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강국’ 넘어 ‘선교 선진국’으로 도약할 때”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힘과 성장’에서 ‘가치와 공존’으로… 제8차 NCOWE 방향성 제시

▲이번 대회에서는 10개의 분야별 트랙 모임이 진행돼, 보다 구체적인 전략을 모색했다. 트랙 모임이 진행되는 모습. ⓒ송경호 기자
▲이번 대회에서는 10개의 분야별 트랙 모임이 진행돼, 보다 구체적인 전략을 모색했다. 트랙 모임이 진행되는 모습. ⓒ송경호 기자

“‘강국’이 힘과 우월성, 크기와 성장을 뜻한다면 ‘선진국’은 가치와 공존, 영향력을 나누는 것을 추구한다. 한국교회는 선교 강국을 넘어 선교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할 때다.”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엔코위)가 13일부터 3박 4일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세계 선교계에서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한 성찰을 요청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10개의 분야별 트랙 모임이 진행돼 보다 구체적인 전략을 모색했다.

‘자신학화’ 트랙:
선교사는 해답 제시 아닌 질문하는 자

장창수 선교사(WEC 국제선교동원 IMM 부대표), 한종석 선교사(GBT 선교사)를 비롯한 ‘자신학화’ 트랙 논의자들은 “세계에는 저마다의 스스로 복음을 전하고(자전), 외부에 재정적/영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자급), 스스로 권위를 가지고 의사 결정을 하는(자치) 성숙된 그리스도 공동체가 존재한다”며 “그럼에도 많은 부분을 선교사나 파송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성경 번역의 역사는 모든 믿는 자들에게 성경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 및 권리를 주고자 하는 역사였다”며 “현지인 동역자들이 스스로 성경을 읽고 해석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거나, 서로 다른 신학적 입장을 가진 선교사들이 자신만의 해석과 교리를 현지 교회에 이식하고 있다면,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고 했다.

‘자신학화’란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해석하고 번역하고 이해하는 과정이다. 외부로 들여온 신학의 단순 번역 작업도, 외부서 이미 진행된 해석을 토대로 자신들의 상황에 적용하는 것도 아닌, 현지인 스스로 하나님의 계시와 선교의 본질을 찾아나가는 여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선교사들은 지금까지 견지해온 신학의 틀, 그리고 교단 배경의 신학 혹은 자신의 전문 분야가 주는 틀에서 벗어나려는 과감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선교사는 답을 주는 자가 아니라 질문하는 자로서, 긴 호흡의 동행이 필요하다. 이는 현지 교회의 생존과 지속의 핵심 가치”라고 했다.

▲트랙 모임이 진행되는 모습. ⓒ송경호 기자
▲트랙 모임이 진행되는 모습. ⓒ송경호 기자

예를 들어 무슬림들은 제사에 바쳐진 가축의 일부를 이웃에 나눠 주는 전통이 있다. 한 학생은 과연 다른 신에게 바쳐진 고기를 그리스도인들은 먹어도 되는지 물었다. 또 다른 한 학생은 여성 안수에 대해 질의했다. 한종석 선교사는 “답을 주지 않고 그의 생각을 계속 묻기만 했다”고 했다. 그는 “학생이 찬성 혹은 반대 결론을 내렸을지는 중요치 않다. 스스로 답을 찾도록 노력하는 과정에서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는 것이 선교사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들은 “한국은 이미 선교강국이다. 강국이 크기와 성장, 비교, 확장, 우월감으로 대변된다면 선진국의 관심사는 가치와 공존, 지원, 영향력을 나누는 것”이라며 “자신학의 깊은 성찰과 과감한 혁신으로 서구 중심 선교의 마지막 주자가 아닌, 세계 기독교 시대의 진정한 리더로 섬겨나가자”고 당부했다.

다음 세대 선교 동원 트랙:
진실은 너무 무거워 젊은이가 운반해야

‘다음 세대 선교 동원’ 트랙은 최욥 선교사(선교한국 사무총장), 김장생 선교사(CCC 해외선교), 여주봉 목사(포도나무교회) 등이 중심이 됐다. 이들은 ‘진리와 진실은 너무 무거워 젊은이밖에 운반할 수 없다’는 탈무드 격언을 인용하며 “인류의 역사는 변혁이 필요한 순간마다 젊은이들의 헌신을 통해서 진보돼 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했다.

한국선교연구원에 따르면, 장기선교사 2, 30대 비율이 1994년 70%에서 최근 7%까지 내려앉았다. 과거 캠퍼스 사역의 가장 큰 어려움이 기독교에 대한 무관심이었다면 지금은 적대감이다. 하지만 학원복음화협의회(학복협) 리포트에 따르면, 전체 기독대학생의 14.8%가 해외선교 참여 의향이 있으며, 선교 헌신 의향은 25.5%에 달한다는 고무적인 소식도 동시에 존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선교 자원의 고갈은 ‘밭’의 문제가 아닌 ‘농부’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여전히 영적으로 목말라하는 청년들이 스스로 우물을 파고 있으며, 이들의 영적 수요에 대한 교계와 선교계의 공급이 제대로 매칭이 이뤄지지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적용할 수 있는 통찰로 첫째는 “신앙의 벨류체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14세 이전에 80%가 신앙이 결정되는 만큼 어린 나이 때부터 복음과 선교를 가르쳐야 하며, 둘째로 주님 영접과 선교 헌신의 촉발 사건 즉 특별 집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셋째로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선교의 장을 제공해야 한다”며 “새로운 혁신의 주인공으로 MZ 세대들을 환영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미래선교의 문을 닫는 것”이라고 전했다.

침신대 이현모 교수는 “지금까지 한국 선교는 바람이 불어 열매가 우수수 떨어진 것처럼 ‘횡재’였다”고 표현한 바 있다. 논의자들은 “이젠 정직한 씨 뿌림의 노고가 필요하다. 인간의 발달 과정에 따른 선교의 커리큘럼을 두어 주일학교때부터 선교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고, 청년이 되었을 때 타문화선교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에 없는 건 ‘청년’ 아닌 ‘비전’이다 △교회와 선교단체의 콜라보레이션 △다음 세대 문화를 배우고 수용하라 △어릴 때부터 선교를 가르치라 △시대에 적합한 선교학을 정립하라 △다음 세대로 리더십을 이양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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