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소리, 올해 ‘순교자의 날’ 압디웰리 아흐마드 기념
한국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는 20일 서울 정릉 사무실에서 소말리아의 전도자 압디웰리 아흐마드(Abdiwelli Ahmed)를 기억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순교자의소리는 ‘기독교 순교자의 날’(6월 29일)을 앞두고 순교자 연대표에 아흐마드를 기억하는 명판을 추가하고, 그의 생애와 순교를 담은 단편 영상을 한국교회 성도가 ‘기독교 순교자의 날’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한다.
‘기독교 순교자의 날’, 한국교회도 참여하길
순교는 현재진행형… 과거보다 현재 더 많아
한국순교자의소리 대표 현숙 폴리 박사는 “교회 전통에 따르면, 매년 6월 29일은 사도 바울의 순교를 기념하는 날이다. 이날 전 세계 기독교인들은 복음의 사명을 신실하게 감당하다 순교한 성도가 남겨 준 신앙과 믿음의 유산을 기억한다”고 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 CEO 에릭 폴리 목사는 “한국에는 ‘기독교 순교자의 날’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를 바꾸고 싶다. 이 날에 함께 참여하길 원한다”며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순교자는 계속 생길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순교자를 기억해야 한다. 순교자는 기독교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모델이 된다”고 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지금도 기독교인들이 믿음을 가졌다는 이유로 전 세계 70여 국가에서 핍박을 받고 순교자가 나오고 있다. 과거보다 현재 순교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AD 33년부터 313년까지 약 5,400명이었던 순교자가 1900년부터 현재까지 약 45만 5천 명으로 늘었다. 순교는 과거의 일이 아닌, 오늘날에도 전 세계에서 계속되고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매년 새로운 명판을 순교자 연대표에 첨가하고 있는데, 순교자 연대표를 보면 성경 속 인물에서 시작해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또 누구나 보고 기도할 수 있도록 매년 이 날이 오면 영화를 내고 있다”며 “북한, 중국, 콜롬비아 등 전 세계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순교자들을 소개하려 하는데, 올해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순교한 목사님을 기념하고자 한다. 일찍 이 이야기를 알리고 싶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알릴 수 없었는데, 드디어 알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소말리아의 전도자 압디웰리 아흐마드
이슬람에 의문 품고 성경 읽다 기독교로
현숙 대표는 “올해 순교자의 소리는 2013년 2월 27일 케냐에서 순교한 압디웰리 아흐마드를 기억할 것”이라며 “압디웰리의 이름과 이야기는 소말리아 기독교인에게 매우 잘 알려져 있다. 이분의 이야기는 정말 놀랍고 드라마틱하다. 압디웰리의 순교는 21세기에 가장 인상적이고 강력하게 그리스도를 증언한 사건이지만, 전 세계 다른 기독교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올해 기독교 순교자의 날에 우리는 압디웰리를 기억하고자 한다”고 했다.
“제 피와 생각과 가슴과 모든 것 안에 이슬람이 배어 있다고 믿도록 양육받았어요.” -압디웰리 아흐마드의 생전 인터뷰 中
압디웰리는 본래 대대로 이슬람교를 믿어온 독실한 소말리아족 무슬림이었다. 현숙 대표에 따르면 본래 소말리아 사람들에게 있어 ‘소말리아인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무슬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압디웰리는 대학 시절인 1993년, 이슬람교에 의문을 품고 성경과 꾸란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압디웰리는 성경을 읽을수록 그 말씀을 사모하게 되었고, 기독교인 친구와 토론한 끝에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
압디웰리가 기독교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동료 학생들과 교수들은 그를 자신들의 신앙을 위협하는 존재이자 원수로 여겼다. 그는 기독교인이 되자마자 구타를 당했다. 한번은 40명의 폭도가 그를 죽이려 집에 찾아온 적도 있었다.
결국 압디웰리는 친척인 이브라힘 목사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브라힘 목사는 소말리아 무슬림에게 다년간 복음을 전한 경험이 있었다. 이브라힘 목사는 압디웰리를 기독교 캠퍼스 사역 센터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압디웰리는 헬렌이라는 나이지리아 여성을 만나 결혼했다.
헬렌은 순교자의소리에 “처음 만났을 때 남편은 ‘나는 주님을 사랑한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제게 말했었다”며 “우리는 생명의 위협을 받았을 때 함께 기도했고, 그러면 마음이 평안해졌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은 농업 발전 사역을 통해 소말리아 사람들을 섬기며, 핍박 속에 담대히 복음을 전했다. 그리고 압디웰리는 기독교인이 된 후 20년 만인 2013년, 3명의 암살단에 의해 도시 중심지에서 총격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
현숙 대표는 “사람들은 핍박을 받으면 숨어서 사역할 것이라고, 순교 앞에 두려워 떨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는 그렇지 않았다. 압디웰리는 숨어 있다 죽임당한 것이 아니다. 도심에서 다른 목사와 대화를 나누다 죽임을 당했다”며 “소말리아 사람들은 다 무슬림이라고 보면 된다. 무슬림이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소말리아에게 수용되기 어려운 일이다. 소말리아는 종교의 자유 개념이 없다. 소말리아에서도 북한에서처럼 기독교인이 되면 순교할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럼에도 압디웰리는 그가 크리스천인 것을 공개했고, 숨어 있던 적이 없다. 공개적으로 농업 발전 사역을 하고 복음을 전했다. 소말리아 사람을 알면 압디웰리의 사역과 삶에 놀랄 수밖에 없다. 그는 케냐와 소말리아에 있어 정말 존경받는 순교자”라고 했다.
순교 이후 유족들, 활발한 사역 이어가
순교자의 삶과 신실한 증인의 삶 배워야
한편 헬렌은 압디웰리의 순교 후 깊은 상실과 슬픔을 느꼈지만, 하나님께서 남편의 순교를 사용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세 아이들과 함께 사역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한번은 북동쪽으로 가면 위험하다고 말한 지인에게 “만약에 내가 목숨을 구하려고 하면 잃게 될 것”이라고 답하며 담대히 복음의 손을 내밀기도 했다.
“하나님께서는 승리하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하나님께서 승리하실 것을 우리는 알고 있어요.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길을 잃고 멸망해 가는 이 세상에 계속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헬렌의 인터뷰 中
현숙 대표는 “순교자를 기념할 뿐 아니라 순교자의 가족을 지원하고 보살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사역 중 하나”라며 “중요한 것은 헬렌 사모님이 아직 사역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계신다. 헬렌 사모님과 그의 아들을 위해 기도하길 소망한다. 우리는 수 년 동안 기독교 신앙 때문에 감옥에 갇히고 순교한 분들에 대해 계속 알려 왔다. 그런데 그분들의 사모님들이 다들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순교하고 감옥에 갇힌다고 사역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주신 사역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순교자 연대표를 통해 한국교회가 순교자들에 대해 더 많이 알길 바라고, 그들의 삶을 한국교회가 닮길 바란다. 한국교회와 소그룹, 가정에서 순교가 무엇인지 배우길 바라고, 기독교 순교자의 날을 기억하고 기도했으면 좋겠다. 핍박받는 순교자들의 삶, 신실한 증인들의 삶을 배워야 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삶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했다.
압디웰리에 관한 영상은 한국순교자의소리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한편 지금까지 순교자의소리에서 기념했던 순교자들 가운데는 2011년 3월 6일 콜롬비아 무장 혁명군에게 순교한 평신도 전도사 로치오 피노(Rocio Pino), 2005년에서 2010년 사이에 순교한 북한 지하 기독교인 차덕순, 그리고 이른바 ‘공산주의의 무명의 순교자들’이라 불리는 성도, 즉 1921년부터 현재까지 공산 치하에서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2,500만에서 3,000만명의 기독교인들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