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의학협회, ‘男을 女로 지칭’ 거부했다가 해고된 의사 지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환자 선호 대명사 반대’는 의사의 실천 적합성에 영향 無”

▲데이비드 맥커레스 박사.      ⓒCLC 제공
▲데이비드 맥커레스 박사. ⓒCLC 제공

영국의학협회(General Medical Council, GMC)는 “기독교 의사가 ‘환자가 선호하는 대명사’ 사용을 반대하는 것은 그의 실천 적합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30년 경력의 영국 국립보건원(NHS) 응급 의사인 데이비드 맥커레스(David Mackereth)는 지난 2018년 환자가 원하는 성 정체성으로 그를 불러 주길 거부한 후 해고됐다. 당시 183cm의 키에 수염을 기른 남성이 자신을 여성이라 믿고 그에게 ‘여사님’이라고 불러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그는 기독교 신앙을 근거로 한 괴롭힘과 차별을 주장하며 버밍엄의 고용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2019년 10월 노동연금부가 그를 해고한 사건이 2010년 제정된 평등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이어진 항소심에서도 “트랜스젠더에 대한 신념이나 신념의 결여는 보호되지만, 직장에서의 표현은 제한된다”며 원심을 유지했다.

이에 맥커레스는 GMC에 자신의 기독교 및 ‘젠더 비판적’ 신념으로 업무 적합성이 손상됐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고, 최근 GMC로부터 자신의 등록을 제거하거나 제한할 의도가 없음을 확인하는 내용의 공문을 받은 것이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GMC는 공문에서 “귀하의 견해가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지만, 제공된 정보로 인해 환자의 안전이 위험에 처해 있거나 귀하의 실천 적합성이 손상되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GMC는 “당신이 이 주제에 대해 강력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며, 우리는 이것이 당신의 종교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의사는 물론 그들의 견해를 가질 권리가 있으며, 이것 자체로는 GMC가 규제 조치를 취할 만한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또한 귀하의 견해가 GMC 지침을 위반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한 재판부의 견해에 주목했으나, 귀하의 견해에 따라 환자에게 부적절한 조언이나 치료를 제공했다는 증거는 다시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맥커레스는 이번 사건을 유럽인권법원에 제소할 계획이다. 그는 “GMC의 입장에 기쁘고 감사하며 용기를 얻었다”며 “나의 소망은 이런 문제에 대해 의료진, 또 직업 전반에 걸쳐 반발이 두려워 울타리에 앉아 있는 이들이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양심을 거슬러 트랜스젠더 이데올로기에 순응하라는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는 교사를 비롯해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기를 바란다. 저처럼 이를 거부하는 이들은 심각한 후유증을 겪게 된다. (이를) 시급히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의 경우는 나를 비롯해 성경을 믿는 기독교인뿐 아니라 NHS와 기타 공공 서비스에 강요된 입장과 트랜스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해 우려하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또 “NHS의 모든 사람은 두려움 없이 ‘사람은 자신의 성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오히려 과학적 근거도 없이 의학적인 성 현실에 대한 우리의 개념에 엄청난 변화를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했다.

맥커레스를 지원하고 있는 기독교법률센터(Christian Legal Centre)의 안드레아 윌리엄스(Andrea Williams)는 “우리는 GMC의 공식적인 결론을 환영한다. 그러나 신념을 갖고 있으면서 표현하지 않는 자유는 전혀 자유가 아니”라고 했다.

윌리엄스 대표는 “이러한 문제에 있어서 기독교인이나 젠더에 비판적인 신념을 가진 전문가들이 심각하고 부당한 파급 효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전문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인정하고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맥커레스 박사는 성경 및 자신의 양심과 타협하기보다 그의 뛰어난 직업적 경력을 희생하기로 선택했다. 그에게 트랜스젠더 대명사를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상식과 기독교 신앙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가 사회로서 이를 용인한다면, 사상, 양심, 종교의 본질적인 자유를 포기한다면, 다른 어떤 자유도 안전하지 않다. 우리는 이 사건에서 정의를 확보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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