교단을 탈퇴했다.
UMC 볼티모어-워싱턴 연회는 1일(이하 현지시각) 열린 연례 회의에서 메릴랜드와 웨스트버지니아에 위치한 23개 교회의 탈퇴 투표를 승인하기로 했다.
총회 대의원들은 약 24개 교회의 탈퇴에 관한 결의안을 찬성 92.3%(597표), 반대 7.7%(50표)로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투표 후 볼티모어-워싱턴 연회의 라트렐 이스터링(LaTrelle Easterling) 감독은 회의 참석자들에게 “우리가 ‘기도의 시간’과 ‘슬픔의 시간’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이는 ‘희망의 시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몸과 교회의 일치에 기대야 하기에, 어떤 면에서 이것은 우리 모두의 실패다. 그러나 또한 우리가 어디에 있느냐에 대한 진리 안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개신교단인 UMC는 동성결혼에 대한 축복과 독신이 아닌 동성애자의 안수를 금지하는 기존 정책에 대한 논쟁을 해 왔다.
UMC는 그 두 가지를 모두 금지하고 있지만, 많은 진보적인 지도자들은 이를 시행하거나 따르기를 적극적으로 거부해 많은 보수적 교인들의 교단 탈퇴를 고려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전국적으로 수천 개의 교회가 탈퇴했다.
교단에 속한 교회는 UMC 장정 2553항에 의거 해산되며, 이 조항은 교회가 성 윤리에 대한 지속적인 논쟁으로 인해 교단을 떠나는 절차를 명시하고 있다. 장정 2553은 연말에 만료될 예정이다.
볼티모어-워싱턴 연회는 탈퇴하는 교회가 교회 재산을 유지하기 위해 세금 평가 재산 가치의 50%를 지불하도록 요구한다. 연회 이사회의 일원인 쉐리단 알몬드(Sheridan Allmond) 목사는 “연회가 23개 교회로부터 받을 재산세 총액은 약 1,080만 달러(약 141억 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랜드주 올니에 있는 오크데일교회의 케빈 베이커 목사는 “우리 교회가 23개 교회의 총액인 1,080만 달러 중 약 절반을 지불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베이커 목사는 “총회에서 ‘인종차별이 이러한 불화의 배후에 있다고 믿는다’는 발언이 나왔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도 인종차별이 여기에 관련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며 “그래서 우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또는 역사적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교회에 유익을 주는 것이, 우리가 교단에서 탈퇴하려고 할 때 그 누구에게도 악의가 없다는 선의를 보여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베이커의 제안은 이스터링 감독에 의해 기각됐다. 그는 “UMC 정책은 연회 이사회가 연회의 탈퇴 요건을 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연례 회의가 그 과정을 어떻게 진행할지 규정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탈퇴권을 부여받은 23개 교회들은 연말까지 탈퇴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