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퀴어축제 반대 54%… 찬성은 21% 불과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퍼레이드 개최 지역도 “도심 아닌 곳” 42%로 최다

한국리서치, 전국 성인 1천 명 대상 설문조사
전 세대가 개최 반대… 보수·개신교 70% 이상
진보층서도 반대(42%)가 찬성(34%)보다 다수

서울 퀴어축제를 앞두고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54%가 퀴어축제 개최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축제 개최에 찬성하는 사람은 21%, 모르겠다는 사람은 26%로 나타났다. 지난해 퀴어축제를 앞둔 시점에 진행한 조사 결과(개최 반대 52%, 개최 찬성 23%)와 비교할 때 큰 변동은 없이, 개최 반대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국리서치는 지난 6월 9일부터 12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퀴어축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최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서울 퀴어축제는 6월 22일부터 7월 9일까지 열리며, 그 중 가장 대대적인 행사인 서울퀴어퍼레이드는 7월 1일 을지로 일대에서 진행된다. 퀴어퍼레이드 당일인 7월 1일 오후 1시에는 전 세계를 오염시키는 음란의 물결을 막아서기 위한 ‘통합국민대회 거룩한방파제’(대회장 오정호 목사)가 서울시의회 앞에서 열린다.

조사 결과 전 세대에서 축제 개최 반대 의견이 우세하며, 특히 보수층(70%), 개신교 신자(76%)의 반대 의견이 높다. 진보층에서도 개최 반대 의견(42%)이 찬성 의견(34%)보다 8%포인트 높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측은 자신들의 취지에 대해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비롯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어우러져 즐기는 장을 만드는 것”이라며 “성소수자만이 참여하는 축제가 아니라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차별에 저항하고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축제를 지향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퀴어축제의 성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59%가 ‘성소수자를 위한 축제’ 라고 했다. ‘성적 지향과 관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4분의 1인 24%다. 국민 다수는 퀴어축제를 성소수자들만을 위한, 닫혀 있는 축제로 인식하고 있다.

퀴어축제 개최에 대한 찬반 여론과 마찬가지로, 전 연령대에서 ‘퀴어축제는 성소수자를 위한 축제’라는 인식이 과반이다. 특히 보수층(74%), 개신교 신자(76%), 성소수자에 적대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72%)에서는 10명 중 7명 이상이 ‘퀴어축제는 성소수자를 위한 축제’라고 생각한다. 다만 퀴어축제 개최에 찬성하는 사람 중에서는 67%가, 성소수자에 대해 호의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의 62%가 ‘퀴어축제는 성적 지향과 관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 라고 인식해 전체 여론과 차이를 보인다.

“광장 이용은 특수성 고려해 허가제로” 59%
“미성년자 참가 금지” 62% “노출 금지” 73%
퀴어 영화·드라마·예능 콘텐츠 ‘부정적’ 43%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애초 7월 1일에 서울광장에서 제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독교계인 CTS문화재단이 같은 날 ‘청소년·청년을 위한 회복 콘서트’ 개최를 위해 서울광장 사용신청서를 제출했고, 서울시 열린광장시민위원회는 ‘광장 사용일이 중복된 경우 공익 목적 행사나 어린이·청소년 관련 행사 등을 우선 개최해야 한다’는 조례에 따라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했다. 이에 올해 서울퀴어퍼레이드는 2015년 시작 이후 처음으로 서울광장이 아닌 다른 곳(을지로)에서 열린다.

퀴어퍼레이드의 개최 장소 및 광장 사용을 둘러싼 갈등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 여론을 확인해 본 결과, 퀴어퍼레이드의 개최 지역에 대해서는 42%가 ‘도심이 아닌, 도시 외곽 지역에서 개최해야 한다’고 답해 ‘도심에서 개최해도 문제없다’는 의견(29%)을 앞선다. 퀴어퍼레이드를 위한 광장 이용 허가에 대해서도 59%가 ‘퀴어퍼레이드의 특수한 성격을 고려할 때 허가제와 조건을 적용해야 한다’고 답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차별적 행정’이라는 의견(22%)을 두 배 이상 앞선다. 모두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는 결과다.

퀴어축제 미성년자 참여 제한 및 치장‧노출에 대한 여론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의 62%가 ‘퀴어축제에 미성년자 참가를 금지해야 한다’고 답해, ‘연령에 상관없이 퀴어축제 참가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20%)보다 높다. 노출 수위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치장이나 노출은 금해야 한다’는 의견(73%)이 ‘화장이나 의상 선택, 노출 등은 자유로워야 한다’는 의견(13%)을 크게 앞선다.

퀴어축제 개최에 찬성하고, 성소수자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퀴어퍼레이드의 도심 개최를 지지하고, 연령 제한 없이 퀴어축제에 참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동의한다. 하지만 치장‧노출 수위에 대해서만큼은 전체 여론과 비슷하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선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본다.

최근 ‘시맨틱 에러’, ‘메리 퀴어’, ‘남의 연애’,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등 퀴어 드라마, 영화, 예능 등 퀴어 콘텐츠들에 대해서는 43%가 ‘동성애‧양성애자, 성전환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형성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는 ‘다양한 성적 지향을 가진 이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긍정적인 평가(35%)보다 8%포인트 높은 것이다. 우려의 목소리는 주로 남성(50%), 보수층(56%), 개신교 신자(63%)에서 높은 반면, 공감 의견은 성소수자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74%), 지인 중 성소수자가 있는 사람(55%), 진보층(51%)에서 높다.

한편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에서 ±3.1%p이며, 응답률은 조사요청 7,431명, 조사참여 1,328명, 조사완료 1,000명으로 요청대비 13.5%, 참여대비 75.3%다. 조사방법은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였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탈북민 강제북송

“中·北, 유엔 인권이사회 WGAD 결정사항 준수하라”

中, 탈북민 2천여 명 즉시 석방을 강제송환 금지 원칙 준수 촉구해 인권 존중하고 난민 지위 보장도 세계인권선언·자유권 규약 준수 ‘중국정부 탈북난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이 11월 25일 오후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입구에서 개최됐다. 탈북민 강제북…

‘성혁명 교육 반대 학부모기도운동연합(이하 성반학연)’

“성오염 교육서 자녀들 구하자”… 기독 학부모들 연대

“성혁명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교육을 반대하는 일은 성경을 믿는 학부모 성도들이 우리 자녀세대들을 구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거룩한 사명이다.” 한국 교육계 전반에 이념적인 성혁명 교육이 광범위하게 시도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아서는 일에 앞장서 …

중국, 가톨릭, 상하이 교구,

“中 가톨릭 주교, 박해에 무관심… ‘’종교 중국화”만 집중

중국에서 가톨릭 주교 10명이 구금 또는 실종되거나 직위에서 강제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이 정부에 의해 임명된 주교는 최근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종교 중국화’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매체 ‘비터윈터’는 “2023년 4월 4일 중…

한교총 8차 임원

한교총, 새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 차기 임원 인선 완료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이 제8회기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를 선임하는 등 차기 임원진 인선을 마무리했다. 한교총은 9일 오후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제7-6차 상임회장회의·제7-1차 임원회 연석회…

기침 총회 114

이욥 목사, 천신만고 끝에 기침 총회장 당선

소송전 벌였던 이욥 목사 사과해 총회장 복귀 이종성 목사도 사과 1차 투표서 과반, 상대 후보 사퇴 동성애 지지 행사 및 집회에 참석 또는 개최/주관 금지 결의도 통과 정기총회에서 총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기독교한국침례회(이하 기침) 총회가 이욥 목사(대…

k-ccm

주찬양·시인과촌장부터 위러브·히스플랜까지 CCM 사역자들 ‘한자리’

공로상 7인과 조현삼 목사 수여 앨범·워십·CCM 부문별 시상도 2년간 발표된 2,396곡에서 엄선 한국기독음악협회(회장 안민·송정미, 이하 K-CCM)에서 주관한 ‘2024 K-CCM 어워즈(AWARDS)’가 처음으로 지난 11월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에서 개최됐…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