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구 퀴어축제 도중 공무원과 경찰이 대립하면서 부상당한 공무원이 타박상, 염좌 진단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구시는 퀴어축제 주최측이 도로 점용 허가도 받지 않고 대중교통 전용지구를 축제 장소로 지정해 도로를 점거하고 행사를 치르던 것을 문제 삼았다.
홍준표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퀴어축제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하더라도 도로 불법 점거를 하지 말라”고 했고, 유튜브를 통해서도 “법원의 판결문이 도로를 점거해서 시위하라고 돼 있지 않다. 도로 위에는 안 된다. 길 옆으로 돌아다녀야 한다. 법원 판결문에도 도로를 점거하라는 판결문이 없다. 그건 불법”이라며 재차 도로 점거 불가를 강조했다.
그러나 17일, 퀴어축제 주최측과 참가자들은 혼잡한 교통상황에도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도로에서 부스 및 퍼레이드 행사를 진행했다. 이에 대구시는 불법 도로 점거를 막기 위해 공무원 500여 명을 동원했다.
그런데 돌연 경찰 병력 1,500여 명이 대구시 공무원을 막아서며 몸싸움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를 벌였다. 이로 인해 일부 공무원이 부상당했다. 영남일보 등에 따르면, 한 공무원은 전치 2주의 염좌 진단을 받고 반깁스를 착용, 다른 고위급 공무원은 다리에 타박상을 입었다.
이 같은 사태로 인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집시법 시행령 12조에도 이번 공공도로는 집회, 시위제한 규정이 있고, 도로관리청인 대구시에는 도로 점용 허가권도 있는데, 둘 다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정당한 대구시 공무원들의 공무 집행을 억압하여 방해하고 대구시 공무원을 다치게 하고 공공도로를 무단으로 막고 퀴어들의 파티장을 열어준 대구 경찰청장은 대구시 치안 행정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종헌 대구광역시 신공항건설본부장은 “퀴어 집회 차량을 저지하다 우리 시청 직원이 경찰의 강제 해산에 밀려 부상을 당했다”며 “인근 병원에서 X-레이를 찍었고, 전치 2주 염좌로 진단되어 반깁스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본부장은 “경찰은 시민 교통권 확보를 위해 공무를 집행 중인 공무원들을 범법자 취급하면서 경찰 방패로 몰아냈다. 오늘 공권력이 충돌한 대구 사태는 우리가 지켜야 할 상위 가치와 이념,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어떤 나라가 되어야 되어야 하는지를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