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평화 사절단 주피 추기경, 우크라 키이우 방문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평화의 길로 인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목표”

▲우크라이나 국기.  ⓒPixabay

▲우크라이나 국기. ⓒPixabay

바티칸은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각)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인 마테오 마리아 주피(Matteo Maria Zuppi)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대사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바티칸 국무장관 피에트로 파롤린(Pietro Parolin) 추기경은 인터뷰에서 “주피 추기경의 임무는 특히 평화의 길로 인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말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지역에 파견할 바티칸 평화 사절단으로 주피 추기경을 임명했다. 주피 추기경은 1990년대에 모잠비크의 분쟁을 해결하는 역할을 했고, 교황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를 평화 사절단에 임명한 것이다.

주피 추기경은 이민자와 난민 문제에 대해 많은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온 이탈리아 평신도 가톨릭 운동인 ‘산 에지디오’(Sant'Egidio)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수단의 전쟁을 해결하고 이민자들이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인도주의적 통로를 건설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운동에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프란치스코는 2022년 2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줄곧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를 위해 노력해 왔다. 이는 바티칸이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하에서 점점 더 영향력을 갖게 된 러시아정교회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오랜 노력과 일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후 교황은 러시아와 푸틴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피했으며, 키이우와 모스크바를 모두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크렘린과 바티칸 사이의 관계는 냉각됐다. 또 우크라이나인들은 프란치스코가 전쟁에서 더 강력한 입장을 취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바티칸의 평화 구축 시도와 거리를 뒀다. 5월 13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와 만난 그는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와 푸틴과의 어떤 중재에도 열려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성하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중재자가 필요하지 않다. 우리는 정당한 평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현재 주피 추기경과 푸틴 사이에 예정된 회담은 없다”고 했다. 

CT는 “평화 제안에 대한 양측의 무관심은 전략적일 수 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예상했던 주요 반격을 시작할 조짐을 보이기 때문에 전투 준비와 많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 몇 주 동안 평화 구축 노력의 성공은 지상에 있는 두 군대의 성공에 달려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주일 삼종기도에서 다시 한 번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의 어려움에 처한 다른 모든 나라들에 대한 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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